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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나마스테를 만난건 내게 우연이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찾고자 하는 책이 있어 뒤적 거리다가 어렵게 구한 후 나오려는데 반납함에 이 책이 보였다. 얼마전 친구의 결혼식에서 주례선생님으로 서있던 이 작가분을 보고 참으로 호기롭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분의 책을 몇권 사기는 했지만 아직 읽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 책만큼은 나마스테가 주는 따뜻한 어감 때문인지 잘 읽을수 있을것 같았다. 작가 자체에 대한 기대감과 제목이 주는 따뜻함 만으로 책을 집어들고 학교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나는 지금 미술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관람객이 없을때면 한쪽 구석에 앉아 책을 읽곤 하는데 자꾸 흐름이 끊어져서 읽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나마스테를 처음 펼친 날은 손님이 왕창 몰렸다가 확~~ 빠져나간 후 여백의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난 한줄 한줄 책을 읽어내려갔다. 처음에는 세상이 화~~ 안해요..라는 말을 남긴 저 청년이 대체 누구일까...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어 나갔고 점점 읽어 나갈수록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했었던 외국인 노동자 에 대한 관심으로 생각이 옮겨졌다.
솔직히 그랬다. 술집에서 외국인 노동자라도 만날라 치면 저 돈모아서 잘살 생각은 안하고... 뭐 이딴식으로 생각하길 잘했다. 괜히 슬슬 피하기도 하고... 그런데 재작년 보았던 인권위원회에서 만든 만화영화 별별이야기 자전거 편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깨닫게 되었고 그 후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의 폭을 넓히기로 하였다. 켤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그러나 그저 내생활에 떠밀려 살다보면 또 한구석으로 그들에 대한 생각을 밀어버리고 만다. 다시 이책을 읽으며 반성하게 되었고 내 나라가 부끄럽게 여겨지고 분통이 터지고 눈물이 났다.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사랑이야기이다. 그 사랑의 범위가 작은 것이 아니라 인류애처럼 넓디 넓게 퍼진 사랑이여서 그렇지... 오랜 시간 [락슈미 여신] 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신까지는 안되더라도 내 초등학교 시절 꿈은 자선사업가였다. 나처럼 가난하고 하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 못 하고 못 먹는 친구들 위해서 살고 싶다며... 그런 꿈을 꾸곤 하였는데 지금 내 삶은 내 입에 넣기 바쁘고 내 살 찌우기 바쁘다. 참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나마스테... 처음 마주친 그 단어는 따뜻함이였는데 지금의 나마스테는 평화로움이다. 나만 평화롭다고 평화로울수 없다는 걸 안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 조금은 넓히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