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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99년... 마지막 한학기를 남겨두고 휴학 후 복학한 나는 한학번 아래의 후배들과 함께 나머지 학기를 다니고 있었다. 지금껏 함께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 선배들이 모두 졸업을 하고 혼자서 다니던 한 학기는 지금까지와의 학기와는 달리 너무도 쓸쓸했다. 혼자라서 더 열을 내서 공부할 수 있었고 하고 싶은것도 할수 있었지만 그 쓸쓸함은 언제나 나를 쫓아다녔고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금 내가 할수 있는것이 무엇인지 몰라 많이 헤매이고 있었다. 졸업 논문을 준비하며 학업에 대한 더 큰 열망이 생겨 진로를 대학원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가 나를 괴롭혔다. 무언가를 하려해도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것 같아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잠시 여행을 떠났다. 한 손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들고서..
덜컹 거리는 버스안에서 책을 펼쳤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였고 선전도 많이 했던 책이기에 뭐 큰 기대보다는 나도 이 책을 읽는 부류 안에 살포시 끼려는 단순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미치 앨봄,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이트 클럽에서 피아노를 치며 근근히 살아왔다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닮고 싶어하고 너무나 좋아했던 삼촌이 췌장함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때부터 그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성공과 성취감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우연히 TV 방송에서 모리 선생님이 나오는 걸 보고 잊였던 자신의 대학시절을 떠올리고 인생의 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였던 일과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겠나? 했던 선생님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교수님과 지냈던 시절 그를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과 그에게 냅킨을 건내주고 싶었던 그 마음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미치는 선생님을 찾아간다. 16년만의 만남임에도 선생님은 미치를 잊지 않았고 첫 만남부터 그들의 첫번째 수업은 이미 시작이 되었다.
모리선생님은 죽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삶이 5개월 밖에 남지 않았을꺼라고, 전에는 스물 세번까지 세면서 숨을 내쉴수 있었지만 이제는 열여덞번까지 밖에 못센다고 한다. 나는 죽을꺼다 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살아 있는 내게, 그리고 미치에게는 그것들이 모두 삶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살면서도 죽은것처럼 사는 사람들에게 죽어가면서 살아있는것처럼 사는 모리는 잔잔하지만 강력한 일침을 가한다. [어떻게 죽어야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수 있다네]
선생님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선생님은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사랑이 없으면 날개 부러진 새와 같다고 말씀 하신다. 죽은 후에 사람들로 부터 잊혀지는게 걱정스럽냐는 질문에 사랑이란 우리가 이 세상을 뜬 후에도 계속 살아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말하고 또 말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내 여행이 시작도 하기전에 다 끝나버렸다. 그리고 난 이틀만에 여행에서 돌아왔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가장 사랑했던, 그러면서도 가장 많이 잊고 지냈던 친구를 찾았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새벽기도를 드리고 그 날로 내가 있어야 할곳으로 돌아왔다. 내가 힘들면 기꺼이 도와주겠노라고 말하는 그녀의 응원을 힘입고... 실제로 그녀는 내 대학원 선물로 50만원을 주었다. 난 그것으로 컴퓨터를 샀고 그 컴퓨터로 학업에 성공은 못했지만 채팅으로 신랑은 만났다. ^^;;; 그리고 2학기 수엽료로 어려워할때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빌려주었다. 2학기는 간신이 등록했지만 그 다음 2학년 1학기 등록은 영.. 자신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이제는 예전의 그 유명한 책이 아닌 내 인생의 책한권! 이 되었다. 남들도 읽기에 읽었던 그 책이 남들과는 다른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주었다고 난 감히 말한다.
이 책은 10대에게는 10대 나름의 30대에게는 30대 나름의 또 60대, 80대 에게는 그 나름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오래 도록.. 아주 오래도록 베스트 셀러에 머물고 그의 사랑을 그의 삶의 방식들을 많은 사람들이 배울수 있었으면 좋겠다. 난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고 오려고 했는데 친구는 이미 읽었더군. 그래서 내가 도로 가져왔다. 그리고 지금도 내 책꽂이에 그리고 나의 마음속에 고히..간직되고 있다. 벌써 7년이나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