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는 성기를 묘사하는 단어만으로 몇 페이지를 채우고야 체위로 넘어가는 성(性)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 책에서 여인의 성기는 향기로운 허브고 거친 동물이며 천국의 문이기도 하지만, 문장이 은유의 일가를 이루었기에, 부끄러운 짓이라 욕하는 이가 없다. 그렇다면 수백년 전 조선의 선비는 어떠했을까. 음란서적을 제조하고 배포하는 <음란서생>의 황가의 말에 따르자면 “이쪽 관례가 제목은 점잖게 짓는 거라서…”라고 전해진다. 그 말은 <음란서생>의 점잖은 태도와도 통하지 않을까 싶다. 권세에 몸을 팔지 않는 꼿꼿한 사대부가 어쩌다 난잡한 소설에 혹하여 밤마다 자세를 연구하나, 그것이 가능한 자세인지 혹여 해보셨는지 물으면, 문득 화를 낸다. “우리 집안을 어찌 보고 그런 질문을 하시오.” 그러므로 <음란서생>은 그림 또한 점잖고 우아해야만 할 것이다. <반칙왕>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작가이기도 했던 김대우 감독은 이 영화가 “콘트라스트가 강한 누아르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화면은 심각하지만 그 내용은 코미디인” 영화를 원했던 그는 색감이 진한 검정과 적색을 기본으로 삼아 제목이 전하는 웃기는 느낌과 사뭇 다른 그림을 완성해가고 있다.

그 그림엔 어찌보면 평범한 기준 하나가 적용되었다. 김대우 감독과 조근현 미술감독은 조선시대 물건이 예쁘더라며 고증에 기반한 의상과 세트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현대의 시선으로 다시 만든 모조품이 아니라 정말 그 시절 썼던 옛 물건을. 조선의 미(美)에 매혹되어 한옥답사동호회에 몸담기도 했던 조근현 미술감독은 “잘 지은 한옥에서 하룻밤 자고나면 몸이 개운해진다”며 엄격한 실용성을 추구하다보면 닿게 되는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음란서생>은 다만 조선일 뿐 몇 세기인지조차 애매한 영화이기는 하다. 그러나 김대우 감독은 “당쟁이 일어났고 가식이 자리를 잡은 시대”라면 조선 중기 이후가 아닐까 단서를 던진다. 당쟁과 가식은 <음란서생>이 존재하기 위한 전제이기 때문이다. 비겁하다고 욕을 먹어도 속세의 다툼엔 뜻을 두지 않던 선비 윤서(한석규)는 몇 문장 설핏 들여다본 음란서적을 잊지 못해 스스로 작가가 되고, 정적인 의금부 도사 광헌(이범수)에게 삽화를 청한다. 그리고 겹겹이 지어입은 가식의 옷이 하나씩 어깨 아래로 허리 아래로 벗겨져 떨어진다.

텃밭도 일구어낼 넓은 도포 자락으로 허위를 덮던 시대. <음란서생>의 미술은 그 시대를 재현하여 관객을 설득하고 드라마의 정조를 더하는, 꼭 필요한 그릇이 되고 있다. 게다가 그 그릇은 예쁘기도 하다.


조근현 미술감독은 <장화, 홍련>을 하며 집에도 이야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집엔 누가 처음 살았고 이 방은 언제 어떤 이유로 새로 지었는지 사연을 만들었다. <음란서생>에선 왕이 비와 더불어 노니는 ① 숲속의 정자가 그랬다.” 정자는 여가를 위한 공간이어서 지은 이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왕의 정자는 불에 타다 남은 처량한 자태다. 지고의 권력을 지닌 그가 어찌하여 번듯한 정자를 올리지 않았을까. “왕은 불쌍한 남자다. 나는 그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었고 그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정자를 내버려두었다고 가정했다.” 정을 모르는 채 내시와 어울려 혼자 자란 아이. 왕은 그저 비어 있으나 상처보다 아린 정자의 폐허로 윤서를 불러들이고 그 순간 사랑하는 여인을 잃게 된다.

그 여인 또한 정자에 머문다. 거처하는 방과 놀이터 비슷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② 정빈(김민정)의 처소는 팔각정 안에 사각정이 들어앉은 독특한 구조다. 어머니가 쓰던 정자를 정빈에게 내준 왕의 마음이 보이고, 굳이 그 터를 차지하려한 정빈의 성정이 내비치는 것이다. 스케치 단계에서 이 정자는 붉은 기 도는 갈색으로 벽을 두르고 푸른 옷을 입은 정빈을 주인삼으려 했다. 그러나 김민정에겐 진한 보라색이 어울렸고, 정자 또한 중간톤의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체구가 작은 정빈이 카리스마를 가진 존재로 두드러지기 위해선 보색보다는 비슷한 색조를 배치하여 색을 강조하는 편이 나았기 때문이다. 대담한 사용이라 하여 눈을 끌었던 ③ 정빈의 검은색 당의와 치마는 눈여겨보면 속이 비치도록 엷은 검정천 아래에 진한 보라색 옷이 숨어 있다.

<음란서생>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몇겹의 옷을 겹쳐 입는다. 정경희 의상팀장은 패턴을 모아놓은 봉투에 원단을 붙여놓았는데, 많게는 열 조각 가까운 원단이 쓰였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옷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단순하게 한벌만 입어서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 모든 천을 염색해서 쓰는 정경희 의상팀장은 옷감의 결을 이루는 텍스처에서도 사연을 찾아내고 치마 아래 숨어 보이지 않는 속옷에도 감정을 불어넣는다. 때로는 글자 그대로 뒤집기도 한다. ④ 왕의 곤룡포가 그렇다. “용무늬를 수놓았는데 그걸 뒤집어봤더니 용이 진흙탕에서 꿈틀대는 듯하여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검정에 가까운 곤룡포에 뒤집은 천을 붙였다.” 왕의 색은 본디 붉은색이라 하지만 문헌엔 새파란 쪽빛 곤룡포도 기록되어 있으며 금박은 진짜 금을 사용해 호화로웠다 한다. 그러나 한벌을 짓자면 수백만원이 들어야 하는 금박을 쓸 수는 없기에 가장 비싼 천을 쓰되 그 위에 천을 한겹 덮는 대안을 만들었다. 왕과 정빈이 입은 옷은 사치의 극단에 있을 테지만 은은하게 숨을 죽여 경박하지 않다.

정빈이 은밀한 자리에서 입는 옷은 검은 당의와 붉은 원삼보다 훨씬 자유롭다. 그녀의 평상복인 ⑤ 엷은 분홍빛 의상은 가슴 밑부분에서 편안하게 퍼지는데, 드라마 <해신>을 보았다면 그 선이 눈에 익을 것이다. 조근현 미술감독은 “그 옷은 통일신라시대 복식이다. 요즘 1970년대풍의 옷을 입는 것처럼, 당시에도 비슷하지 않았을까”라고 시대를 거스른 의상의 형태를 설명했다. 정빈이 음란서적 제조소인 유기전 밀실에서 윤서를 만나는 순간은 선홍색으로 타오른다. 정경희 의상팀장은 음란한 색이 무엇인지 찾다가 불타는 듯 새빨간 색을 떠올렸고 그 위에 기계수를 놓은 ⑥ 노방 베일을 덧붙였다. 여염집 여인들이 흔히 입는 단순한 치마저고리지만 색이 과감하여, 정인을 찾은 한 여인으로서 정빈의 마음이 배어 있는 셈이다.



가장 마지막에 짓고 있는 ⑦ 내시관은 공이 많이 들어간 세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시들의 공간이란 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아 온전히 상상해내는 수밖에 없었다. 이 공간의 중심은 커다란 나무욕조. 나무가 습기를 먹으면 세월이 묻어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공간 전체를 나무로 마감하고 무채색을 사용해 어두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지금까지 사극에 등장한 내시들은 녹색이나 청색을 주로 입었다. 그러나 <음란서생>은 대나무통에 죽은 성기를 담아 진열하는 내시들의 불행을 검은색으로 애도하였으며, 그 아래 붉은색을 넣어, 이제 사내가 아니지만 여인도 되지 못하는 정욕을 암시했다. 기생을 끼고 앉은 ⑧ 조 내시(김뢰하)의 붉은 옷이 검은 정복을 한겹 벗은 실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이야기는 실화로, 이 사건은 1987년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건 발생 그대로를 묘사하였다.}

 1987년 미국 노스 다코타주 파고(Fargo, North Dakota).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gaard: 윌리암 H. 마시 분)는 자신의 아내(Jean Lundegaard: 크리스틴 루드루드 분)를 유괴하여 돈 많은 장인(Scotty Lundegaard: 토니 덴맨 분)으로부터 몸값을 받아 내는 계획을 세운다. 제리는 자동차 수리공 샘을 통해 잡범 칼(Carl Showalter: 스티브 부세미 분)과 게어(Gaear Grimsrud: 피터 스토메어 분)를 소개받는다. 폭설이 내리는 어느 겨울밤, 파고의 후미진 바에서 만난 제리와 칼과 게어. 제리는 범인들과 8만불의 몸값을 나누어 갖기로 하고 아내의 납치를 의뢰한다. 범인들에겐 회사에서 새로 출고한 밤색 씨에라 자동차까지 몰래 빌려준다.

 납치범들은 제리의 아내 진을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사건이 엉뚱한 곳에서 뒤엉키기 시작한다. 진을 태우고 은신처로 향해 가던 범인들이 뜻하지 않게 고속도로에서 속도위반으로 검문을 받게 된 것이다. 당황한 칼과 게어. 어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 한 게어의 총구가 경찰관을 향해 불을 뿜는다. 설상가상으로, 살인현장을 목격한 지나가던 무고한 사람을 쫓아가 두사람 마저 죽이고 마는데.

 [스포일러] 한편, 시골 경찰 서장 마지(Marge Gunderson: 프란시스 맥도맨드 분)가 미네아폴리스 근교에서 발생한 이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마지는 만삭의 몸에 아침마다 자동차 시동을 거느라 남편(Norm Gunderson: 존 캐롤 린치 분)의 손을 빌려야 하는 여자 경찰관이나, 타고난 수사관이다. 마지는 눈 위에 찍힌 두 사람의 발자국과 살해당한 검문 경찰이 남긴 메모를 토대로 점차 사건의 실마리에 근접하고, 마침내 제리의 사무실에까지 찾아 온다. 당황한 제리는 몸값만 빨리 챙겨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장인의 고집도 만만치 않다. 사위를 못미더워 하는 장인은 범인들에게 직접 돈을 건네려 하고, 칼은 낯선 인물에 당황하여 장인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까지 부상을 입는다. 부상을 당한 채 은신처로 달아나는 칼.

 한편, 범인들의 뒤를 쫓던 마지는 마침내 범인들의 은신처를 찾아낸다. 그곳에서 돈을 나누고 마지막 남은 씨에라 자동차 소유로 인한 다툼 끝에 게어가 칼을 살해하여 분쇄기에 갈고 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고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남편 제리는 어느 도피처로 있는 모텔에서 검거된다.

홍성진 영화 해설

코엔 형제의 6번째 영화이자 이들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되는 범죄 폭력물. 96년 깐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 감독, 여우주연,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영화는 제목과 동일한 미국의 지방 도시 '파고'를 배경으로 하여 돈을 목적으로 남편이 범법자들을 사주하여 아내를 납치한 충격적인 사건을 그렸는데, 납치, 살인이 뒤얽힌 실화극(실제는 실화처럼 가장한 것임)에 숨막히는 속도감과 서스펜스를 가미하여 스릴러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한껏 살렸고, 등장 인물들이 구사하는 스칸디나비안 액센트라든가 코엔 형제 스타일의 독특한 리듬감이 매력을 더해 주고 있다. 원제목 '파고(Fargo)'는 사건이 발생한 곳의 지명이기도 하며, '일이 돌이킬 수 없이 멀리 꼬여 들어간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말 실제로 일어난 사건처럼 영화 첫머리에 'Based on a true story'라고 하고, 등장인물을 가명을 사용하여 사건 그대로 묘사하였다고 나오지만, 코엔 형제는 DVD 코멘트에서 사실은 이 영화의 내용이 실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유괴범 칼로 분한 스티브 부세미(Steve Buscemi)는 타란티노 감독이 가장 아끼는 배우답게 개성있는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하고 있으며 조엘 코엔의 아내이기도 한 여배우 프랜시스 맥도맨드(Frances McDormand)는 만삭의 경찰 서장역을 훌륭하게 소화하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그녀는 남편인 조엘 코엔의 데뷔작 <분노의 저격자>로 데뷔했었다.

 유명 영화평론가 레너드 말틴은 자신의 영화 가이드북 2000년도판을 기념하여 20세기에 나온 수 많은 영화 중 꼭 봐야할 '100편의 리스트'를 선정하였는데, 90년대 영화에선 <좋은 친구들>, <쉰들러의 리스트>, <펄프 픽션>과 함께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있다.

 옥의 티. 남편 제리의 사무실을 보면, 회사 근무자들의 사진이 수십장 걸려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자세히 보면, 동일한 인물들이 다른 포즈로 흩어져 걸려있어 모두 다른 인물인 것처럼 보인다.

출처 네이버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찰스 리드비터는 그의 책 《무게 없는 사회》에서 ‘창의적 무지’라는 개념을 신경제의 핵심으로 내세운다. 정보가 넘쳐나는 지식사회로 갈수록 무지한 게 오히려 더 창의적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알면 알수록 특정한 틀에 갇혀 창의적 사고를 잘 못한다는 것.

델(Dell)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창업 당시 컴퓨터 시장의 유통방식, 조직 관행 등을 잘 몰랐다. 대신 그는 스스로 ‘왜 사업을 반드시 그런 식으로 해야만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업계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당시에 컴퓨터 사업이 왜 그렇게 조직돼야 하는가에 대해 수많은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있었다. 그리곤 그런 지식 때문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새로운 일을 꺼리고, 몸을 사리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델은 조립식 컴퓨터를 직접 개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어찌 보면 아주 순진한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게 창의적 무지의 힘이었고, 델을 세계적 컴퓨터 회사로 키운 원동력이었다는 게 리드비터의 해석이다.

창의적 무지의 힘을 보여 주는 영화가 <허드서커 대리인>(감독 조엘 코엔, 1994년)이다.

영화에서 노빌 반스(팀 로빈스)는 허드서커 인더스트리라는 대기업의 주가를 폭락시키려는 음모에 의해 영입된 꼭두각시 회장이다. 부도덕한 이사 머스버거(폴 뉴먼)는 오너였던 허드서커 회장이 자살하자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이를 매수, 회장에 오르려는 음모를 꾸민다. 주가를 추락시키기 위해선 최대한 바보 같은 인물을 찾아 회장 직에 앉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사람이 바로 시골에서 갓 상경한 촌뜨기 반스다. 경험도 없고,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가 회장이 된다면 당연히 주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실제로 반스가 회장에 오르자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자신이 훌륭해서 회장이 된 줄 착각한 반스는 주주들과 언론으로부터 멍청이, 바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 혼란을 겪는다.

그리곤 무언가 해야겠다며 서둘러 엉뚱한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사진에게 최고의 아이디어라며 제시한 것은 흰 종이 위에 달랑 ‘동그라미’가 그려진 설계도.

바로 전 세계 최고의 히트 상품인 ‘훌라후프’의 아이디어였는데 아무도 제품의 가능성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걸 왜 하죠?”, “배터리랑 함께 파나요?”, “유아들한테 안전할까요?”, “어떻게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등등의 질문이 쏟아진다.

노빌은 그냥 “이건 그냥 돌리는 것”이라고만 답할 뿐이다. 이사들은 도대체 사람들이 그걸 왜 가지고 놀겠느냐고 반문한다.

머스버거를 대표로 한 이사진들은 결국 제품 생산을 결정한다. 주가가 더욱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제품은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대박 신화를 창조한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반스의 순진무구한 아이디어가 의도하지 않게 성공을 거두고, 창의적인 제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 준다.

또한 그의 순수함에 이끌려 사람들이 점차로 그를 좋아하고 따르는 장면을 통해 ‘진실의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 준다. 확고부동한 지식으로 자신만의 고집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것들을 제시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 모든 것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오늘 알았던 정보가 내일 쓰레기가 되는 시대, 편견 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창의적인 것을 제시할 줄 아는 ‘창의적 무지’란 덕목이 요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박일한 기자(ilhan@ermedia.ne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영국 터너상 93년 수상자이며 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 했던 여성조각가 레이첼 화이트리드는
대칭구조를 이루는 단순한 조형을 통해 독특한 균형미를 보여주는 작가.
 책꽂이 옷장 침대 싱크대등을 석고 브론즈 합성수지등의 재료를 사용해 만들면서,
드러나지 않은 공간이나 텅빈 공간까지 형상화하고 있다.

김은수 국제갤러리 큐레이터는 "두 작가 모두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 를 은유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작품마다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이고 있는 것도 공통적"이라고 설명한다.
화이트리드의 작품을 먼저 살펴보자. 그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침대, 욕조, 싱크대, 책꽂이를 화두로 삼는다.
옷장문을 열면 나타나는 어 두운 빈 공간을 흰색 석고로 그대로 떠낸다.
'무(無)'로만 여겼던 빈 공간이 백색 덩어리로 덩그란히 놓인 모습이 낯설고 기묘하다.
그는 책꽂이와 책꽂이 사이 공간도 석고로 그대로 떠냈다. 석고에 찍 힌 책들이 남긴 색색의 흔적이 이채롭다.
삶의 흔적을 담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화이트리드는 "어린 시절 옷장 속에 앉아있기를 즐겨했던 기억이 난 다. 텅빈 옷장 속에서 나를 에워싼 어두운 공간에 대한
경험을 형상 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무제(트라팔가 광장 대좌)' '무제(단행본)' '무제(서 고)' 등 총 10점이 나온다.
'무제(트라팔가 광장 대좌)'는 런던의 심 장부 격인 트라팔가 광장에 실제로 세워진 설치작의 모형작이다.
조 형물을 올려놓는 대좌와 똑같은 형태를 투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 거 꾸로 돌려 세워놓았다.
극히 단순하면서 완전한 균형미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이원론을 은유 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레이첼 화이트리드전▼

화이트리드의 작품은 언뜻 보면 단순하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일상의 흔적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작가의
비범한 창의력에 놀라지않을 수 없다.
그의 대표작인 책꽂이 석고 형상물 ‘무제’. 책이 꽂힌 책꽂이와 책꽂이 사이를 석고로 씌우고 석고가
마르면 책꽂이와 책을 빼낸다. 책장의 흔적이 남고 책표지의 색깔이 은은한 흔적으로 남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뽀얀 작품은 담백하고 단정하다.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책꽂이와 책꽂이 사이의 빈 공간에 눈길을 준 화이트리드.
그 비어있음에 생명력을 부여함으로써 사소한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책의 흔적을 보고 있으면 여기 꽂혀 있던 책은 무엇이고, 누가 이 책을 읽었을까,
잠시 생각에 빠지게 한다.텅빈 꽃병의 내부를 주조해 만든 작품도 눈길을 끈다.
꽃병 내부의 빈 공간을 작품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관객들을 비어있음에 대한 사색으로 이끈다.







현대미술의 보고 런던의 테이트 모던에서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embankment.
이 상자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크리스마스장식품등을 보관하던 종이상자를 합성수지로 떠낸 열수 없는 상자를 쌓아놓은 것입니다.

다시는 열어 볼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이라는 상자. -아무도 열 수 없는 시간과 기억의 상자-

내게는 무엇이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