베스트셀러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현암사)로 소박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전우익씨가 19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전씨는 경북 봉화에서 대지주의 손자로 태어나 서울 중동중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대에 입학했으나 혼란스런 정국탓에 졸업하지 못했다.
해방 후 좌익계열의 민청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1년3개월 옥살이를 한 것이 빌미가 돼 한국전쟁 직후 사회안전법 위반으로 5년간 투옥되고 보호관찰자 신세로 주거제한을 당하는 등 65세까지 자유롭지 못했다.
고향에서 밭농사를 짓고 나무를 키우고 살면서 말년에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93년),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95년), ‘사람이 뭔데’(2002년) 등 세 편의 주옥같은 에세이를 남겼다.
특히 신경림 시인의 주선으로 펴낸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있다가 2002년 9월 MBC ‘느낌표!’를 통해 좋은 책으로 선정되면서 크게 인기를 끌어 장기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김중배 전 MBC 사장은 현학을 거부하는 전씨의 문체를 두고 “오히려 언론인다운 문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무명씨를 뜻하는 ‘언눔’,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일꾼을 뜻하는 ‘피정’(皮丁)을 아호로 썼다. 이름을 섣불리 팔지 말고 헛된 껍데기보다 실한 알맹이로 살겠다는 뜻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용구씨 등 4남3녀가 있다. 빈소는 경북 봉화 해성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4)673-6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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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높은 지위도 가진적 없고 부와 명예도 없었던 분의 부고가 거의 모든 신문에 올랐다. 느낌표 전에도 고인이 낸 울림이 있는 글들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했다. 느낌표가 이분의 책을 선정한걸 보고 음....괜찮은 프로군 했다. 김영희 PD가 직접 인터뷰를 하러갔던 장면도 떠오른다.
이 분처럼 살아야된다고 생각했는데....ㅜ ㅜ 죽음도 다 세상의 일인지라....가야될 때 가는 것이 또 순리라면..... 고인을 아름다운 기억속에서 보내야겠다. 안녕히 가세요. 전우익 할아버지...ㅜ 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