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말 많고 탈 많던 영화논란 유형 7
요즘 영화기사 헤드카피 중에서 가장 흔하고 자극적인 단어는 아마도 ‘논란’일 것이다. 개봉도 되기 전에 생겨나는 여러 논란들은 신드롬이나 스캔들과는 조금 다르다. 우발적이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터지는, 그리고 가끔은 누군가에 의해 조장되었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을 때도 있는 수많은 ‘영화 논란’들. 그 일곱 가지 유형을 살펴본다.
★섹스와 검열

가장 고전적인 논란 유형이다. 과거 장선우 감독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었는데 포르노그래피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는 대사를 삭제했고, ‘나쁜 영화’(1997)는 10분을 잘랐으며, ‘거짓말’(2000)은 두 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후에 모자이크 처리와 사운드 재작업을 거쳐 극장에 걸릴 수 있었다. 임상수 감독의 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는 성적 표현이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삭제된 후 상영됐지만 이후 복원판이 출시된, 그나마 다행인 경우. ‘죽어도 좋아’(2002) ‘둘 하나 섹스’(2002) 등도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반면 ‘최초의 등급보류’ 작품인 ‘노랑머리’(1999)는, 비록 장면을 삭제해야 했지만 그 논란 덕에 꽤 짭짤한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표절 의혹
“해 아래 새 것이 없다”지만 가끔씩은 논란의 전면에 ‘표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기도 한다. 왕가위 영화를 모방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홀리데이 인 서울’(1997)은 사실 조금은 애매했던 경우. 김의석 감독이 직접 해명하는 상황까지 갔다. 최근엔 ‘어린 신부’(2004)도 표절 의혹에 휘말렸는데, 사실 표절은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 가끔씩은 과잉해석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며, ‘40살까지 못 해본 남자’(2005) 사례처럼 ‘외로운’ 논란도 있다.
★자극적 소재


교수 부인이 바람난다는 ‘자유부인’(1956) 시절부터 이른바 ‘미풍양속’을 해치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생겼던 논란들. 정작 영화는 안 본 사람들이 문제제기하는 경우도 꽤 있다. 동성애를 다루었던 ‘로드무비’(2002)와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 ‘사마리아’(2004) 등이 있다.
★압력단체
자극적 소재 때문에 딴지 걸리는 영화는 가끔씩 압력단체들에 의해 고통 받기도 한다. ‘여고괴담’(1998)은 교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협박(?)했으나 영화의 힘이 논란을 뒤덮은 경우. 최근엔 ‘제니, 주노’(2005)가, 개봉도 되기 전에 윤리단체에 의해 공격받았다. 유족들의 항의도 꽤 있는데 684부대 유족들은 ‘실미도’(2003)의 가처분신청을 요구했으나 기각되었다. 10.26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2005)에 대한 가처분신청도 기각되긴 했으나, 결국은 영화를 삭제한 후 상영해야 했다. 그런데… 두 영화의 차이는 뭘까?
★마케팅 트러블
대부분 그 ‘음란성’이 문제가 된다. ‘썸머타임’(2001)은 홈페이지 동영상이,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2003)은 인터넷 예고편이 음란하다 판정되어 성인인증을 요구받은 경우. ‘몽정기 2’는 포스터가 심의에 걸리기도 했다. 한편 ‘홀리데이’(2006)의 한 배우는 영화 개봉 전 출연한 TV 오락프로그램에서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역사적 사실

‘실미도’와 ‘그때 그 사람들’이 유족의 항의였다면, 최근 ‘청연’(2005)의 친일 논란은 조금은 다른 차원. 결국 흥행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영화라는 게 어차피 허구라지만, 사실을 둘러싼 이념적 측면과 특정 인물의 전력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곧잘 이슈화되는 ‘뜨거운 감자’다.
★논란의 장 인터넷
스타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한참 전에 남긴 짧은 글조차도 일단 ‘발굴’되면 저널에 의해 논란으로 확대재생산되고 결국 그 스타는 ‘사과의 글’을 남겨야 한다. 네티즌은 좋은 영화를 입소문으로 알리고, 한편으로는 상영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장면마다 비교된 캡쳐 화면은 표절을 밝혀내며, 클릭 수로 먹고사는 인터넷 저널에 의해 논란거리도 안 되는 사안이 부풀려지기도 한다. 모든 논란은 인터넷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