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시대 - 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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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다."(신채호)-5쪽

(한국 정치는) 일방적인 교주 찬양만 있을 뿐 비판은 금기시하면서, 그걸 온갖 대의와 명분을 들어 정당화하는 게 꼭 종교를 닮았다. 동시에 경쟁 종교의 교주를 악마화하면서 악마 척결을 위해 자신의 도덕과 성찰을 쓰레기 취급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10-11쪽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안철수)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안철수)
-45쪽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 더 잘되겠지’라는 판단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회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 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했다."(안철수)-70쪽

애티튜드란 세상, 사람, 일 등을 다루는 태도나 정신 자세를 뜻한다고 볼 수 있겠는데,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어도 ‘싸가지’가 없으면 그 사람의 모든 게 싫어지는 것도 바로 그런 애티튜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81-82쪽

박경철은 궁지에 몰려 시간과 전쟁을 하면서 사는 삶을 통해 시간 관리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그는 우선적으로 시간 관리의 멘토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매일 아침 두 시간씩 라디오 방송을, 주 1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신문과 잡지에 고정 칼럼만 열다섯 편이나 쓰고, 전국을 다니며 하는 강연이 월평균 30건에 이른다. 토요일엔 안동의 병원에 내려가 본업인 진료를 한다. 그러면서도 매년 책을 한두 권 낸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180쪽

"책은 하루에 한 권 정도 읽어요. 화장실, 이동하는 차 안 등 토막 시간마다 책을 펼치죠. 매년 10월에 책 한 권씩 내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매일 200자 원고지 20~30장 분량의 글을 써서 저장해둡니다."(박경철)
-180-181쪽

"거래는 이익을 위해 싫은 일을 억지로 행하는 것이고, 희생은 이익을 바라지 않고 힘든 일을 행하는 것으로, 헌신은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최고 단계의 감정이다."(박경철)
-187쪽

"한국 사회에서 한 번 실패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늘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박경철)
-188쪽

한국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나라다. (강준만)-189쪽

"청춘은 특권이다. 실패는 경험이 되고 기회는 늘 손에 닿는 거리에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청년의 도전은 미숙하기 수비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어떤 좌충우돌도 용인된다는 말이 아니다. 치열하게 뜻을 세우고 뜨거운 열정으로 내달리다가 자신의 노력이 자신을 감동시키는 순간, 일거에 함성을 지르며 벼락처럼 쪼개는 것이 청년의 도전이다. 행운의 여신은 바로 그런 도전에만 깃드는 까다로운 수호신이다."(박경철)
-189쪽

"파울로 코엘료가 트위터에 올려놓은 비슷한 메시지를 본 적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너를 사랑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반드시 너에게 경고를 주고 일깨우는 원수 한 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사람들은 네 잎 클로버를 따기 위해 세 잎 클로버를 밟는다. 세 잎 클로버 꽃말이 행복이다. 행운을 잡기 위해 수많은 행복을 짓뭉개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하지 않다. 내 아이의 친구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 아이도 행복하지 않다. 왜 돈 있는 사람한테 하면 투자고 없는 사람한테 하면 포퓰리즘인가?"

"신들이 왜 위대한지 압니까? 아무 말 없이 들어주니까요. 소주병이 왜 위대하냐, 아무 말 없이 들어주잖아요."-202쪽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나는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낙타로 태어난 사람과 호랑이로 태어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다. 자기가 낙타로 태어났으면 사막에, 호랑이로 태어났으면 숲 속에 있어야만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쓰면서 살 수 있다. 숲에 사는 낙타, 사막에 사는 호랑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한비야)-232쪽

"나는 슬럼프란 말을 쓰지 않아. 대신 그냥 ‘게으름’이라고 하지. 슬럼프라고 하면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김난도)-240쪽

"청춘이 정녕 힘든 이유는 부단히 쌓아야 하는 스펙 때문이 아니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무섭기 마련이니까."(김난도)
-241쪽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김난도)-244쪽

"사랑하는 것은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정희진)-256쪽

"누군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거나 강자와 약자에 대한 태도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였다. 그걸 딱히 정의감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데, 동병상련이거나 약자에게 정서적 이입이 더 잘 되는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강하면서 약한 존재다. 사람들은 가끔 ‘공지영은 아픔을 과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서도 예민한 부분을 받아들여야 할 작가인 것이지, 남들 다 느끼는 고통에 대해서 그제야 얘기하는 것이 작가란 말인가?"(지승호)
-264쪽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공지영)

"그러니까 항상 배려하고, 힘이 센 사람들이 많이 조심해야 돼요. 저도 모르게, 저도 말하자면 글 쓰는 권력, 전파되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자꾸 잊어버리거든요"(공지영)
-276쪽

"젊은이여, 인생이라는 여행길은 멀고도 험난하니, 그대 배낭 속을 한번 들여다보라. 욕망은 그대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소망은 그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법. 젊었을 때부터 배낭 속에 들어 있는 잡다한 욕망들으 모조리 내던져버리고 오로지 소망을 담은 큰 그릇 하나만을 간직하지 않으면 그대는 한 고개를 넘기도 전에 주저앉고 말리라."(이외수)

"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이외수)
-286쪽

"인간은 딱 두 가지 유형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은 좋은 놈,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쁜 놈이다. 이상한 놈? 그런 건 없다."(이외수)-289쪽

"재미라는 것은 무시되어야 할 가치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휴머니티와 거의 동등한 가치가 재미다. 인간은 재미라는 가치가 없으면 행동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재미의 중요성에 대해서 (시민단체나 NGO에) 얘기해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울었는데도 재미있다고 하고, 깔깔거리고 웃어도 재미있다고 합니다. 재미는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치거든요. 그러니까 재미에 대해서 함부로 생각하지 말고, 재미와 휴머니티를 어떻게 배합하는가가 모든 프로젝트의 관건이라고 얘기합니다."(김영희)-311쪽

사실 김영희는 진보 정당이 사부로 모셔야 할 멘토다. 진보 정당의 치명적인 약점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적 우월감만 하늘을 찌를 뿐, 여전히 눈에 핏발 선 이미지다. 그를 멘토로 모셔가는 단체가 제법 있는 걸 보니 시민단체들은 이미 김영희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눈치 챈 것 같다. -314쪽

"이 세상은 무대이며 모든 남자와 여자는 배우다. 그들은 각자의 배역에 쫓아서 등장했다가는 퇴장하지만 사람은 한평생 동안 여러 가지 역을 담당한다."(셰익스피어)
-317쪽

"누구건 혼자 있을 때엔 진실하다. 다른 사람이 들어설 때에 위선이 시작된다."(랠프 월도 에머슨)

"우리 인간은 잠을 잘 때에만 위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윌리엄 해즐릿)
-318쪽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박성민)-320쪽

"한국인의 의식이 갑자기 선진화한 걸까요? 국가 원로까지 나서서 목소리를 높인 캠페인이 효력을 본 걸까요? 결정적인 이유는 ‘대기 번호표’ 발급기가 곳곳에 설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은행, 병원, 극장, 식당 등 어디서나 번호표를 뽑고 자기 차례를 기다려요. 대기 번호표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기회’를 줍니다. 더구나 이것은 자기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어요. 예측이 가능하면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올 수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다른 급한 업무를 먼저 처리하고 올 수도 있어요. 정치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겁니다."(박성민)
-323-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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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2-07-0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이 말 참 좋죠? <안철수 he,story> 에서 보고 따로 메모해뒀는데 멘토의 시대 에도 나오는군요. 이 책은 사놓고 아직 ㅎㅎ 얼렁 읽어야겠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