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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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머물다 간 한 개인의 온 삶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삶, 명상, 내려놓음. 파란 눈을 가진 스님. 겉으로 보기에 속세인에서 수행인으로, 다시 속세인으로 살아간 그는, 스님이 아닌 순간에도 삶의 명상자로서, 수행인으로서 살아갔다. 그가 걸어온 길이 스토리가 되어 더 주목받은 것도 없지 않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인이든 그렇지 않든 그는 같은 마음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이런 스님의 마음 속에서도 전투는 일어난다. 하루하루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전투이고, 누군가와 싸우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와 나 사이에서도 전투는 계속된다. 오직, 명상을 통해 나를 다스리는 법을 익히려 할 뿐이다. 나를 내려놓을 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평온과 금욕과 마음수양으로 살아간 그에게도 인간의 질병은 피할 수 없었고, 자신의 죽음을 천천히 준비할 수 있었다. 

"제가 죽는 순간 가장 먼저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가여운 몸은 드디어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다정한 몸이여, 싸워주어 고맙소. 싸움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다음에는 분명히 경이를 느끼게 되겠지요. 지난 30년간 저는 이 순간과 그다음에 따를 일들을 준비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그런데도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죽음 뒤에 사라질 그 모든 것을 내려놓거나 적어도 살짝만 쥐고 살아가세요. 영원히 남을 것은 우리의 업이지요.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떠나기에도 좋은 업보만을 남기길 바랍니다. 이제 저는 축복받은 자의 기쁨을 느끼며 어떤 예측도 불허하는 모험을 떠납니다. 걱정도, 의심도 더 이상 없습니다. 당신의 존재가 햇볕처럼 따뜻했습니다. 온 마음으로 감사합니다."

내 삶이 이러한 따스함과 감사함으로 끝맺음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 싶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 P39

우리 각자의 내면에는 정교하게 연마된 ‘지혜’라는 나침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혜의 소리는 은은해서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 P88

우리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그리하여 모두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할 때 인생은 크게 달라집니다. 각자의 강점과 재능을 발휘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기회를 서로 상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남들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고 느끼면, 우리 또한 남들을 더 너그럽게 대하기 쉽습니다. 주변을 더 공감하는 자세로 관찰하고 또 그들과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 P94

생각과 통제력을 내려놓기, 내면을 돌아보고 경청하기, 현재에 집중하기, 정기적으로 편안하게 쉬기, 신뢰하며 살기. 이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두 생각에 휘둘리는 대신 우리의 현실에 더 깊이 뿌리내린 소중한 것들을 탐지하는 일이지요. 생각이 거품처럼 이는 곳에서 등을 돌리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순간 이상하게도 우리의 생각은 더 가치를 띠게 되지요. 우리 안의 현명한 직관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생각의 질이 개선됩니다.
- P178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드라마 ‘스캄’의 등장인물 누라가 머리를 말리는 장면, 거울에 붙은 포스트잇 글귀)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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