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이명박이 100만명의 촛불집회보다 실제적으로 더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화물연대의 파업일지도 모른다. 효율성측면에서 보자면 말이다. 화물연대의 이익 집단적 행동을 더 큰 단계로 전화하는 것 역시 그래서 필요하다. 화물연대는 지난 번에 감만항 앞에서 '미국 소 출하 반대 결의'를 했다.

비버리 실버의 <노동의 힘>에는 세계적으로 노동운동에서 운송사업의 강력한 힘과 교섭력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쉽게 말해서 유통네트워크는 한 지점에 결절점이 생기면 모두 붕괴될 수 있다. <노동의 힘>에서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현재의 지식기반 시스템 역시 그런면에서 취약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1870년부터 1996년 사이에 모든 산업부문에서 일어난 전체 노동소요 건수에서 운송사업의 노동소요는 평균 35%에 달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해당시기 제조업이 21%,광업 18%이다.) 

-상대적으로 운송노동자들은 강력한 작업장교섭력을 보유해 왔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특히 운송노동자들의 작업장은 그들이 속한 유통망 전체라는 것을 개념화하면서 이 사실이 훨씬 더 분명해질 것이다. 오컨대 운송노동자들의 작업장 교섭력은 그들의 행동이 고용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재화,서비스,승객 등을 목적지까지 전달하지 않아 앞뒤 흐름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나온다.  기존 운송망의 교란과 새로운 운송망의 개발이 "상이한 지점에 위치한 자본가들의 상대적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운송산업에서는 노동자의 강력한 작업장교섭력을 상쇄하는 공간 재정립을 고안하기가 쉽지 않다. 데이비드 하비는 " 도로,철도,운하. 공항등은 그것 자체에 체현된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고서는 옮겨질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동성을 확보하려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동하는 운송산업에 투자해야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진다.

-국가의 규제는 다른 산업보다는 운송산업 내 노동소요의 동학에 훨씬 더 중심적이고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원활히 기능하는 운송체계가 자본축적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 국가가 운송산업의 노동소요에 재빨리 광범위하게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령 모든 국가들에서 철도 노동자들은 합법적 권리를 획득한 최초의 노동자들에 속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권리가 채택됨과 동시에 철도 노동자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률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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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6-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물연대를 처음 언론에서 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물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는 화물연대의 구호, '저 분들 대단하구나' 하고 바라보고 있어요. 스스로 그것을 인식하고 있어서 그것이 구호로 나타나는 것이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드팀전 2008-06-1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자가 스스로의 힘을 자각하는 것이 노동운동의 가장 큰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셈이겠지요. 전 화물연대의 투쟁이 단일한 목적-즉 조합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투쟁-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명박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강력한 견제의 연대를 꾸려주길 기대합니다. 조합의 이기주의적 특성상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는 그냥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지요.


글샘 2008-06-16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직 부산 지명이 낯서시구만... 감천항 아니고 감만항입니다.
철도 같은 곳은 노조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화물차들은 개인사업자여서 '연대'일 뿐이지요. 지금처럼 먹고 살기 어렵지 않으면 어지간해서 뭉치기 어려운 분들인데... 너무 열악한 현실을 귀막은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더군요. ㅠ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약속을 안 지키는 미친 정부.

드팀전 2008-06-16 09:19   좋아요 0 | URL
오타군요...
연대라는 이름이 나온 것도 '특수고용노동자'를 어떡게 볼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특수고용노동자가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졌는지 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그리고 '노동자성'문제까지도 말이지요. 이문제가 명확해야지 비정규직문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화물연대말고도 여러종류의 화물 운송 관련 단체들이 있습니다.그 단체들은 일종의 협회같은 것들이지요.그래서 현재로서는 단일한 노조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종사자들 역시 정부가 만들어준 사업자/노동자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가 씨앗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화물차들을 '개인사업자'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조금 더 한걸음 나아가서 봐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