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부박하다'라는 말 이외에 적절한 단어가 없다.진보의 신발을 갈아 신으면서 끝없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어떻게 보면 일종의 386 운동엘리트의 한 모습같기도 하다.
그는 언젠나 진보적인 인사입네 했다.그는 대학시절 NL계에 있었으며 그 바닥에서 나름 입지가 있었다.그래서 여의도에 있는 젊은 정치인들과 자칭 정치,문화계 진보인사들과도 친분이 깊었다.언제가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나는 이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다음 번 대선에서는 '한화갑이 대통령 하고 김근태가 부통령해야돼.그래야 나라가 제대로 갈 거야"..이런 이야기는 DJ가 집권하고 있던 당시 부통령제 이야기가 한두번 나올때 들었던 말이다.물론 당시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었다.또한 한화갑이 실세로 자리잡고 있었다.민주당 내에서 한화갑은 진보적인 척했다.
그런데 그 다음번 대선이 오기전에 한화갑은 무너졌다.그리고 저 변방에 있던 노무현이 불끈 일어섰다.그는 노무현이 진정한 변화의 주인이라고 믿으며 노 캠프에 들어갔다.사실 직접적으로 노캠프에 들어갔다기 보다는 노무현을 중심으로 현 집권층의 젊은 386엘리트 정치인들이 모이게 되었고 그 역시 그 흐름을 탔다.그는 노무현의 외곽조직에서 노란 띠를 흔들며 시대의 진보를 선점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그는 재기와 인맥을 타고 이번에는 정동영 라인에 줄은 선다.그가 정동영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김근태라인에 들어가지 않은 저간의 사정은 잘 모르겠다.어쨋거나 들리던 말에 의하면 그는 사람들에게 '정동영이 자기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떠벌이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이제 참여정부에 크게 실망을 했고 정동영을 떠나 문국현 캠프로 들어갔다고 한다.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저 줄타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그런데 항상 간판은 '진보'다.문국현이 진보인지 뭔지는 알 수 없으나-이미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는 지금도 스스로 진보라 믿으며 '줄타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이제 그런 간판은 내려라.
386정치 엘리트의 끝자락에서 기웃거리는 것도 의식의 척박성만을 보여준다.나는 한 개인을 멀찍이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진보가 시장판에 나온 신발이 되어 너덜너덜 팔려나가는지를 목격한다.이것이 비단 한 사람만의 일이겠는가...자기 성찰과 의식의 빈곤함은 깃발 앞에 서 있던 많은 사람들을 이와 유사하게 만들었다.나는 '부박하다'라는 말 이외에 더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언젠가 그는 '민주노동당'이 참된 '진보'라고 자기의 그간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며 '민주노동당'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어쨋든 중요한 것은 '진보'의 간판이니까...이마에 '진보'의 간판을 붙이지 못하면 팔다리가 저리나 보다.
의식이 부박하고 실천이 부박하며 또한 영혼이 부박하다.비릿한 무용담만이 남을 씁쓸한 끝이 이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