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서평단 알림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 여신들의 사랑과 질투, 배신, 그리고 용기...
베티 본햄 라이스 지음, 김대웅 옮김 / 두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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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신농씨,환웅,주작,아가멤논,헤라클레스..
신화라면 긴긴 겨울밤 왜 이리 설레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어린 시절 방학이면 밤을 지세며 읽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불핀치를 거쳐 이윤기까지 두루 섭렵해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록새록 감회가 늘 남다르다.

'프로쿠르스테스의 침대'니 '카산드라' ' 오레스테스' '다모클레스의 칼'이니 남에게 뻐기기 위해 읽기도 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빠져 들면 '신화'라는 말만으로도 내가 제우스의 선택을 받은 아름다운 여인인냥 참 설레어진다.

그런데 그전엔 그냥 신화의 한 일부로만 느꼈젔던 에피소드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여인,여신들은 하나같이 가부장적 제도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절실히 느꼈다.
남신들에 의해 억지로 사랑을 강탈당했는데 벌을 받아야 했던 수많은 여인들,님프들,여신들..남신들은 수없이 바람을 피워대도 상대방 여인들만 벌을 받았건만 단한번의 스캔들로 창피를 톡톡히 당해야 했던 아프로디테..

같은 여자라서 다소 억울한 면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그 때 그 시대가 그러했는것을..

이윤기씨의 경우 구술문화의 저자답게 이야기가 참 술술 한국인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쓰여졌다면 이 책의 경우 그냥 에피소드의 나열 위주라 그 점은 다소 아쉬웠다.그러나 이 다음 결혼을 하여 내 아이의 잠자리에서 밤마다 신화를 읽어 줄 때 짧고 재미있게 읽어주기엔 안성맞춤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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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메이트'-영혼의 동반자

흔히들 이 단어를 남녀 관계에 많이 쓰곤 하나 나는 '소울 메이트'가 꼭 그런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영혼이 통하고 뜻이 통하는 데 이성관계니 나이니 이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가지 연유로 제스와 할아버지가 서로에게 소울 메이트라고 생각했고 지난해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오는 해에 여섯살이 되는 큰 조카의 관계를 많이 떠올리며 읽었다.

까다롭고 엄하기로 유명하셨던 아버지는 당신의 첫 손자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 조금 섭섭해 하시었으나 곧 그 손녀와 죽이 잘 맞아 수십년을 아버지를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놀래키곤 하시었다.어찌나 손녀를 이뻐하시었는지 독한 항암 주사와 진통제로 쓰인 모르핀의 여파로 섬망이라는 치매가 오셔서 기억을 놓으셨을 때도 그 손녀만은 어찌나 이뻐하셨는지 주위에서 참 짠해 했었다.그 손녀가 이제 여섯 살이 되는데 아직도 어렴풋이 할아버지를 기억하는지 지난 추석에 가족 사진을 보더니 '저기 사진 속 사람 중에 부산 할아버지만 안 계시네..내가 조금 더 호 해 드렸으면 하늘나라 안 가셨을 수도 있었는데..'라며 듣던 이들 눈물을 훔치게 했었다.한갓진 오후에 집안 사람들 낮잠 잘 때 아버지와 내 큰 조카 둘이서 아무말 없이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마냥 그렇게 오도카니 앉아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던지라 짠한 마음이 더하였었다.

<리버 보이>를 읽으며 그 한갓진 오후에 내가 보았던 내 조카와 아버지의 뒷모습이 자꾸 떠올랐었다.조카가 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었다며 아마 내 아버지도 책 속 할아버지가 제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손녀에게 리버 보이를 만나게 해 주려 노력했었겠지? 책 속 할아버지와 제스가 그랬듯 내 아버지와 조카도 소울 메이트였으니까 리버보이를 통해 손녀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내 주고 싶어 하셨을 것이다.

책 속 제스가 리버 보이를 찾아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록 나의 기억도 1년 전, 2년 전 내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또 제스가 강을 헤엄쳐 내려올 수록 내 안 깊숙한 곳에 고여 있던 눈물들도 더 이상 고이고 고여 곪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어디에선가 흘러내려 정화되어지는 것을 느낀다.그것으로 성장 소설이라는 이 책의 할 일을 충분히 한 것이리라. 성장 소설이라는 것이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소설 속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도 있겠지만 책을 덮을 즈음엔 읽는이의 생각도 같이 성장하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분명 많이 아프고 힘든 일이다.나 역시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요즘도 가끔 많은 눈물을 흘리고 길을 가다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을 보고 무의식 중에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그런 날 밤이면 베게가 흥건히 젖곤 한다.아직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 담담하기 일러 그런 것일것이다.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제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보고 말했던 그랬던 것처럼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흘려 두어야 마음에 고이는 것이 없음을 알기에, 몇 번의 눈물 후에 나와 나의 가족도 죽음 앞에 담담하게 슬퍼할 수 있을 것도 알기에..

10년쯤 지나 내 조카가 제스의 나이 즈음 되었을 때 '너의 어린 시절 너에게 영혼의 동반자가 있었으니 그 분이 더 살아계셨으면 아마 너에게 책 속 할아버지처럼 리버 보이를 만나게 해 주려 노력하셨을 것이야'라며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그 때가 되어도 내 조카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러리라 믿는다.그들은 정말 영혼의 동반자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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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환의 책 읽는 아침 07,12월13일 선정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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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
폴 오스터 외 지음, 알베르토 망구엘 엮음, 김석희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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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교회가 싫어서 십자가 달린 악세사리 조차도 않하는 이들도 크리스마스라면 무언가 해야한다는 강박증을 가지는 꼴도 보기 싫고,가족과 함께가 아닌 연인들로 붐비는 러브호텔,비디오 방하며 흥청망청 술집들..

그런 것들이 싫다면서 헐리우드와 코카콜라 회사가 만들어낸 크리스마스의 기적,산타클로스의 이미지로 인해 나도 '크리스마스'하면 반사적으로 연상하는 것들이 있었나보다.이 책을 처음 잡았을 때 나도 모르게 크리스마스의 기적에 대한 글들을 기대하고 있었더랬다.그러나 하나같이 냉소적이고 어두운 크리스마스의 얘기가 실린 책이었다.하긴 첫 장부터 유대인 폴 오스터가 쓴 크리스마스에 대한 글이라니..

단편 소설이라는게 대부분 짧은 이야기 속에 반전들을 숨기고 있는 글인지라 처음엔 좀 당혹스러웠다.그러나 인생 자체가 늘 헐리우드 영화처럼 늘 반짝이는 크리스마스가 아님을 알기에 당혹스러움을 걷어내고 나니 문장 자체가 가슴에 박혀 들어오기 시작했고 대단한 독서광이라는 엮은이 알베르토 망겔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원한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크리스마스를 빼고 세계 유수의 작가들을 다이제스트로 만나는 기쁨을 그냥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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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 얘기라 모르는 정치인들 이름의 열거에 그들의 역사를 다 모르기에 마음 속 깊이 와 닿지는 않았지만 선거철에 때맞춰 읽어서 그런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책읽기였다.게다가 아무리 남의 나라 선거 얘기라 하더라도 정치판은 다 거기서 거기인가보더라..미국의 정치 공작도 흙탕물 바닥이긴 마찬가지이던걸..

언제부터인가 '선거'하면 상대방을 비방하고 고도의 정치공작들이 떠오르지 지켜질 공약을 내세우는 메니페스토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하긴 이 사회에 메니페스토가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만은..

이 책을 읽을 때는 대선 유세가 한참일 때였고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차기 대통령으로 이명박씨가 당선이 된 상태이다.(내가 열받아 선거 사무실에 전화 했던 후보가 바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이시다.ㅡ.,ㅡ)

후세에 17대 대통령 선거가 역사에 길이 남을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기억되지 않았음 좋겠다.물론 내가 지지하지 않았던 이지만 당선자가 스캔들을 넘어서 권좌를 다른이에게 넘겨 줄 때에도 당선되었을 때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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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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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세상엔 내가 모르는 작가도 많고
그래서 읽고 싶은 작가의 작품도 많고
아직고 읽어야 할 책들도 많다.
특히나 매년 노벨문학상이니 문학상 수상작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내가 모르는 작가들만 있는지..

도리스 레싱도 그런 작가 중 하나였다.
내가 선호하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중에 한 권이라 언제 읽어봐도 읽었을 터이지만 올해 노벨문학상을 타지 않았던들 내가 이리도 선뜻 그녀의 작품을 선택했을지는 의문이다.
노벨문학상이라는 그럴듯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어렵게 다가왔던지라 솔직히 겁을 먹고 시작하였지만 <다섯째 아이>는 겁 먹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다복하고 전통적인 가정을 꾸리길 원했던 이 시대에 희귀한(?)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한다.그들은 쉴 새 없이 아이를 가졌고 늘 친척들을 초대해 긴 휴가를 즐겼다.그들은 그런 삶을 사랑했고 만족했으며 몇몇의 친척은 그런 삶을 동경하기도 했다.다섯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괴물같은 한 아이로 인해 단란했던 가정이 어떻게 서서히 허물어져 가는가를 물 흐르듯 너무나 잘 표현한 작품이다.소설 속 캐릭터라 다섯째 아이 '벤'이 꼭 악마인냥 괴물인냥 설정되었지만 우리 주변에 벤처럼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가정울 보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만 비난 받고,장애를 가진 아이의 탄생으로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흔히 본다.<다섯째 아이>가 1988년 작품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이 이리도 똑같단 말인가? 진보한다 생각했는데 제자리이고 어떤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세상..내 다섯째 아이에겐 그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아야 할텐데..

특이하게 이 작품은 장章 구분이 없어 끊어 읽을 때 약간 당혹스럽지만 작가가 얘기하고픈 것을 술술 잘 써내려가서 푹 빠져 책읽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므로써 노벨문학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도 하나이 수확이라면 수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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