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뇌 프로젝트 - 뉴노멀 시대, 융합과 창의성을 위한 미래 역량 교육 과학문명담론총서 6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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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융합형 인간을 추구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융합형 인간을 강조한다. 그런데 융합형 인간은 무엇이지? 시대가 변화하고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추구하는 인간형은 있지만, 그런 인간이 길러졌는지는 의문이다. 교육과정이 바뀌어도 교사는 변화하기 힘들며, 교육 현장도 변화하기 힘들며, 학부모도 변화하기 힘들다. 입시만 변화하며, 입시에 변화함에 따라 학원 커리큘럼이 변화할 뿐이다. 


시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곳은 학원이다. 학원, 즉 사교육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사교육은 경쟁과 서열에서 앞서기 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 발현되는 곳이다. 공교육에서 아무리 서열화를 없애려고 해도, 인간의 욕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어떤 행복은 내가 남을 앞섦으로써 달성된다. 남을 앞서 내가 꼭지점에 가까워져야만 행복해지는 사회에서 사교육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학원은 내 욕망과 행복을 실현해주는 좋은 수단일 뿐이다. 


다시, 우리 사회가 교육과정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인간을 길러내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좀 더 우위에 서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대응하려고 하는 것이다. 융합형 인간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인공지능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보고서를 순식간에 써내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문해력을 걱정한다. 창의력을 걱정한다. 저자는 문자력을 말한다. 읽고 쓰는 능력이다. 그리고 확장된 언어력을 말한다. 자연어와 인공어를 다루는 능력이다. 융합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축으로 삼아, 다른 분야에서 도움을 얻어다 쓰는 능력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확장된 언어력과 소통 능력"을 강조한다. 


인류는 각 분야에서 잘하는 것들을 지식과 기술로 만들었고, 이것을 교육과 학습을 통해 전파, 확산했다. 그 과정에서 집단 활동이 일어났고, 집단 기억이 생성됐으며, 이것이 공동 뇌다. 저자는 발명이나 발견은 과거의 것을 대체하고 모방은 발명을 뒤따른다고 말한다. 발병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논리이며, 모방은 부분적으로 사회 논리라고 한다. 우리는 모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모방이 일어나는 장소는 공동 뇌다. 


융합형 인간은 공동 뇌에서 확장된 언어를 다루는 능력을 갖춘 인간이다. 확장된 언어력은 융합형 인간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그럼 우리가 융합형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평가, 입시 경쟁, 대학 간판을 떠나 생각해 볼 때다. 이제 대학 간판 따위가 한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융합형 인간, 확장된 언어력을 갖춘 인간은, 이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창의적 개인은 홀로 등장한 적이 없고 특정한 지역과 시대에 집중적으로 여럿이 동시에 등장했다. - P6

융합은 개인의 뇌가 아니라 개인 뇌들의 만남의 장소, 즉 공동 뇌에서 이루어진다. - P8

자연어와 인공어를 둘 다 다루는 능력을 확정된 언어력이라 부를 수 있을 테고, 이것이 오늘날 모든 소통의 선결 조건이다. - P23

확장된 인문학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아니라 기존 과목들을 조정해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다. - P61

"발명의 법칙은 본질적으로 개인 논리에 속하며, 모방의 법칙은 부분적으로 사회 논리에 속한다." 발명은 개인의 사안이지만 모방은 사회의 사안이며, 사회학은 모방의 법칙을 발견해야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 P134

모방이 일어나는 장소는 사회, 즉 공동 뇌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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