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7882183384800.jpg)
내가 올 여름 가장 기대한 한국영화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다면 가장 기대하는 외국영화는 배트맨 <다크 나이트>이다.
나는 전통적으로 '맨'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슈퍼맨도 스파이더맨도 아이언맨도...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배트맨'이다.
90년대 중반에 배트맨 시리즈가 있었다. 마이클 키튼이 주인공이었고 감독은 스타일리스트 팀버튼 이었다. 1편에서 조커역은 내가 좋아하는 잭 니콜슨이 맡았다. 아주 연극적인 조커였다.
그런데 2편에서는 악역 펭귄맨은 데니 드 비토가 맡았다. 예전에 마이클 키든이 역을 했던 팀 버튼의 <비틀주스>같은 악역 스타일이 재현되었다. 모두 팀 버튼 표 배트맨으로서 특색이 있었다.
문제는 조엘 슈마하가 맡으면서였다. 짐 캐리가 나오고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도 나오고 하여간 대형 스타들이 많이 나왔지만....이건 내가 원하던 배트맨이 아니었다. 제작사가 엔터테인먼트를 강화한 결과였다.
21세기에 등장한 배트맨의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이었다. 주인공은 <아메리칸 사이코>-나는 이 영화를 좋아했다-에서 번뜩였던 크리스천 베일. <배트맨 비긴스>로부터 다시 배트맨이 시작되었다.그리고 이제 2편에 해당하는 <다크 나이트>가 나왔다.
<배트맨>이 왜 좋은가?
배트맨은 다층적인 캐릭터이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트라우마'다. 내가 '트라우마'적 인간이어서 그런가? 나는 '트라우마'가 있는 인간들이나 드라마 속 그런 캐릭터들에 무한 애정을 갖는다. 그들은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다. 이번주 <필름 2.0>은 특집 기사와 편집장의 마지막 글을 통해 이를 잘 표현해 냈다.
배트맨에게 조커는 얼터에고이자, 또한 존재의 필수조건이다. 이건 피차 마찬가지다. 선과 악이 찰흙덩어리처럼 섞여서 상호부조적인 역할을 한다. 빛과 어둠이 한 몸인 것 처럼 말이다.
그러니까...이렇게 말해도 된다는 거다.. 나는 이명박을 쫓아내고 싶은데 내 안에 이명박이 있다. 이거다. 그리고 둘은 또한 서로를 필요로 한다. 물론 정치적 이슈를 다분히 미학적으로 돌린 우가 없지는 않지만...그런 성찰이 그렇게 나쁜건 아니다.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와 이명박'을 양극으로 나누어서 이명박을 공격하는 나/ 나를 공격하는 이명박으로 양 끝에 놓은 사람이다. (물론 현재 존재하는 이명박군은 공격받아야 한다. 그의 어처구니 없는 행각을 보라! 이건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다.)
조커역을 고 히스레저가 맡았는데 평가가 극찬 일색이다. 조커라는 캐릭터를 완전히 살려냈다는 평가다.
'네가 선이라구...그래 과연 선일까?' ...조커는 순결한 악이다. 절대정신의 악이다.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말한다. "나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정신이다" 조커가 그런 악이다. 마치 욕조를 가득채우는 막을 수 없는 순수한 물처럼 배트맨을 조여온다.(아...이런 캐릭터 너무 좋다.)
이 영화가 지금 시점에 우리에게 어떤 성찰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본다. 시사회를 다녀온 어떤 분은 '이렇게 배트맨을 철학적으로 잘 만들어도 되는거야?' 라는 말을 했다.
물론 너는 악이고 나는 선이다...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은 -보수건 진보건- 불편할 수 있을게다. 그런데 국방부 불온서적으로 뽑히신 고 권정생 선생이 그랬던가..."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글은 읽고 나서 불편해지는 글이다." 라고...영화도 잘 보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감독은 여기에 하비 검사라는 제 3의 인물까지 넣어서 '선과 악의 3D변증법' 을 만들어내나 보다.(이런거면 금상첨화 아닌가..좋아...)
8월 7일 개봉이라는데....기대 만빵이다...하여간 <다크나이트>와 배트맨의 모든 것은 이번주 맹구 흉내내는 배트맨 표지를 걸고 있는 <필름 2.0>을 참고하시길...내 유일한 우려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인데...원래 뭐든 서태지 팬 클럽 서태지 기다리듯 기대하진 않으니까...심적인 안전핀은 있는 셈이다. 그래봐야 영화다.
"자신의 소망에 가까와 질 수록
우리의 지성은 깊은 구렁에 이르니
기억이 그곳까지 미치지 못함이다.".................단테의 <신곡>중에서
O.K?
"케 보이?"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788218338480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