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은 교육자가 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한다.아버지가 선생님이셔서 나는  단 한번도 교육자를 꿈꿔 본 적이 없다.아버지의 직업이 선생님인 것은 크는 동안 장점이면 장점이었지 단점이 된 적은 없다.그다지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에게 돈 빌어 쓰면서 살 필요는 없었다.강남에 집 한 채 사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강남에 살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될 것 없는 것이다.

내가 선생님을 꿈꾸지 않았던 것은 그게 좀 지루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매일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내용을 수 십년 간 반복하면서 산다는 것은 젊은 시절의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거기에 교실은 더넓은 세상과 어쩔 수 없는 단절을 의미했다. 선생님의 시간 대부분은 나의 것을 아이들에게-다른 말로 하면 나보다 무식한 놈들-나누어 주는 것이다.좋은 선생님은 좀 더 잘 나누어 주려고 할 테고 아닌 선생님들은 대충 시간 때우려고 할 것이다.물론 좋은 선생님들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성장도 얻어낼 것이다.그러나 아무래 해도 받는 것 보다는 주는게 많을 것 같다.(최소한 눈에 보이는 형태를 보자면..)

그런 앎의 위계가 개인에게 결코 좋은 것 만은 아니다.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어른들과 놀고 싶다' 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다지 선생님을 선망하지 않았던 나도 요즘은 가끔 선생할 걸 그랫나 하는 생각이 든다.뭐 진짜 할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또 선생님의 일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어제 술을 마셔서 머리도 좀 아프고...'어른들과 이야기' 하고 '어른들과 일'하는데 지쳤기 때문이다.차라리 머리 크고 귀 막힌 '어른'들을 포기하고 -싹 다 갈아 엎고- 이제 자기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결국 모든 운동의 귀착이 '교육'으로 가는 것이 실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이 '어른들의 가능성 없음'에 대한 절망적 대안의 상징적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아..뒷 골 아파라..)

머리 통은 크고 귀는 막히고 입은 살았고 ...'현실'이라는 이름의 '전가의 보도'로 자신들의 음흉함과 비겁함을 숨기는 '어른'들에게 진짜 지친다....지쳐. .... 차라리 마음은 순수한,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애새끼'들하고 놀고 싶다.(아..머리 아파.와이프 없다고 늦게 까지 술먹었더니....아무래도 가기전 날 밤 와이프가 내 머리통 속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칩을 내장해 놓은게 아닐까.잠자는 틈을 이용하여....어느 정도 체내 알콜 수준이 올라가면 그 칩이 빨간불로 바뀌면서 머리통을 쥐어 짜는 거지.손오공이 머리에 쓴 그거 뭐라하지..그것 마냥..지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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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2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있는 일은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날마다 너무 역동적이어서 피곤할 지경이죠. 아이들은 날마다 새로운 아이가 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실적을 올릴 필요도 없고, 승진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고, 그저 아이들과 뒹구는 일의 매력은 어른들과 하는 일에 비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애새끼들하고 뒹구는 일도 역시 한 세상을 바쳐야 살 수 있는 세상이긴 매한가지랍니다. 올 스승의 날, 명예교사 한번 해 보시려우?ㅋㅋ

드팀전 2007-02-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 ... 휴...좀 지친거지요.'어른새끼'들의 꽉막힌 머리통에 ...거기에 힘까진 가진 놈들이니 더욱 더...그냥 피곤해요.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가...제가 공부해서 대학으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유도하던....그런 기회를 준 적이 있씁니다.특강형태의 수업이었지요.아마 그 아주머니의 기획의도는 그것을 통해서 무언가 재미를 느끼길 원했던 듯...그러나 제가 대학교수 사회를 싫어하고 또 지금 하던거 다 접고 수 년에 걸쳐 다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지요....만만한 중학교 애들이랑 농구나 한 게임할 일있다면 제가 한번 가지요.고등학생들의 체력은 당할 수가 없어서...^^

느티나무 2007-02-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반에 한 번 와 주세요 ^^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입니다.^^ 부산에서도 약간 시골틱한 이곳에 오셔서 좋은 말씀 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 녀석들, 아직 자기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 인간인 줄 모르거든요 ^^;; 그나저나 애새끼들이랑 놀고 싶다는 제목 보고 드팀전님이 애가 둘이 아닌데...이런 생각을 쭉 했답니다. 읽어보니, 역시 아니네요. 다른 건 다 몰라도 지루하지 않다는 건 분명한 듯~~!! 날이면 날마다 새롭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