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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 무엇이 당신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검색하게 만드는가
애덤 알터 지음, 홍지수 옮김 / 부키 / 2019년 8월
평점 :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우리를 붙잡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설계다
'스티브 잡스는 왜 자녀에게 아이패드를 금지시켰나.'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입니다. 저자 애덤 알터는 테크놀로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마약상의 원칙을 따르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공급하는 중독 물질에 절대 취하지 마라."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만든 기기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압니다. 원제 『Irresistible』,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책입니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할 때 우리는 자기 의지를 탓합니다. 저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사실 중독은 대개 그런 물질보다는 환경과 상황에서 비롯된다." 스마트폰이나 드라마 몰아 보기는 몸에 들어가는 물질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매혹적이고 잘 설계되어서 중독 물질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노출된다고 모두 중독되지는 않습니다. 그 체험이 마음의 고통을 덜어 준다는 사실을 배울 때 중독이 됩니다. 저자는 중독을 "물질이나 행위가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학습해 온 생각, 중독자를 심리적 스트레스에서 보호해 준다는 생각이 일으킨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감당하기 힘든 책임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성년 초기를 가장 위험한 시기로 꼽습니다.
좋아하지 않는데 원한다
피드를 넘기는 시간이 늘 즐겁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저자는 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의 연구로 이 상태를 설명합니다. 보통은 좋아하는 것을 원하고 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중독에서는 둘이 다른 길을 갑니다. "중독자는 마약을 한 뒤에 겪는 체험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마약을 절실히 ‘원한다’."
뇌도 이 상태를 굳힙니다.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도파민 분비를 줄이고, 처음의 희열을 다시 느끼려면 더 센 자극이 필요해집니다. 그사이 사소한 즐거움에 반응하던 뇌 부위는 "강렬한 자극을 체험하기 전까지는 작동하지 않는다." 중독은 일상의 작은 기쁨을 느끼는 능력까지 앗아 갑니다.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여섯 가지
저자는 행위 중독을 일으키는 요소를 여섯 가지로 꼽습니다.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목표, 뿌리치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긍정적인 피드백,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더 어려워지는 과제, 해소하고 싶지만 풀리지 않는 미결 상태, 그리고 강한 인간관계다." 하나하나 낯설지 않습니다.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를 기다리는 마음, 한 화가 끝나면 다음 화가 궁금한 마음이 모두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그 마음을 기능으로 만들었습니다. 2012년 8월,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5초 뒤에 다음 에피소드를 자동으로 틀어 주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그 전까지 시청자는 다음 에피소드를 볼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다음 에피소드를 시청하지 않을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었다." 보려면 결정해야 했던 일이, 멈추려면 결정해야 하는 일로 바뀌었습니다.
목표에도 중독된다
중독은 화면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저자는 목표 자체도 중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 기록을 세운 로버트 비먼은 그날의 희열이 겨우 몇 분밖에 가지 않았다고 회고했습니다. 시상대에 오른 그가 떠올린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제 뭘 하지?"
저자는 "요즘은 목표가 우격다짐으로 우리 삶을 파고든다"고 말합니다. 팔로어 수, '좋아요' 개수, 읽지 않은 메일, 하루 걸음 수가 모두 목표가 됩니다. 일터에서는 "조금만 더 하면 승진할 것 같고 조금만 더 실적을 올리면 보너스를 탈 것 같다." 저자는 지금을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쉬는 생활 방식에 중독된 시대"라고 진단합니다.
대안으로 저자는 만화가 스콧 애덤스의 말을 빌립니다. "목표 대신 체계를 세우고 살아라." 하루에 글 500단어를 쓰는 것처럼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일은 강도는 낮아도 꾸준한 기쁨을 줍니다. 도달하는 순간 목적을 잃는 목표와 다릅니다.
제동 장치를 달아야 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씁니다.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성과를 올린다는 목표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거기에 제동을 거는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만 것이다." 제목만 보면 의지가 약한 사람들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책이 가리키는 것은 가속 장치만 있고 제동 장치는 없는 제품과 일터,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해법으로 저자는 찰스 두히그의 습관 바꾸기 원리를 소개합니다. 행동을 부르는 단서와 행동 뒤의 보상은 그대로 두고, 행동만 다른 것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쓸모 있는 방법이지만 개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중독이 설계에서 온다면 해법도 설계에서 나와야 합니다.
원서는 2017년에 나왔습니다. 그 뒤로 숏폼과 릴스 영상, AI가 일상에 들어왔습니다. 삶의 가속도는 높아졌고 중독성은 심화됐습니다. 개인이 여기에서 빠져나오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의 일상의 사소한 행동 하나부터 연쇄되는 행동의 연결고리를 찾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