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밤 편안히 앉아 등불을 은은히 하고 차를 끓인다.세상은 온통 고요한데 시냇물 소리만 졸졸졸 들려와 이부자리도 펴지 않은 채 건듯 책을 읽어본다.이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다.비바람 몰아치는 날 빗장 걸고 방을 치우고선 눈 앞에 가득한 책을 흥 나는 대로 꺼내서 본다.사람들의 왕래가 뚝 끊겨 온 세상이 고즈넉하고 온 집안이 조용하다.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텅 빈 산에 겨울이 찾아와 소복이 쌓인 눈 위로 싸락눈 날리고 앙상한 나뭇가지들 바람결에 흔들리고 추위에 떠는 산새가 들판에서 우짖을 때 방안에서 화로를 끼고 앉아 차 끓이고 술 익힌다.이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상촌 신흠의 '야언' 중 일부....

경향신문 <옛글의 숨결>을 읽다가 옮겨 적어본다.서예를 배웠다면 이글의 원문을 알아내서 한자로 한번 쫘악 하고 써볼텐데....왜 이렇게 안배운게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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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1-1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의 책페이지를 비추는 등불을 훅 하고 불어끄고 시냇물 소리를 함께 감상한다. 이것이 첫번째 즐거움이요.
술 한병을 들고 찾아가 벗의 앞에 던지고 방문 빗장을 열어젖히고 비바람 소리 안주 삼아 술잔을 권한다. 이것이 두번째 즐거움이요.
소복이 쌓인 눈 위로 발목 폭폭 빠져가며 찾아간 인적 없는 산속의 벗의 집에서
화로를 옆에 끼고 묵은 이야기를 주고 받고 또 그간의 글공부한 것을 나눈다. 차 향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이것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비록 취향은 달라도 세상엔 책과 글을 좋아하는 많은 벗이 있어
그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쁘네...

kleinsusun 2007-01-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안배운게 많은지."
음하하하. 전.....수영을 못해요. 왜 안배웠을까나?

글샘 2007-01-1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책읽기도 좋고, 술 한 잔도 좋고...
드팀전님... 수욜날 안된다는 분들이 좀 계신데, 월요일은 시간이 어떠십니까?
그리고 전화번호 하나 남겨 주세요^^. 졸지에 총무가 돼서 좀 정신이 없는 중...
그리고, 달팽이님... 책과 글에 하나 더 들어가야겠네요. ㅋㅋ (뭔진 아시겠죠?)

드팀전 2007-01-1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그동안 나눌만한 글공부가 있어야지 나누지요.요즘 차 맛을 알아가는 즐거움은 좀 있습니다...비싼게 티는 나더군요.그래서 영어로 TEA인가..??@@
수선님>이런...이런식으로 리마인드를 시키시는군요.그래요.전 수영도 못해요.ㅜㅜ 그래도 연애는 잘했어요.(과거형..그건 님보다 자신있다구)
글샘님>고생 많으십니다.원래 인기 많으면 의무도 많아지는 법이니 그러려니 하시지요.전 수요일이 좋긴 한데 월요일도 무방하긴 합니다...시간내지요.월요일..

글샘 2007-01-1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싼 티 나는 tea가 맛은 좋더군요. 역시. 그래서 china에서 나온 좋은 차가 차이나나봅니다. (썰렁~)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아닌 것 같고... 워낙 총무 체질이 아닌데, 총무를 많이 맡고 있어 놔서리...
그럼 월요일로 정하기로 하죠. 장소를 좋은 데로 물색해야 할텐데요...
뭘 먹지요? 좋은 데 없을까요? 지금까지 오시기로 하신 분들은, 달팽이님,바람돌이님, 우리 둘에, 배혜경, 해콩님이 오실 뜻을 비추셨습니다. 최대한 6명 정도...

2007-01-21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22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