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죽어라 - 눈 푸른 외국인 출가 수행자들이 던지는 인생의 화두
현각.무량 외 지음, 청아.류시화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절판


살아 있는 것은 어느 것이나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모든 것은 덧없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해 깨달음을 이루라. - 붓다의 마지막 가르침 -5쪽

삶에 더 깊이 들어가고, 진정 열심히 시도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 불꽃을 일으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것은 변화한다. 삶의 한순간도 멈춤이 없이 흐르며, 어떤 것도 변화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생멸하는 이 모든 것 뒤에는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발견해야만 한다. 각각의 순간을 깊이 있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깨어 있는 삶을 살 때, 우리는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몸 안에서 몸을 관찰하고, 느낌 안에서 느낌을 관찰하고, 마음 안에서 마음을 관찰하는 것, 그것이 곧 수행의 길이다. (청아, 류시화) -10쪽

모든 것은 변화한다. 이 육신도 세상에 왔지만 세상으로부터 사라질 것이다. 고통은 그 변화를 막으려고 하는 데서 온다. 우리가 생각으로 만들어 내는 이 세상은 근본적으로 무상한 것이다. 그것들에 집착할 때, 그것이 무지이고, 고통의 원인이다. 하지만 생멸하는 이 모든 것 뒤에는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파란 하늘에는 구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온갖 변화가 일어나지만, 그 뒤에 항상 존재하는 그 무엇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발견해야 한다. (현각)-11쪽

"사실 무지란 이 세상이 무상하다고 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여러분이 '이 세상은 무상하다.'라고 보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때 여러분은 사물과 돈, 권력, 명예, 명성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뿐 아니라, 나아가 여러분 자신의 생각으로 만든 세상까지도 영원히 곁에 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것이 숭산 스님께서 실제로 의미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으로 만들어 내는 이 세상은 근본적으로 무상한 것입니다. 모든 생각, 모든 견해, 모든 느낌, 모든 조건, 그리고 모든 관념들은 본질적으로 다만 무상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들에 집착할 때, 그것이 곧 무지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느낌, 나의 견해, 나의 정체성, 그 모든 것이 무상합니다. 그 모든 것은 실체가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순간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그것들에 집착할 때, 그것이 곧 무지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관점입니다. (현각)-19-20쪽

고통은 생각에서 나오는데, 지금 세상에는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집착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무지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무지란 다만 생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생각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실체라고 믿거나, 내 생각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믿거나, 내 생각이 영원하며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을 때, 그것이 무지이며 그래서 그런 문제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현각)-25쪽

생과 사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매 순간 깨어 있고, 매 순간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간단한 진리이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인간 상황이다. 우리는 단지 이 몸, 이 무상한 수레, 어느 날엔가는 우주로 돌아가게 될 이 렌터카를 만족시키기 위해 생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만일 잠에서 깨어나 '참나'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이 렌터카를 우주에게 돌려줄 때가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때는 문제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죽을 때는 죽을 뿐이다. (명행)-45쪽

삶에서 몇 번이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베풀었습니까? 일생에 몇 번이나 아무 주저함 없이 주었습니까? 비록 타인에게 베푼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난 네게 무언가를 주었어.'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아니면 어떤 자선 단체에 베풀면서 '난 그들에게 많은 돈을 주었어. 난 그들에게 많은 음식을 주었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참된 베풂이 아닙니다.

참된 베풂의 의미는 거기에 주는 자도 없고, 받는 자도 없으며, 또한 베푸는 물건마저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일생에 과연 몇 번이나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무엇인가 돌아올 것이라는 어떤 생각도 갖지 않고 진정으로 베풀까요? 매우 드물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상으로 무엇인가를 기대합니다. (중략)

실제로 이것이 사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고 난 다음엥는 그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다니는가, 또는 지니고 있는가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리고는 "아! 그건 내가 준 시계다! 저건 내가 선물한 차야! 네가 내 차를 아직도 운전하고 있다니 믿을 수 없구나." 하고 말합니다. (명행)-66-67쪽

"자신을 돕는 일과 남을 돕는 일은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원효)-69쪽

"내려놓으라! 그대의 의견, 그대의 조건, 그대의 상황을 모두 내려놓으라! 지금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순간순간 행하라! 그대의 올바른 상황, 올바른 관계, 올바른 역할을 따르라." (숭산)-73쪽

늘 더 갖기를 원하고 더 좋은 거을 원한다면, 언제나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왜인가? 더 갖기를 원하고 더 좋은 것을 원하는 마음은 그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갖고 싶어서 밖을 기웃거리는 마음은 불안한 마음, 혼란스러운 마음이다. 반면에 내면에 만족이 있는 마음은, 마음이 모든 것을 지니고 있음을 아는 마음은 언제나 평화롭다. 이런 마음 상태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든 집착할 것이 없음을 이해하며, 그런 사람에게는 고통이 없다. (텐진 위용) -77쪽

죽음의 순간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살아 있는 동안 키워 온 자비, 사랑, 만족, 마음의 평화 같은 긍정적인 것들이다. 이것들만이 죽음의 순간에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즐거움의 순간, 즐거움의 기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순간에도 그 안에는 고통의 씨앗이 담겨 있다. 또한 인간 존재는 단순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자비는 우리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다. 자비는 생명 가진 존재들이 겪는 모든 고통의 근본 원인이 무지를 제거하려는 염원이다. (게셰 툽텐 룬둡)-115쪽

인간은 언제나 희망, 욕망, 혹은 바람을 지닌 채 계속 앞으로만 달려간다. 이것이 인간 삶의 방식이다. 언제나 달려가지만 최종적인 만족이란 없다. 좌절과 고뇌만이 있을 뿐이다. 소원이나 욕망을 이루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욕망은 이미 조금 더 앞서 간다.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얻으려고 할 것이며, 이런 악순환은 계속된다. 그때 늘 불만족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모든 즐거움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파나 완사)-140쪽

"그 누구도 위대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그 누구도 고구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천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의 행위에 따라 고귀하게도 되고 천하게도 된다." (붓다)-155쪽

고통의 원인은 마음속 집착과 갈망이다. 감각적 쾌락은 중독성이 있으며, 즐겁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그곳으로 가게 된다. 자꾸만 그곳으로 간다는 사실 자체가 고통이다. 금방 끝나 버리는 그 경험들로부터 쾌락을 얻기 위해 습관과 중독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떤 면에서는 즐거울지라도, 실제로는 훨씬 깊은 불만족을 불러일으킨다. 평화와 기쁨을 경험할 다른 길이 없다면, 우리는 외부에 존재하는 이런 것들에 의존하게 되고 그것에 걸려들게 된다. (아잔 지틴드리야)-171쪽

보석을 물속에 떨어뜨리면 정신없이 물속에 들어가 그것을 찾으려 할 것이며, 배가 고프다거나 피곤하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끝내 찾지 못하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신경 쓰지 말자. 보석을 되찾으면 그만이고, 찾지 못한다 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고 나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보석을 포기하는 그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 만일 계속해서 잃어버린 보석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단지 고통을 더하고 있을 뿐이다. (아잔 차) -204쪽

자유의 상태에 머문다 해도, 그 상태에 아무리 오랫동안 머물더라도, 결국 고통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어떤 상태, 어떤 장소, 어느 순간에도 중단하지 말고 순간순간 명상하라. 일상의 작은 나를 따르지 말고, 단지 행동하라. 매 순간 앉아 있든 서 있든, 걷든 누워 있든, 말하든 침묵하든, 그 어떤 상태, 어떤 장소에서도 중단하지 말고 명상하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역시 분명해질 것이다. 그때 우리의 삶이 곧 우리의 수행이 된다. (무심)-205쪽

이 세상의 어떤 기쁨이든지 다른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이 세상의 어떤 고통이든지 모두 자기 자신만 행복해지려는 욕망에서부터 시작된다. (티베트 잠언) -234쪽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왜 하필이면 나이지?' 하고 불평하지 말라.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돌아오는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친구가 마침내 도착한 것처럼. 지난날 내가 쌓은 업이 현재의 나를 이 상황에 몰아넣는 것이다. 이 업은 생의 시작부터 우리와 함께 해오고 있으며, 전생들로부터 계속되고 있다. 불행한 상황이나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스스로 원인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행복을 바란다면, 타인을 소중히 하라. 바른 원인을 만들라. (텐진 데키)-235쪽

존재의 본성은 다름 아닌 고통입니다. 물론 이곳에 존재하는 한, 공통된 망상의 지배하에 놓여 있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날 것입니다. 저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아플 수밖에 없고,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 곁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좋든 나쁘든 제가 쌓은 업의 결과를 경험해야 합니다. 고통을 중단하려는 굳은 의지를 키워 나가면서 존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때 저는 그런 사실들을 깨닫게 됩니다. 고통의 한 가지 좋은 점은 자만심을 없애 준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만심이란 과거사의 재발생이기 때문입니다. 자만심이란 특히 자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나는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며, 남보다 나은 사람이며, 훨씬 중요한 존재다.'라고 하는 감정입니다. 흔히 자만삼이란 부풀려진 에고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에 사로잡혀 있는 에고는 매우 나쁜 것으로, 마치 부풀어 오른 풍선과 같습니다. 티베트 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계속)
-246-247쪽

(이어서)

"당신에게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풍선이 있는데, 거기에 어떤 액체를 부으면 풍선 표면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풍선 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자만심을 갖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큰 장애이다. 우쭐대면, 귀 기울여 들을 수 없다." -247쪽

"이기적이 되고 싶다면 지혜롭게 이기적이 돼라. 그대 자신의 행복을 바란다면, 타인을 소중히 하라. 바른 원인을 만들라. 그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그대의 행복의 원인이 아님을 알라." (달라이 라마)-257쪽

모든 것이 변하고 또 변한다. 그러나 겉모습은 바뀌지만, 모든 것이 같은 본질을 지니고 있다. 이름과 형태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같다. 우리는 왜 이 세상에 살아 있는가? 무엇보다 삶의 방향이 명확해져야 한다. 이것은 곧 명상을 의미한다. 명상은 우리로 하여금 내면을 보게 하고, 우리의 생각 습관으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갖게 한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평화와 자유를 얻는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무량)-265쪽

이 순간을 산다는 것은 진정으로 깨어 있는 것이다. 현재에 있음을, 깨어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습관에 물들지 말라. 진정으로 새롭게 산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으로 판단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옛 생각을 끄집어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곧 자유이다. 지금 당신은 살아 있다. 자유로워질 기회가 있다. 그 기회르 놓치지 말라. (무진) -301쪽

수억 겁 동안 반복해 온 수맣은 습관들은 우리의 마음 상태를 나쁘게 한다. 첫날에 생선은 신선하지만, 생선을 며칠 동안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닌다면 그 생선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굉장히 나쁜 냄새가 날 것이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나 체험한 것을 내려놓지 못하면, 이것들은 자신을 오만하게 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알고 있다는 생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것들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곧 마음의 수행이다. (청고)-329쪽

여러분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집이나 아파트가 아니고, 상속 재산도 아니며, 많은 액수의 현금도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참성품에 대한 지식일 것입니다. 항상 자기 자신의 참성품에 귀의할 수 있는 습관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만일 여러분이 스스로 수행하고 계신다면, 아이들에게 참성품에 대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대단히 영리합니다.

어떤 살마들은 말하기를,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가장 많이 배운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가장 많이 배웁니다. 만일 여러분이 정말로 진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여러분의 아이들 또한 잘 성장할 것입니다. 아이들 또한 부모의 수행을 보고 배울 것입니다. 단지 작은 배려와 몇 마디 조언으로 아이들 또한 이런 수행에 대해 배울 것입니다. -344-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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