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전쟁 -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
조지 레이코프.로크리지연구소 지음, 나익주 옮김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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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레이건에 대해 어떤 모습을 떠올리든지, 이것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승리의 공식이 되었다. 진보주의자들은 이 공식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정치는 가치의 문제이고, 의사소통의 문제이며, 후보자가 옳은 일을 수행할 것으로 믿는 유권자들의 문제인 동시에 후보자의 세계관에 대한 믿음의 문제이며, 그 세계관과의 동화의 문제이다. 또한 정치는 상징성의 문제이다. -18-19쪽

일반적으로 잘못된 이념 때문에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해야'한다고 믿었다. 사실 이것은 역효과를 낸다. 오른쪽으로 이동함으로써 진보주의자들은 실제로 우파의 가치를 활성화하고 자신들 고유의 가치를 포기하고 만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들을 소외시킨다.-24쪽

너무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보수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 특히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반대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정망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우리가 그러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경제적 진실을 말해야만 하고, 그러면 그들이 투표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보수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며,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 포퓰리즘은 본성상 경제적익이 아니라 문화적이다. 보수적 포퓰리스트들은 자신들이 단지 평범하고 도덕적이며 올바른 신념을 지닌 사람들인데, 자신들을 무시하는 진보주의자들이 부도덕한 '정치적 올바름'을 자신들에게 강요하려 한다고 보며, 그 점에 대해 분노한다.

* '정치적 올바름' : 여성이나 유색인종,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언어 표현을 바로잡으려는 일종의 문화 정치적 운동을 가리키는 용어-24쪽

이중개념주의는 두뇌의 시각과 신경 기제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진보주의 세계관과 보수주의 세계관은 상호 배타적이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에는 두 세계관이 나란히 존재하며, 각각 상대편을 신경적으로 억압하고 경험의 여러 다른 영역을 구조화한다.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는 진보적인 것이나, 진보적인 국내 정책과 보수적인 외교 정책을 동시에 지지하는 것, 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면서도 시민적 자유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별로 특이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30쪽

정치적인 이중개념주의자들은 평범하다. 그들 가운데에는 단일 이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을 분류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중개념주의자를 '중도주의자'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중도주의 세계관이란 결코 없으며, 진정한 중도파는 정말로 거의 없다. 참된 중도파는 선형 척도를 찾으며, 그러한 척도에서 중간 입장을 취한다. 학교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지출을 해야 하는가? 많은 지출? 적은 지출? '적당한' 양이 바로 참된 '중도파'가 말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도는 정치적 이념이 아니다. 서로 다른 전장에서 현저하게 대립하는 두 이념을 사용하는 것도 '중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중개념주의이다.-31쪽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진정성을 잃는 것을 의미하며, 유권자들은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것은 당신의 정치 기반을 허무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보수주의 이슈와 가치에 의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주의자들의 성공이 '왼쪽에서 이동한' 결과가 아니었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들은 보수주의 세계관을 활성화함으로써, 즉 자신들의 정치 기반의 언어로 말하고 자유주의자들을 냉소적으로 공격하여 자유주의 세계관을 억제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38-39쪽

비록 두 종류의 실용주의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지만, 정치 지도자로서의 그들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진정성이 있는 실용주의자는 일관성 있는 도덕적 비전을 유지하지만, 진정성이 없는 실용주의자는 자신의 도덕적 비전을 포기한다.-44쪽

합리주의에는 마음에 대한 몇 가지 잘못된 이론 또한 따른다.

* 인지과학의 탐구 덕분에 우리는 사고의 대부분이 무의식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합리주의는 모든 사고가 의식적이라고 주장한다.

* 우리는 프레임과 은유를 사용하여 사고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합리주의는 모든 사고가 축자적이며, 세계와 전적으로 합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프레임 구성과 은유, 세계관의 모든 효과를 배제한다.

* 우리는 다른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것, 동일한 사실들이 주어져도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합리주의는 우리 모두가 동일한 보편적 이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이성의 어떤 국면들은 보편적이지만, 다른 많은 국면은 그렇지 않다. 즉 그러한 국면은 자신의 세계관과 심층 프레임에 근거하여 사람마다 다르다.

* 우리는 사람들이 고전적인 논리의 범위를 벗어나 프레임과 은유의 논리를 사용하여 추론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합리주의는 사고가 논리적이며 고전적인 논리와 합치한다고 가정한다. -67쪽

합리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물질적 이기심에 근거하여 투표하고, 자신이 왜 그렇게 투표했는지를 알고 있으며, 자신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여론 조사원에게 말할 수 있고, 그러한 관심사를 가장 잘 역설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한다.

... 중략 ...

만일 합리주의를 신봉한다면, 당신은 진실이 당신을 자유롭게 할 것이고, 사람들에게 어떤 프레임 구성과도 무관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기만 하면 되며,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추론하여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안다. 즉, 사실이 사람들의 프레임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쨌든 자신의 뇌 속에 있는) 프레임을 보존하고, 사실을 무시하거나 망각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할 것임을 안다. 사실을 더 심오한 사유의 바탕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이해가 되는 방식으로 그 사실을 프레임에 넣어야 한다.-68쪽

보수주의자들은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인과관계에 근거하여 주장을 펼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전체적이고 복합적인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치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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