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내 맘대로 베스트 좋은 음반.
올해 산 음반이면서 가급적 올해 발매된-아니면 한동안 듣기 힘들었던-음반을 위주로 만들어봤다.올해 산 음반만으로 짜보면 조금 달라질 수 도 있겠지만...
1.교향곡
콜린 데이비스의 월튼 교향곡 1번은 올 하반기쯤 나온 걸로 기억한다.최근 들어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이 자체 레이블로 라이브 실황 음반을 제작하고 있다.LSO가 그중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월튼의 교향곡 1번은 영국 작곡가들이 쓴 교향곡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마이너 교향곡이다.텔덱의 앙드레 프레빈의 음반을 제일 먼저 들었다.프레빈과 비교하면 조금 심심하다.콜린 데이비스의 영국적 중용이 느껴지기도 한다.하지만 수준급의 연주임엔 틀림없다.
2.독주곡
그리그의 서정소품집.스비아토 슬라브 리히터의 발췌 연주이다.그리그의 서정 소품집은 그다지 귀에 꼽히지 않았다.작년인가 나왔던 안스네스의 연주 '그냥 좋은 연주네' 하는 생각이 든 정도 였지 애정을 가지고 CD장에서 뽑아들게 되는 연주는 아니었다.이 음반은 출시된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하여간 최근 몇 년간은 음반시장에서 만나기 힘든 음반이었다.리히터는 얼음을 들고 바라보는 세상처럼 그리그의 음악에 마법을 건다.나는 이 음반을 듣고나서야 비로소 그리그 서정 소품집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3.협주곡
올해는 협주곡을 그다지 많이 듣지 않았다.음반을 사더라도 시대를 거쳐 살아 남은 음반위주로 들었던 듯 하다.알프레드 브렌델-아바도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도 그런 음반 중에 하나이다.이 음반은 현재 필립스 본사 품절 상품이다.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길은 일본 라이센스뿐이다.푸르니에의 브람스 첼로 소나타와 주문했는데 결국 이것만 겨우 구했다.아바도의 서포트가 든든하며 브렌델의 진지한 접근 역시 믿음이 간다.약간 답답한 구석이 없진 않지만..
4.실내악
폴 루이스와 레오폴드 트리오의 슈베르트 피아노 오중주 '송어' 음반이다.일단 폴 루이스라는 새로운 피아니스트에 관심을 가게 만들었다.옛 거장과는 다른 의미로 슈베르트의 유명한 곡을 이끌어간다.은빛 물결을 헤치며 송어가 파닥거린다.이 음반은 앞 뒤로 현악 삼중주가 커플링 되어 있다.음반의 구성 자체가 또 매력적이다.올해 실내악 쪽에서 좋은 음반을 무척 많이 만났다.이 음반은 그 중에 한 귀에 쏙 들어온 음반이다.물론 이게 이 음반이 시대를 뚫고 살아 남으리란는 걸 담보하진 않는다.
5.성악곡
한스 크나퍼츠 부쉬와 함께 50년대 바이로이트를 이끌던 카일베르트의 오래된 녹음이 처음으로 스트레오 CD화 되었다.속속 등장하는 그의 '반지'시리즈는 곧바로 명반대열로 끼고 있다.<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역시 같은 선상에 있는 듯 하다.세기 초의 묵직한 분위기가 여실히 전해지는 음반이다.우데를 비롯해 가수진들도 고답적인 성악 미학을 그대로 보여준다.다이나믹과 거대한 분위기가 바그너 음악의 핵을 짚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