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서재활동이 활발하지도 않고 즐찾 서재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오늘은 서재브리핑을 한 번 눌러보고선 아주 싸..하면서도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이 되어서,
내가 이 곳에 서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면, 내 서재조차도 잘 들어오지 않으면서 서재브리핑을 클릭한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참 새삼스럽고 의아한 일이기도..
암튼, 오늘의 서재브리핑은, 내가 즐찾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서재가 저마다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하늘이 어두웠고, 비라고 하기엔 민망한 물방울이 흩뿌렸던 오늘 날씨처럼
뭔가 알 수 없는 것들을 잔뜩 머금은 채 웅크리고 있는 세상에 대해 왠지 모를 공포감이 일었던
내 이십대는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길가에 주저앉아 울어버릴 것 같았던
봄빛에 설레며 피어나는 꽃이 아니라 봄기운을 이기지 못 해 어쩔 수 없이 녹아내리는 얼음같았던 오늘,
저 서재브리핑 속에서 빛나고 있는 몇 개의 글이 내겐 뜻하지 않은 봄비가 되어주었다.
이렇게 예기치 않은 곳에서 얻는 위안이라니.
하. 난 즐찾을 정말 잘한 것 같아.
푸석푸석 말라가는 마음에 전혀 도움을 줄 것 같지 않은 책들을 꾸역꾸역 장바구니에 넣다가
무슨 생각에선지 문득 손길이 향한 내 황량한 서재와 저 쪽 구석의 서재브리핑 메뉴, 그걸 클릭하기까지의 몇 초,
그리고 서프라이즈 선물같은, 이렇게 촉촉한 마음.
올 봄은 이 마음의 봄비로 족할 것 같은, 3월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