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후에 상가 건물을 매입하려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 벤츠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오후 내내 다녔습니다.

매입하려는 금액대는 30억원 전후이고 지역은 오직 강남. 서초까지는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논현동에 1개, 서초동에 2개를 봤습니다.

2개는 그럭저럭 괜찮았고, 1개는 별로더군요.

 

카페에서 커피 1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역시나 ‘강남불패론’이 다시 나왔습니다.

“같은 투자가격대면 자산가치 상승률이 강남을 따라올 수 없다.”

(실제로 이 친구의 어머니는 ‘부동산 부자’입니다. 이 친구도 투자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어깨 너머로 봤는지 안목은 높더군요.)

“강남에서 재미 본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강남에만 투자한다.”

(용산, 아산, 시흥 같은 경우도 이미 몇 년 전에 투자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때 팔고 빠져 나오던가, 보상을 받던가 합니다.)

 

얘기를 더 나누다 보니 그 친구(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의 생각은 저와 다른 부분도 있더군요.

무슨 얘기인가 하면 ‘가진 자의 여유’일 수도 있겠고, 정말로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세상에는 많다. 지독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라는 마음가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남에 재건축 아파트 하나를 2년 전에 직접 샀는데 그게 지금 3배가 되었다. 2억에 사서 현재 6억. 근데 그런 불로소득이 투자냐? 그렇게 쉽게 번 돈은 또 쉽게 써진다.”

“없는 돈에 여기 투자하고, 또 대출 받고 쪼개서 저기 투자하고 그렇게 살기는 싫다. 지금 사려는 것도 노후대비도 하고, 내가 직접 하려는 장사가 여의치 않을 때 일정 수준의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나는 장사를 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뭘 해도 안 된다. 그래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는 선배 중에 모텔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잘 되는 곳은 월 5%의 수익률이 나온다. 연간 60%의 수익률이다. 물론 대부분이 현금거래다. 그러니 탈세는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걸로 돈 벌기는 싫다.”

이상이 그 친구가 한 얘기 중에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별로 할 얘기가 없더군요.

주로 듣고 있었습니다.

일할 땐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말을 많이 하게 되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이 들으려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친한 사람 중에 물론 이 친구보다 더 부유한 사람들도 많습니다만(중학교 때부터 강남에 살아서인지… 확실히 강남엔 대단한 부모를 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걸 최근 들어 알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마도 연세가 드시면서 슬슬 상속문제가 나오는가 봅니다.), 최근 들어 투자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 본 사람이 이 친구입니다.

이 친구의 생각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다지 있는 티도 안 냈고, 돈도 함부로 쓰는 친구도 아니었으니까요.

그 전에 몰던 차도 EF소나타였습니다.

 

그런데 한 며칠동안 의기소침해 있었습니다.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오더군요.

카페에 글 쓰다 만 것도 막상 계속 쓰려고 하니까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하는 자괴감도 들더군요,

거기다 일요일 날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갔었는데, 대구에 유명한 호텔 소유주 아들이 드디어 대표이사 직을 물려 받았더군요.

‘은 스푼을 물고 태어난 사람들’을 지켜볼 땐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생깁니다.

물론 저도 힘든 밑바닥 생활을 겪은 건 몇 년 밖엔 안 되지만(쉽지 않은 20대 후반을 보냈습니다), 쉽게 앞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건 사실입니다.

어떨 땐 주눅도 들고요.

 

20대 후반 같으면 전 그런 자리에 나가지도 않았을 겁니다.

거기에 가서 희희덕 거릴 시간도, 돈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가지고 돌아왔을 테니까요.

인생의 출발 자체가 다른 사람들을 내 자신이 힘들 때 옆에서 지켜보는 것 만큼 비참한 것도 없습니다.

 

전 허세 부리는 걸 싫어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이 무책임한 사람, 비겁한 사람, 허세부리는 사람, 약속 안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저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키지 못 할 약속은 하지 않고, 빈말 하지 않습니다.

없으면서 있는 척 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동차.

저는 자기 자산의 5% , 많으면 10%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차를 모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은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앞으로 나아갈 길도 조금 보이고, '작지만 확실한' 여유로움도 가져볼 정도는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어떤 면에선 부러워하기도 하구요.(허세 부리는 게 아닙니다. 근로소득 면에선 친구들 사이에선 최상위권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투자소득(임대소득, 이자소득 등)과 사업소득(이런 개념이 정확한 지는 모르지만 근로소득과는 다르게 지점 몇 개를 운영하면서 각 지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위에서 얘기한 친구처럼 여유 있는, 돈에 연연하지 않는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이 카페에서 얘기하는 대로 ‘지나간 기회를 아쉬워 하지만 말고,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다시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안목과 준비(마음가짐과 자금)’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 뵙겠습니다.

 

꿀꿀한 주말을 보내서인지 내용도 좀 거시기 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