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스짱 > 반짝거리는 이야기의 달인, 온다 리쿠:)






일년 여전까지만해도 제가 편애하는 작가는 요시모토 바나나였습니다.
하지만 몇달 전 온다 리쿠의 책을 읽고, 그만 단숨에 그녀의 아우라의 반해버리고 말았어요
이야기 속에서인지, 인터뷰에서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신은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아름다운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쓰게되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그 말에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애틋한 추억과 고교시절을 가지신 분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시절에 관한 환상이 더욱 더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저는 그녀가 단지 이야기의 소재만으로도 그런 사람들의 목마름을 덜어주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역시 그녀의 매력은 미스테리하면서도 순수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이색적이지않은
이야기 전개와 그야말로 반짝거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능이겠지만요.
그런 소재를 꾸준히 다뤄주는 것만으로도 애착하게되는 작가입니다.
일본판타지 노벨 대상, 나오키상의 후보에도 오르고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이나 서점대상같은 굴직한 상들도 받았지만,
그런 상들에 대한 가치부여보다는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들에 더욱 흥미가 가요
하나 둘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노스탤지어에 빠지고있자면,
만약 그녀가 20대에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글을 쓰려고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좋은 작품들을 겪지 못했었겠지 싶어 아찔한 기분마저 듭니다.
(새삼 온다 리쿠를 작가로 끌어내게한 계기가 되어준 사카미 겐이치씨에게도 고맙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온다 리쿠라는 작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번역된 책들도 그녀가 펴낸 책들에 비해 턱 없이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더 알아가고 싶고 지켜보고 싶은 작가입니다.

학교의 전설이 되어버린 사요코, 그렇게 이어져 내려온 여섯번째 사요코와
사요코와 얽힌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다 읽고나면 추억에 대한 재담정도이지만
읽을 당시에는 추리적 요소가 다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있어서
미스테리물로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진짜 사요코같은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여섯번째 사요코와 굽이치는 강가에서를 비교하자면, 역시 비슷한 작풍이죠
물론 등장하는 주인공이 고등학생들인 것도 그렇고, 가스미의 캐릭터도 은근히 사요코와
겹치는 구석이 있습니다. 역시 등장하는 인물들의 포지션도 어느정도 정해져있고
이런 것을 비교해가며 읽어도 재미있고, 작가가 이끌어내는 글의 전개와 방식에 흡입되어
읽어도 아주 괜찮은 제목만큼이나 의미심장한 온다 리쿠의 메시지적인 소설이예요
밤의 피크닉. 국내에서는 이 작품때문에 온다 리쿠가 알려지기 시작한만큼
대중적이고 건전한 느낌의 청소년 성장소설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성장통에 대한
느낌도 뚜렷하고, 네버랜드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의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
남성적인, 소년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글이라고 느꼈어요.
온다 리쿠도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밤의 피크닉.

미소년들이 잔뜩 등장하는, 제게는 성장통보다는 이 미소년의 유유자적하면서도
신랄한 그들의 마지막 겨울이 빛나보이는 이야기 였습니다. 기억 속에 남은 건
나이와 성별에 맞지않은 엄청 구미가 당기는 맛있는 음식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온다 리쿠의 취향과 작풍이 잘 느껴지는 이야기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 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모색. 에다가 멋진 소재와 이야기들이 담긴
뫼비우스의 띠를 올려 놓은 느낌이랄까요? 읽는 독자에게도 이야기는 무엇인가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어떤 것이며 그에 대한 자세는 어때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탐구와 모색 이라는 단어들과도 꽤 잘 어울릴 듯한 네가지 단편을 묶은 소설입니다.
이 책속의 책이 바로 흑과 다의 환상과 보리의 바다에서 가라앉은 열매, 황혼의 백합의 뼈 죠.
국내에는 황혼의 백합의 뼈는 아직 미출간인데, 어서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일본 내 인기투표에서 리세 군단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조금은 많이 음침하고 무섭지만 그래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야기 같아요
온다 리쿠의 상상의 나래를 마구 휘젖고 다니는 듯한 환상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과는 다른 이색적인 장소라 더욱 몽환적이게 느껴지는 소설이예요
올 5월에 온다 리쿠의 책 두권이 더 출간된다고 하죠?
정말 많이 기대되고 또 기다려집니다.
자 이제 한번 미스테릭하고 그로테스크한 반짝이는 온다 리쿠의 세계로 빠져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