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하루에 한가지 일 밖에 못하는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도 나를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만일  오늘 나의 가장  큰 일과가 운동화를 빠는 일이라면 나는 정말 그날 운동화만 온종일 빠는 사람이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지만 앉아서도 누워서도 온종일 '오늘 운동화 빨아야 하는데...' 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부지런한 사람이다. 나는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을 싫어 하지만 누군가 내 방에 들어 와 '책이 많으시네요' 라고 한마디 해주면 기뻐하는 사람이다. 나는 농담을 좋아하지만 재치있는 사람을 보면 적의를 품는 사람, 나는 때론 돈 만원 때문에 우울해지는 사람이며, 현금지급기 앞에서 항상 뒷사람을 의식하는 사람이다.

 

-------------------------------------------------------------------------------------------

김 애란...나를 아나? 뭐 이딴 생각이 들더군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자, 정혜
이윤기 감독, 김지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기에 캡쳐를 해봤는데 영 화질이 안좋네. 어쨋든! 이 마지막 장면에서의 김지수의 흔들리는 눈동자는 그것만으로 나 이제 다시 사랑해볼까봐요..라고 조용히 속삭이는 것 같았다. 영화 내내 흔들리고 안정되있지 못한 눈동자는 나를 사로잡았고 끝까지 말보다는 표정보다는 눈으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이 영화를 극장 맨 앞좌석에 봤다던 친구는 멀미나서 혼났다고 했다. 핸드헬드 작법으로 찍은 영화인지라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영화적 기법마저 사랑하고 싶어졌다. 어떤 이는 그것은 그저 감독의 미학적 자의식의 산물이지 정혜의 일상에는 어떠한 영화적 의미가 없다고 하였는데 그저 한 명의 관객으로써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영화인걸 알면서도 핸드헬드 작법덕분에 마치 정혜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 마치 인간극장을 보는듯한 그런 리얼리즘이 덧해진 느낌을 받았다. 난 충분히 영화 여자 정혜를 돋보이는게 하는데 이 카메라 기법이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어린 시절 고모부로부터 강간을 당한 뒤 성행위에 대한 거부감으로  신혼 첫 날밤 그냥 집으로 돌아온 정혜, 그리고 무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정혜,  그런 그녀가 이제 사랑을 해봐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그 대상은 황정민.... 아우! 그 짧은 시간 나왔음에도 따뜻한 목소리와 행동들이 정말 정혜야 저 사람이라면 다시 시작해도 될것 같아!! 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게 만든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황정민이 찾아와 정혜의 이름을 부를때 저 위의 사진에서처럼 시선을 한곳에 두지 못하고 계속해서 흔들려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정혜는 그와 사랑을 했을까? 뭐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젠 그녀가 예전의 그 상처에서 조금은 놓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정말 예뻤다. 정혜 그자체였다. 김지수의 다음 영화와 이윤기 감독의 러브토크도 기대가 된다.

 인디 영화관에서 본 영화들은 다 좋은데..음..살짝 들 졸린게 흠이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스 2006-02-06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참.. 안 자고 뭐하세요? 이러는 저는 안 자고 뭐할까요? ㅡㅡ;

이쁜하루 2006-02-06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러는 테스님은요? 전 지금..추억 씹어먹기중입니다. ㅋㅋ
 
브로큰 플라워
짐 자무쉬 감독, 빌 머레이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를 다보고 난뒤 딱 세가지가 가장 인상깊게 남았는데 첫번째는 빌 머레이의 아름다운 츄리닝과 표정,  두번째는 샤론스톤 딸내미(극중)의 파격적인 장면,  마지막은 늙어버린 여배우들.... 사실 저런 것들이 주가 아니고 다른것들이 이영화를 이루고 있겠지만 난 가장  인상 깊었다.



빌 머레이의 저 무관심한 표정, 지루하고 나른함의 대명사 츄리닝! 어쩜 저리 아름답게 느껴지는건지.. 이 나른한 일상에 파문을 살짝 일으키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냥 넘겨버리려고 하는데 옆집 윈스턴의 철저한 계획속에 그는 어쩔수 없다는 듯 그 일에 동참한다.



아~ 이초록색 츄리닝 어쩔꺼냐구.. 갖고 싶다..^^;; 여튼!! 옆집 윈스턴은 엔지니어이자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그리하여 돈(빌머레이)에게 온 저 꽃분홍 편지를 읽고는 그냥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 편지의 내용인즉은 돈은 옛 여자친구가 돈과 헤어진후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현재 열 아홉살이며 자기 아버지를 찾겠다고 집을 나갔다는 내용이다. 그리하여 윈스턴은 이 편지의 주인을 찾아야한다고 부축이고 돈은 마지못해 가는 듯하며 옛 여인들을 찾아 나선다. 그중 첫번째 여인이 샤론 스톤이다. 깜짝아!! 웃을때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때문에 깜짝 놀랐음... 첫번째 사진의 뒷편에 서 있는 줄리 델피도 너무 늙어서 깜짝 놀랐는데 샤론언니는 더 하더이다. ^^;; 여튼..나른하고 잔잔하게 샤론스톤을 찾아나서기에 살짝 졸아주고 있었는데 허허..샤론스톤의 딸이 나의 잠을 확 달아나게 했다. (직접확인하시길)



여자친구들을 찾아나설때마다 이쁜 꽃다발 한아름씩을 사갔는데 미처 구하지못해 길에서 꽃을 꺽어서 가져가고 있는 돈! 그런데 저 들꽃이 제일 이쁘게 보이더군 ^^  어쨋든 가장 유력한 후보 4명을 찾아나서는 이야기!!  브로큰 플라워! 과연 아들을 찾았을까요?? 그건 직접 확인하시구요~~

마지막 장면을 그냥 웃으면서 지나쳤는데 알고보니 그곳에 한가지 에피소드가 숨겨져 있더군요! 바로 빌 머레이의 진짜 아들 (극중 말고 실제~ )이 출연했다고 하더군요. dvd 구입 후 다시 보게 되면 꼭! 확인해봐야겟습니다. ^^ (영화를 보고 나와서야 알았으므로..)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영화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뭐지?? 라고 늘 생각하곤 했는데 그냥  이 영화에 대해서 만큼은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가 않더군요. 재미있는 일상탈출 이야기? 뭐 그렇게만 여기고 싶습니다. 그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별반 다를것이 없는....^^



이 장면이 영화의 거의 마지막 장면 즈음 되는데 빌 아저씨 처음의 그 츄리닝을 입고 있다. 역쉬 아저씨 자리는 엎어져 자기 딱좋은 소파와 저 츄리닝인듯.. 근데 동네 청년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디자인의 츄리닝을 입고 있네. 유행인가..하나 장만하고 싶네 그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버님 생신 선물로 발의 피로 회복에 좋다는 아로마 오일을 샀다.

군인이시니 발이 많이 혹사 당할꺼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하였다.

태양님이 내것도 하나 사줬다. 늘 발 때문에 고생하는 날 위해.....으흐흐흐

악건성이여서 겨울만 되면 발바닥이 갈라져서 로션 듬뿍 바르고 랩 감고 양말신고 자는 나이기에

참 괴로운데 이렇게 오일을 사주니 너무 고맙다. 발 깨끗히 닦고 정성들여 발라줘야지

너무 늦게 들어와서 늦은 저녁 먹으니 잠이 안오네..내일 아침 일찍 시댁에 가야하는데...

이고고고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월애 : 리에디션 (dts 3disc) - 디지팩 OST 포함 한정판
이현승 감독, 이정재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한국영화 넘버1으로 꼽는 영화 [그대안의 블루] 의 감독인 이현승님이 전작과 비슷한 느낌의 [네온속으로 노을지다]라는 졸작을 내놓았을때 이 감독님 작품 이제 보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차츰..시간의 흐름속에 이현승이라는 이름을 잊여갈 즈음.. 5년만에 영화를 가지고 나오셨는데 그 작품이 바로 [시월애] 였다. 일마레 라는 바닷가에 세워진 집은 바닷가에 있는 군더더기가 아니라 그냥 자연과 일치감을 주는 그런 집 같았고 오버하지 않는 전지현, 이정재 두 사람의 연기도 참 좋았다. 전작과 비슷한 류로 가려는 노려보다는 또 다른 형태의 미학을 보여주어서 오히려 대 만족스러웠다.  거기에 김현철님의 영화 음악까지 정말 최고였다.

 

그러나... 시류를 살짝 잘못탔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이 영화 개봉 4개월전인가..  3개월 전인가..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동감이 대히트를 쳤다. 동감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무선기가 연결해줬다면 시월애에서는 우체통이 그 역할을 해주는것인데... 아마 2000년 그 당시에 동감을 보고 난 직후  시월애를 본 사람이라면 뭐야! 비슷한 소재 잖아! 하면서 시월애를 이류나 따라하기 정도로 취급해 버렸을수도 있을것이다. 사실 나도 살짝 그런 마음을 가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월애가 보여준 아름다운 자연들의 모습은 동감에서는 찾아볼수 없었다. 동감이 인물 중심의 영화였다면 시월애는 배경 중심의 영화라고 해도 무관할듯하다. 동감이 김하늘 유지태 하지원 주연이라면 시월애는 전지현 이정재 일마레 주연이였으니까..  무엇보다 일마레 뒤로 해가 뉘여뉘엿지고 저 멀리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닷가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였다. 요즘 같으면 풀하우스처럼 또는 올인에서처럼 관광자원으로 쓰기 위해 지역의 후원을 받아 좀더 튼튼하게 지었을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태풍에 쓰러지고 철거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해가지는 풍경만큼은 여전히 멋지다고 하니 정말 한번 가보고 싶다.

 







예전에 비디오 테잎으로 사서 정말 테잎이 늘어질 정도로 보고 또 봤는데 DVD 로  나온다니 너무 반갑다. 요즘 코믹의 홍수속에  이런 감수성의 영화 찾아보기 힘들테니 보면 너무 좋을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