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자립지수 체크 (만점 남편 ^^*)

오늘 신랑이 인터넷을 보다가 갑자기 "와! 나 만점 받았다.."하는거예요.

무슨일인가 싶었더니, 남편이 아내에 대한 자립지수더군요..

살펴봤더니 자랑같지만...^^;;

신랑이 만점 받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점수가 더 낫아요..ㅠㅠ

오늘도 저녁 신랑이 튀김해주었는데...ㅎㅎ

정말 신랑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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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아픈 사람 민음의 시 120
신현림 지음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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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말한다. 아픔은 의지가 약한 자의 엄살이라고 그러면서 잃기 싫어서 우스워서 나만 아픈것이 아니여서 풀지 않겠다고...  시인을 처음 본것은 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대여섯살로 보이는 딸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는 꽃분홍 스커트를 입고 신나게 언덕길을 내려오는 그녀의 얼굴은 어린아이같았고,  딸과 스텝바이미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모습은 하루이틀이  해온것이 아닌듯 하였다. 딸아이를 툭툭치며 임신 칠개월때 초음파 사진을 보고 느꼈던 때의 시를 읊어준다. [컴퓨터 화상에 물결치는 네 얼굴, 네 발, 네 손, 젖가슴 아래 작은 발이 수초처럼 부드럽게 흔들리는 너, 너 너로인해 사랑을 얻고 어미는 감미로운 족쇄에 묶여 노래한다]  아이는 이 시를 이해하는지 못하는지 쿠우 음료수만 맛깔나게 들이키고 있다. 이것이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 본 풍경이다.

세기말 블루스나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는 이 시보다 후에 봤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하는 그 실망감을 난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를 읽으며 지금의 신 시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을것 같은 공격적인 문체가 느껴져 이질감을 살짝 느꼈다. 해질녘에 아픈 사람을 처음 읽었을때는 왜이리 가난하고 힘겨워하느냐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먼저 새어나왔다. 참 사랑도 애처롭게한다. 마지못해한다.. 뭐 이런식으로까지 느꼈었다.  어미가 되는 기쁨에 앞서 살아내야할 삶이 더 버거워 보였다. 그러다 시집을 덮어버렸다.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를 천천히 읽어내고 다시 시집을 들었다. 이제서야 그 힘겨움이 어디에서 온건지 알것 같았다. 그리고 한숨섞인 시어들보다는 포기와 절망의 시어들보다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은거라는것도 조금은 느껴졌다. 희망의 푸른 지평선이 보일 때까지 다시 힘내려 한다 는 마지막 싯구가 자신을 위로하기도 하지만 독자에게도 좀더 힘을 내라고 용기를 주는듯 하다.

신시인의 시에는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인물, 음악,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살짝 내비친다. 어찌보면 시와 대중문화의 연결점이 되어주는 작품이 되는거 같기도 하다. 그녀는 어찌보면 참 솔직한 시를 쓰는것이 아닌가 싶다.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본것처럼 상상해서 쓰기보다 가서 보고 쓰기를 좋아하는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시가 그것을 다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런 그녀의 스타일이 가장 뚜렷하게 보여지는 책이 [시간창고로 가는길]인데 만삭이 되어서 힘겹게 전국 방방곡곡의 박물관을 둘러보고 쓴 기행 산문집같은 책인데 정작 책 속에는 박물관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찾기 힘든 그런 책이다. 친절한 사람같으면 박물관 가는 약도까지 그려넣으련만 말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그녀의 글쓰기가 좋다. 그냥 그게 더 솔직해 보인다.

그녀의 책을 무더기로 마구마구 사다놓았는데 왜이리 더디 읽혀지는지..^^;; 그냥 핑계를 대자면 신 시인의 책을 후딱 먹어치우기보다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 위함이다.... 과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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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미칠미칠 미칠 듯이
해질녘에 아픈 사람 민음의 시 120
신현림 지음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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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시집을 읽는 건 시집 말고 다른 것을 포기하는 일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끊이지 않는 소음, 지하철이 지하에서 벗어나 지상의 다리를 건널때 잠깐 보여주는 알록달록한 풍경들, 그 모든 걸 포기하고 시집과 사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내려야 할 문 앞에 서있어야 하는 긴장감을 갖고 시집을 읽는다. 누군가 내 책을 함께 보는 것 같은 기분이 싫어서 슬쩍 가리고 있어야 하는 폐쇄주의자 같은 어깨로 시집을 읽는다. 세기말 블루스 춤을 멈추고 해질녘에 머물고 있는 시인은 많이 아파 보인다. 나도 덩달아 아프다.

절묘한 사고들로 큰 불운을 액땜하며 / 뜨거운 물리치료에 저녁 해는 다 지고 / 미칠미칠 미칠 듯이 봄바람만 부는데 <해질녘에 아픈 사람 - 보행 명상>

그녀의 이력에는 싱글맘이라는 중요한 운명이 씌어져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있게 싱글맘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많이 연약하다. 사랑을 갈구하고, 따뜻한 돈을 필요로 하고, 일을 찾는다. 그녀의 움직임은 다소 불안하여 내 어깨라도 살찌워 빌려주고 싶을 정도다. 누구라도 얼른 튀어나와 그녀를 감싸줘야 할 것만 같다. 든든한 보험이 될 만한 존재를 소개해 줄 수 있다면 그녀의 우울과 불안과 그리움이 진정될까. 미칠미칠 미칠 듯이 를 읽던 순간 나는 지하철에서 내렸다. 모든 사람이 다 튼튼해 보이는데 나만 유독 미칠미칠 미칠 듯이는 아닌가. 금세 그녀에게 전염되버린 것 같았지만 지하철 패스를 찍던 순간 경쾌한 신호음은 나를 잡아준다. 내가 내려야 할 곳에 제대로 내렸다는 안도감을 그녀에게 잠시 빌려줄 수 있다면...

한 권의 시집이 시인의 운명일 수는 없다. 한 권의 시집은 그러나 시인의 일상이다. 일상은 시인이든 범인이든 가리지 않고 달겨든다. 살아야 하니까. 왜? 살아있으니까. 내 생을 유기하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일, 그녀는 하루에도 백만 번 변신한다. 일어섰다 허물어지고 다독이고 다시 일어서고 홀로 라는 걸 잊지 않으며 춥고 무섭다고 고백한다. 툭 치면 스러질 것 같은 연약한 시인은 가정 법원에서 나오는 길을 시에 다 토로하려다 멈춘다. 세상에 널려있는 모든 이미지들에게도 그녀는 쉽게 자신을 내주었으면서 그 대목에서는 왜 그랬을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어떤 면역체계도 포기한 듯한 그녀의 야윈 몸은 모든 걸 흡수하고 있는 것도 모른채 떠난 사람만 그리워한다. 그녀에게 이별은 우울을 낳았고 소외를 낳았다. 그토록 진한 이별을, 사랑보다 더 진한 이별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그녀의 시에 얼룩진 그리움의 정서는 세기말의 블루스 에서 보여준 빳빳한 가죽점퍼에 도사리고 있던 호기를 지웠다.

오후 세 시 에서 네 시로 넘어가는 시간이면 오겠지, 오겠지...하는 맘에 불을 켜지 않는다. 최대한 자연광을 집안에 들여 놓고 싶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불을 켜지 않는다. 네 시에서 다섯 시가 되면 어두워진 것을 느끼고, 어둠이 왔음을 안다. 그래도 불을 켜지 않고 버틴다. 그때 만약 누군가 나를 기억하여 전화를 걸어오면, 전화를 받으러 가면서 불을 켠다. 전화 받는 일에 급급하여 불을 켜기 전에 버티던 간절함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지금 시인에게 필요한 건 한 통의 전화일지도 모른다.

따뜻한 연애 상상도 해보지만 다 배부른 얘기 / 죽도록 일만 하다가 / 관짝 하나로 비로소 휴식을 얻겠지 <그해, 네 마음의 겨울 자동차>

가끔이지만 지하철에서 만나던 꽃미남, 따라해 보고 싶은 패션을 코디한 아가씨, 욕설이 대화의 반을 차지하는 여고생들의 수다, 그 모두를 포기하고 시인이 던져놓은 시를 읽는다.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시, 마지막 구절에 써있는 한 줄은 시인의 현재가, 미래가 될 현재가 아직은 버겁다는 걸 보여준다.

다시 힘내는 거야 <너는 약해도 강하다>

선생님이나 선배가 해주었을 때 금세 효력을 발휘하는 말이다.  스스로 내뱉을 때는 아직은 그 안에 내 몸이 힘없이 들어있다는 증거다. 다시 힘내는 거야. 나는 펜끝을 힘주어 썼을 시인의 말을 따라해보지만, 힘은 나질 않고 눈물만 흐르니...어쩌면 좋을까... 오늘도 해는 질텐데, 오늘도 해질녘에 아픈 누가 있을텐데, 이대로 시집을 덮는 게 못할 짓인것만 같으니... 어디선가 푸르르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러 일어나자 책꽂이에 새로 산 책들이 눈에 띈다. 그 책이 읽고 싶어 몸이 단다. 누군가는 여전히 해질녘에 아플테지만, 나는 아플 때도 있고 아프지 않을 때도 있다. 시인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시집을 읽던 순간엔 오롯이 시인을 생각하였지만, 시집을 다 읽고 나면 잊혀지기도 하는 자신의 존재를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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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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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동심이란것이 없었다. 소설 새의 선물이나 마당깊은집에 나오는 발칙한 주인공들 못지 않게 어릴때부터 순진한척 순수한척 어른들앞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척 해댔지만 사실은 알꺼 모를꺼 다아는 맹랑한 계집아이였다. 만화책을 봐도 키쓰씬이 없는 만화는 거뜰떠 보지도 않았고, 삐삐를 제외하고는 판타지를 그린 만화도 절대로 보지 않았다. 저런게 어딨어! 웃기시네~ 소리가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니..그건 나의 동심이 아니라 보편적인 동심이다. 그리고 어려서는 모르는 커서야 하는 그 따뜻하고 행복한 동심..그 세계..... ( 나 사실 요즘 산타클로스가 진짜 있다고 믿고 싶어 지걸랑..^^;;)

언제였더라.. 1989년인가.. [하이틴] 이라는 청소년 잡지가 있었다. 우리집은 아니고 친구네 집이 그책을 정기 구독했는데 그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영화공부를 하고 있던 이규형이 토토로를 보고 최고의 찬사를 늘어놓은 글을 본적이 있다.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었는데 메이가 토토로 배위에 올라앉아있던 사진, 고양이 버스를 탄 사진, 아빠를 기다리며 우산을 쓰고 토토로와 나란히 서있는 모습등을 담은 사진들이 함께 실려있었다. 난 그때가 중1때였는데 보면서 뭐 이런 괴물같은게 나오는 영화가 동심이 어쩌구래..웃기지도 않으셔! 뭐 이런 반응을 보였었다. 그리고 훌쩍 커서 1999년,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다니던 그 시절에 불법 복제된 토토로를 받아 보았다. 그리고 나는 너무너무 후회스러웠다. 그 시절, 토토로를 만났더라면.. 조금은 더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늘 현실에 메여 사는 각박한 삶이 아니라 꿈도 꿀줄 알고 작은행복이라는것이 무엇인지 아는 그런 아이로 그런 청소년으로 크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의젓한 사츠키가 엄마의 병이 걱정되어서 마구 울어대던 장면에서 나도 울고 말았다. 메이의 울음은 귀엽게 보이는데 사츠키의 눈물은 가슴아픔으로 다가왔다. 언니이기 때문에 늘 의젓하게 굴고 모든걸 참아왔던 사츠키, 처음영화를 봤을때는 메이만 눈앞에 어른거렸는데 사츠키의 아픔이 가슴에 맺히고 난 후부터는 사츠키도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메이가 토토로 만난 얘기를 사츠키한테 했을때 아빠는 농담처럼 웃어버리셨지만 사츠키는 달랐다. 믿고 싶어함이 역력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에서 토토로를 직접 만났을때의 방방 뛰어대는 기쁨의 환호!! 잊을수가 없다. 

요즘 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살지 못했던 어린날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덜 약삭 빠르고 덜 맹랑하고 덜 발칙해서 도깨비도 믿고, 산타클로스도 믿고, 토토로도 믿고, 동물이 말을 하는 것도 믿는..그런 나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서른을 넘어서면서 더 애착하게 된다. 그게 나이를 먹는 다는것일까..

결혼 선물로 태양님은 나에게 추억은 방울 방울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사주었고 나는 후르츠 바스켓을 선물로 하였다. 지금도 특별한 날 선물이면 꽃보다는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사주곤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로에게 동심을 선물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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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뤼미에르
후 샤오시엔 감독, 아사노 타다노부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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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운동경기의 규칙을 알고 봐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듯이 와인도 정보를 알고 마시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비단 운동경기, 와인 만이 아니라 영화도 그런것 같다. 카페 뤼미에르를 처음 접한건 대학로의 한 작은 서점에서였다. 베스트 셀러보다는 인문 교양 서적과 오래된 레코드판을 취급하는 [이음] 이라는  서점이였는데 입구에 카페뤼미에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남녀가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편안해 보였다.나도 저런 편안함을 한번 누렸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보게  된 카페 뤼미에르...

영화는 시종일관 포스터처럼 편안했다. 일상의 모습에 더 보태는것도 없었고 덜 취한것도 없었다. 이런 영화가 왜 관심을 받게 되는것일까. 이 영화의 무엇이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데 바쳐지는것일까. 나는 오즈 야수지로도, 허우샤오시엔 감독도 알지 못하기에 이 밋밋한 영화의 어디에 촛점을 맞추어서 봐야할지 몰랐다. 처음엔 그냥 내 느낌대로 봤다... 그러다가 잠들었다. ^^;; 두번째는 영화의 정보를 찾아본 후에 보았다.

1927년부터 감독으로 활동했던 오즈의 초기 영화적 커리어는 상당 부분 일본의 대만 점령 시기 (1895-1945)와 겹친다. 전후 일본 사회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렸던 오즈의 세계는 외양적으로는 탈정치화 된 소시민적 세계다. 소위 다다미 숏, 필로우 숏, 탈-180도 라인이 감싸안은 미학적으로 형식화된 일본 중산층 가족의 서사는 일본 문화라는 특수성과 결합되어 있다 .  그러나 나는 <카페 뤼미에르>에 대한 평이 그 허우와 오즈 사이의 유사성과 친연성, 혹은 허우가 오즈에 대해 경배(오마주)하는 형식(예컨대 다다미방에서 낮은 아이레벨 앵글로 잡힌 투 숏이 등장하는 것), 인물들의 채용(딸과 아버지가 중심으로 오는 가족 관계) 그리고 유사 모티브(기차의 빈번한 등장), 또는 더 직접적인 오즈 영화들의 인용(<만춘> <동경 이야기> <피안화>)를 지적하는 형식적 유사성의 탐색으로 채워진다면 문제라고 생각한다. - 씨네21 김소영

영화 평론과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아보며 영화의 시종일관을 메웠던 수많은 전철들, 특히나 하지메가 만든 일러스트레이션 속의 전철들, 그것들이 그냥 나온것이 아니라 오즈의 것이였다는걸 알고는 아..이런식으로 그에게 헌정하는 영화를 만들었구나.. 조금 알게되었다. 그리고 오즈의 기법과는 달리 또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하였다고 했는데 그것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것 같았다. 주인공이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다른 주변의 인물을 주인공처럼 잡아두기도하고, 클로즈업으로 주인공의 표정이나 행동에만 관심갖게 하는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사는 주변도 함께 살피게 해준다.  대학교때 연극영화의 이해를 배울 때 롱테이크 기법의 최고봉은 서편제의 마지막 엔딩장면이라며 침을 튀기며 교수님이 말씀하셨던것이 생각난다. 세 주인공만 보는것이 아니라 그들이 걸어온 그길을 볼수 있게 해주었던 그 엔딩장면.. 카페 뤼미에르도 그랬다. 주인공의 삶뿐 아니라 주인공이 살아가는 , 밟고 사는 길, 전철, 집, 커피숍, 골목길을 구석 구석 보여준다. 그리고 거기에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군중들까지..

영화는 한 시점에 멈추어있는듯 하기도 전철을 타고 왔다갔다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더 지루함속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러나 그 반복하는양 계속되는 전철씬을  살펴보면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인적이 없다. 처음엔 수첩을 꺼낸다, 하지메에게 줄 시계를 꺼내 본다, 아무 생각없이 벽에 기대어 있다. 그때 하지메가 탄 전철이 요코가 탄 전철을 앞질러 간다, 하지메와 요코가 한 전철안에 있다. 요코는 그때 자고 있다. 왜 전철역의 소리를 녹음하냐는 요코의 질문에 하지메는 이렇게 답한다 [매번 조금씩 다르니까 매번 조금씩 다른게 참재미있어. 듣고 있으면 말이지]  뭐든 관심있게 봐야 다른점을 발견 할수 있다. 이 영화가 그랬다. 좀 더 깊숙히 들어와 관심있게 봐달라고 아우성치는것 같았다. 그냥 대충 넘겨보지말아달라고,

분명 나는 이영화를 보면서 졸았다. 아니 잤다..^^;; 그럼에도 이영화가 나쁘지가 않았다. 그 잔잔함이 주는 편안함도 좋았지만 거장에게 바치는 이영화가 자신의 독특함도 버리지 않고 거장의 독특함을 적절히 취하며 만들었다는데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고, 영화 이곳 저곳에 심어놓은 감독의 생각 (주인공마저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로 캐스팅했다니..) 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내가 첫눈에 반했던 포스터속의 그 카페 장면 사진을 첨부한다.



아차..그리고 하지메가 운영하는 고 서점의 풍경도... 나도 언젠가 저렇게 책에 둘러쌓여 살고 싶은것이 소망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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