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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 영혼과 매혹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한재호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9월
평점 :
<해석에 반대한다>, <타인의 고통>을 통해 수전 손택(Susan Sontag)을 알았고, 소설, 에세이, 비평 등 손택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여서, 본격적으로 440여 쪽에 달하는 슈라이버가 쓴 손택을 읽게 되었다. 알면 알수록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지런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쓰고, 또 온갖 곳에 참견도 많이 하고 ㅎ.
“모든 기억은 개별적이며, 재현할 수 없다. 기억은 개인과 함께 죽는다. 집단 기억이라는 것은 기억이 아니다.
일종의 규정이다. 즉,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그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우리 마음속에 그 이야기를 고착시키는 사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412).”
손택의 소설 전반을 가로지르는 주제가 베수비오산을 탐구하는 해밀턴의 열렬한 호기심이라는 점은 어떤 의미에서 그 화산은 ‘마의 산’의 변주로 볼 수 있는데, 이 산의 마술적인 힘을 믿었던 18세기 사람들의 상상에서 뿐만이 아니라, 유럽문화에 대한 중추적 의미에서도 그렇다.
손택이 <마의 산>을 가장 철학적인 위대한 소설이라고 한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