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아내에게는...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 [사랑해]에서 불을 끄고 자신의 아내를 묘사하는 철수의 모습이 나온다. 그 때 철수가 인용한 싯구는 앙드레 브르통의 시 [자유로운 결합] 이다.

 자유로운 결합/앙드레 브르똥

나의 아내에게는 불타오르는 수풀의 머리칼이
백열하는 번개의 생각이
모래 시계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호랑이 이빨 사이의 수달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최고등성 별의 화환과 꽃 매듭의 입이
하얀 흙 위에 하얀 쥐가 남긴 흔적의 치아가
연마한 호박과 유리의 혀가 있다
..............................................................................................

이 싯구를 보고 태양님에게 당신에게 나는 어떻게 보여지냐며 나의 아내에게는!! 이라고 해서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태양님 회사 1층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태양님이 내 눈을, 내 머리를, 내 입술을 빤히~ 바라보며 읊은 것은...

내 아내에게는...  - 태양

 

내 아내에게는 물결치는 파도 같은 머릿칼이 있고

익어가는 벼처럼 구부러진 짙은 눈썹이 있다.

내 아내에게는 별이 반짝이는 눈이 있고

딸기처럼 빠알간 코가 있고

보드라운 속살같은 입술이 있다.

내 아내에게는 둥근 달과 같은 얼굴이 있고

전구가 켜지는 것 같은 번뜩이는 생각이 있고

술술 풀리는 실타래 같은 글재주가 있고

넓은 바다 같은 사랑이 있다.

 

앙드레 브르통의 시를 인용하여 짓기는 하였으나 나에 대해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는 태양님이 고마웠다. 늘 주고 받는 이야기를 하였으나 이건 내게 주는 선물이니 만큼 [ 내 남편에게는....]이라고 읊지 않았다. 그냥 고맙고 행복하게 받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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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26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사랑 하며 사시네요.^^

이쁜하루 2006-10-26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시간 안주무시네요? 저는 태양님이 오늘 못들어온다기에 잠도 안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쁜 사랑하며 살아야 할텐데..^^
 

자유로운 결합/앙드레 브르통

나의 아내에게는 불타오르는 수풀의 머리칼이
백열하는 번개의 생각이
모래 시계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호랑이 이빨 사이의 수달의 허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최고등성 별의 화환과 꽃 매듭의 입이
하얀 흙 위에 하얀 쥐가 남긴 흔적의 치아가
연마한 호박과 유리의 혀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칼에 찔린 제물의 혀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인형의 혀가
믿을 수 없는 보석의 혀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어린애 글씩의 획의 속눈썹이
제비 둥지 가장자리의 눈썹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온실 지붕 슬레이트와
유리창에 어린 김의 관자노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샴페인과
얼음 아래 돌고래 머리를 가진 생물의 어깨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성냥개비 손목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우연과 하아트 에이스의 손가락이
썰어 놓은 건초의 손가락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담비와 너도밤나무의
세례 요한 축제일의 밤의
쥐똥 나무와 조개 둥지의 겨드랑이가 있고
바다와 수문의 거품의
그리고 밀과 방아의 섞임의 팔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폭죽의 다리가 있고
시계와 절망의 움직임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딱총 나무의 木髓의 종아리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머릿글자들의 발이 있고
열쇠 꾸러미의 발이 있고 술 마시는 배의 널빤지 틈막이 일꾼의 발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아직 패이지 않은 보리 알의 목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황금 골짜기의
격류의 河床 바로 그곳에서의 만남의 가슴이 있고
한밤중의 유방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바다 두더쥐의 흙두럭의 가슴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루비 도가니의 유방이
이슬 맺힌 장미의 스펙트럼의 유방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날들의 부채의 퍼짐의 배가 있고
거대한 발톱의 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수직으로 내닫는 새의 등이 있고
수은의 등이 있고
빛의 등이 있고
잘 다듬어진 돌과 젖은 백묵의
이제금 마셔버린 유리잔의 떨어짐의 목덜미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작은 곤돌라의 엉덩이가 있고
샹들리어와 화살 깃의
느껴지지 않는 균형의
하얀 공작의 羽軸의 엉덩이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砂岩과 石綿의 볼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백조의 등의 볼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봄의 볼기가 있고
글라디올라스의 성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金鑛床과 오리너구리의 성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해조류의 오래된 봉봉 과자의 성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거울의 성기가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눈물로 가득한 눈이 있고
보랏빛 갑옷과 자석침의 눈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사바나 대초원의 눈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감옥엣 마실 물의 눈이 있다
나의 아내에게는 언제나 도끼날 아래에 있는 숲의 눈이 있고
물의 수준의 공기의 땅의 그리고 불의 수준의 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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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 Very! 다이스키 2
신지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신지상, 지오샘의 만화를 읽다보면 정말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 순간 순간 그냥 흘려  보내기엔 아까운 말들... 내 심장을 후벼파는 말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만화에는 페이지가 없던가? 여튼... 배리와 산내와의 대화 중에서 ...

산내 : (츄파춥스를 내밀며) 먹을래?

배리 : 아!....어.

배리 : 오빠, 사탕 너무 먹는거 아냐?

산내 : 그런가....?

산내 : ....나...  외로운건가....?

배리 : 무슨 소리야?

산내 : 어릴 때 집에 할머니가 계셨어. 항상 바쁜 아버지랑 그때도 자주 아팠던 엄마를 대신해서 날 돌봐주셨는데. 사탕을 참 좋아하셨거든. 할일 없는 한 낮에 둘이 앉아 오물오물.... 사탕을 먹고 있을 때가 많았는데 무든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  마음이 허전한 사람들이 사탕을 먹는 거구나.

산내 : 돈 많은 어른들, 바쁜 어른들.  정신없이 앞으로만 나가는 어른들. 그런... 사람들은 사탕 안먹잖아. 애들이나... 노인네들. 어른들의 세상에서 밀려난 외로운 사람들만 먹는 거잖아.

산내 : 사탕을 한 알 까서 입에 넣을 때 짧은 순간 말할 수 없는 행복.... 그 느낌 때문에 사탕을 먹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

배리 : 저기 근데.. 오빠. 지금 외로워?

산내 : 나 단거 무쟈게 좋아해 ♥

산내 : 근데 기운이 없거나 기분이 좀 그럴 때 사탕 먹으면 좀 나아지는 것도 사실이야

배리 : 그럼.... 진짜 고맙네

배리 : 나... 사실은.... 지금 좀 그렇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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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온 단무지 집으로 가는 버스를 잘못 타는 장면, 배리가 단무지가 길을 잃을까 걱정 되서 그 버스에 올라타고 낯선 곳에 단무지가 내리자 따라 내린다. 딱 멈춰 서 있는 단무지의 뒷 모습을 보며..

배리(혼잣말) : 뭐랄까...? 그건...생각해보면... 저녁 입장에서 지금... 이곳은, 얼마나 낯선 풍경일까?

모르는 사람, 모르는 길들, 건물들. 낯선 언어와 낯선 간판들...

어쩌면 지금 저 녀석이 헤매는 이유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실은 외롭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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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상 지오샘은 외로움, 상처에 대한 이야기들은 중간 중간 집어 넣는다. 아무래도 두분에게 그런 것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난 저런 부분 때문에 두 분의 만화가 좋다... 아실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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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키스 7
이은혜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참 오래 기다려야하고 그 시기를 또 놓쳐 서점에 갔을 때는 숨은 책 찾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또 전에 읽었던 내용이 생각 나지 않아 숨은 생각 찾기 까지 해야한다. 이은혜가 그리는 만화들은 그래야 한다. 휴... 이렇게 돌고 돌아서 살 줄 알았으면 알라딘에서 살껄... 그날은  오랜만에 태양님과 서점으로 책을 사러 나간 날이였다. 태양님이 원하는 책이 알라딘에서는 없었고 (4만원짜리 컴퓨터 관련책이였는데 샀다면 마일리지 엄청났을텐데..아까워..^^;;;)  그래서 예약 주문 해놓은 서점에 찾으러 갈겸 해서 나간 것이였다. 나간 김에 후편이 오래 기다려도 안나오고 있는 책들의 후편 소식도 듣고 있으면 사려고 쭈욱~~ 목록을 적어갔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파인키스!! 집에 5권까지 있으니 6권과 7권을 사야겠다 싶어서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거다. 분명 재고 있음으로 나오는데 없다. 찾다 찾다 직원에게 물으니 다른 곳에서 가져온다. 덴장 덴장!!!

파인키스는 오리온 선생님과 뭔가 결함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 이상형, 남달리, 조세빈의 성장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이다......아니 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 시간이 지날 수록 오리온 선생님의 치유 과정 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6, 7 권은 마치 요즘 잘 나가는 깡패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밝고 깨끗하여 아이들을 잘 인도 할 것만 같았던 오리온 선생님의 어두운 상처와 그 드러남, 그리고 그 해결..에 대한 이야기로 나가는 것 같다. 허나 아파본 사람이 또 아픈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치유 할 수 있듯이 그 오리온 선생의 치유과정에 아이들이 동참하게 되고 (의지였던 의지가 아니였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해하고 성장하고 치유받는 것 같다 (아니 받을 것같다..^^;;;)

파인키스. 대체 어떤 키스일까? 달콤한? 산뜻한? 상큼한? 2000년 1권이 나왔고 2006년 7권이 나왔다. 2000년 마지막 학교라고 생각했던 대학원 입학했고 2006년 또 다시 학교에 입학했다. 2000년 6차 교육과정이였고 2006년 7차 교육과정이다. 그런데 파인키스의 그들은 여전히 같은 학년이다. 아니 딱 한번 학년이 올랐던가... 이들은 언제까지 머물러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언제쯤 자라고 언제쯤 치유 받게 될까... 그때 쯤 나는 또 다른 학교에 다닐지도 모르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때에도 이들의 치유 되어가는 과정 치켜봐 줘야지....  ^^ 신이상형, 남달리, 조세빈, 그리고 록희, 오리온~ 모두 모두 힘내라!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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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님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한달에 한명에게 상을 준다. 10만원권 롯데 상품권!  프로그램을 만들 때 오류의 갯수, 근무 태도 등등... 여러가지를 종합해서 상을 준다고 하는데 이미 3개월 전에 받았던 태양님이 지난 결혼 기념일인 20일날 또 받았다. 상품권을 탔다는 것보다도 내 남자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더 뿌듯하고 행복했다.

 사실 전에 받아왔을 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10만원권 타면 5만원 정도는 한턱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 그까짓거 뭐하러 타와!! 내가 백화점 가서 살게 뭐가 있다고~ , 게다가 10만원 가지고 백화점 가서 뭘하니!! 라면서.... 나도 참 웃긴 아줌마지..그냥 좋아하고 감사하고 축하해주면 될 것을...

 이번에 받았을 때 태양님은 지난 번 내 태도 때문에 뻘줌 했었나보다. 주위에서 사모님이 결혼기념일인데 좋아하시겠어요~ 막 이러는데도 자기는 속으로 '내 마누라는 이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니야~~~ 너무 너무 축하해! 무엇보다 당신이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좋아~~ 라면서 그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내가 너무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든 크든.. 축하 받을일은 축하해줘야지 암 고럼~~~

 태양님!! 억수로 성실한 남자! 울 태양님~~~

너무너무 축하하고~~ 이거 아주 귀하게 사용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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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2006-10-2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양님에 대한 님에 사랑이 느껴지네요 저도 축하해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씩씩하니 2006-10-2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축하해주시지 그러셨어요,,태양님 어깨.>쓩 올라가시게요..ㅎㅎㅎ
암튼 넘 축하드려요~~~

이쁜하루 2006-10-24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감사합니다!! ^^

씩씩하니 2006-10-2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사용하셨을지....마이 궁금한 마음.두고갑니다.,,

이쁜하루 2006-10-26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아직 사용안했는데...태양님이 맨날 밤을 넘겨서 와요. 오늘은 아예 못들어온대요..그러니 쓸일이 아직... 나중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하니님 위해서라도 꼭!! 올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