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이 든 동생얼굴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어릴적 생각이 났다.
그때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형제들은 연년생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투기도 많이 하지만,
친할때는 엄청 친하다. ^.^
1학년 때, 수업을 마치고 운동장으로 나오면 운동장 모래가 있는 곳에서
두 동생들이 앉아 있었다. 무슨 소꼽놀이를 하는지 앉아서 놀다가도
내가 나와서 이름을 부르면.."언니~~", "누나~~" 그러면서 달려오곤 했다.
엉덩이엔 흙이며 모래로 도장을 찍어 놓고, 얼굴은 까마귀가 형님 할듯한
모습으로...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그 모습이 부끄러웠던 것이 아니라, 참 자랑스러웠던 것 같다.
'보시오..이 얘들이 내 동생이라우 ^ㅡ^'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뽑내듯 그렇게 동생들을 부르고는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이 난다.
2) 난 한번씩 동생들에게 '편지쓰기'를 하자고 했다.
지금도 그때의 편지와 엽서를 보관하고 있다.
삐뚤삐뚤한 글씨의 편지와 엽서를 보면 참 웃긴다. ^ㅡ^
"언니야~~ 싸워서 미안내. 난 안 그럴려고 하는데 한번씩 화나면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언니야, 앞으로 우리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
거의가 그런 내용이다. 우리가 그렇게나 많이 싸웠던가! ㅡ.ㅡ;
예전의 편지를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뚱 거려본다. ^.^;;
내가 이 편지를 동생들에게 보여주면 동생은 신기한듯 바라본다. @.@
'아...내가 이럴때도 있었구나.' 그 생각을 하듯이...
3) 어느날 동생이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남동생이 동네 형한테 맞았다고 하면서, 자기도 형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듣다가 난 동생을 따라 동생을 때렸다는 동네 형을
찾아갔다. 무슨 용기가 있었던 것일까!
싸움도 못하면서 배짱만 두둑했던 것 같다.
그 얜 그런 내가 가소로운지 웃기만 한다. 그때를 노려서 몇 때를 때려주었다.
그 다음부턴 내 동생을 괴롭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 얘와 난 친구가 되었다.
지금은, 동생이 날 지켜준다.
사고로 병원에 있을때엔 내 침대곁에 앉아서 손을 붙잡고 기도를 해 주었고,
맛있는 음식을 사가지고 오기도 하고...
내가 울기라도 하면, "누가 그랬어..말만 해" 그러면서 내 편이 되준다.
언제나 나의 든든하고 씩씩한 기사가 되어준다.
4) 어릴적에 우리집은 가난했다. 물론 지금도 그리 넉넉하진 않지만..
잘 사는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린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먼저 부자가 되는 쪽이 좀 더 가난한 집을 도와주기로...
그땐, 이렇게 말했었지...
"누나야~"
"왜?"
"먼저, 부자되는 사람이 돈 많이 주기"
"알겠다. 니도 약속 지켜야 된데~~"
"응"
그렇게 우린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고선 씨익 웃었다.
** 눈을 감고 추억에 잠긴다. 그땐(아마도 내가 7살~9살쯤 일게다.)
두려울 것이 없었고, 오직 동생들이 있기에 참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동생들이 커서 변했지만, 그래도 예전의
그 모습이 조금씩 남아 있다. 난 동생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ㅡ^
지금, 난 동생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근데 부끄러워서 언제
전해 줄지 알 순 없다. 조그만 책에다 나와 동생들의 추억을 적어나가고 있다.
부끄럽지만, 어릴적 그 추억을 회상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