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절판


당신은 토마스 아퀴나스처럼 인간이 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이다. 당신은 칸트처럼 인간의 행복이 도덕적 의무의 준수에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벤담처럼 쾌락의 증대에 있다고 보는가? 어느 쪽을 추구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이다. 유토피아는 당신의 철학과 가치관과 취향을 간섭하지 않는다. 유토피아가 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의 목적은 생존을 위해 투여해야 하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자유시간을 늘리는데 있다. 행복은 당신이 찾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누리는 것이다. 유토피아의 목적은 모든 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보장하는데 있다.
(토마스 모어 편 中)-188쪽

"유토피아에서 사유재산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회에 대해 열심히 일합니다. 유토피아에서는 모든 것이 공동의 소유이므로 결핍과 공포가 없습니다. 유토피아에서는 돈이 사라졌고 아울러 돈을 벌려는 열망이 사라졌기 때문에 돈으로 인한 많은 범죄가 사라졌습니다. 금전 사용의 종말은 사기, 절도, 강도, 말다툼, 분규, 반란, 살인, 배신, 독살 등 많은 범죄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돈이 사라지면 돈으로 인한 불안, 긴장이 사라집니다. 그렇습니다. 가난, 그것이 돈의 결핍을 의미한다면 화폐의 소멸은 가난의 소멸을 의미할 것입니다."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中)-192-193쪽

인간의 의식이 그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가 그의 의식을 결정한다. 인간이 어떤 사회관계 속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의 의식이 결정되는 것이다. 의원이 환자의 고름을 빠는 것은 그의 도덕적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이해관계 때문이란다. 장의사는 그의 이해관계 때문에 죽음을 바라는 악마적 심성을 갖는 것이고, 이렇게 한비자는 인간의 이기심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섭섭해하는 분이 있다. 스미스의 대선배 격인 홉스가 한마디 아니 할 수 없다.

... 중략 ...

만일 국가가 없다면 자연 상태의 인간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홉스는 단언한다. 그야말로 인간을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본 것이다. 이렇듯 홉스는 한비자나 모두 인간을 이기적인 조재로 보았는데, 우리는 왜 유독 스미스의 이기심에 주목하는가? 홉스가 한비자 모두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전제로 전제군주의 강력한 통치를 역설했다면, 이와는 정반대로 스미스는 "정부는 경제 활동에 간섭하지 말라" "각자 자신의 이기심에 충실하도록 자유방임하라" "그것이 공익을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라며 자유주의 경제 이론을 제시했던 것이다.
(애덤 스미스 편 中)-203쪽

"그들은 자신이 세운 이상적인 계획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계획이 조금이라도 수정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계획과 수많은 이해는 아무 고려도 하지 않은 채, 계획의 모든 부문을 완벽하게 짜나간다. 그들은 장기판에서 말을 옮기는 것만큼 사회를 계획하는 일을 쉽게 생각한다. 장기판의 말은 손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지만, 인간 사회라는 거대한 사회는 저마다 자신의 독자적인 운동 원리에 입각하여 움직인다. 인간 사회가 독재자의 의지대로 움직여준다면 사회는 조화롭게 굴러가겠지만 독재자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사회는 불행해진다."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中)-207쪽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욕구는 자궁에서 태어나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지속적인 욕구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은 자신의 상황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경우가 단 한 순간도 없다."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中)

토머스 모어가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넘어섰다면, 애덤 스미스는 대중을 역사 변화의 창조자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능가했다. 역사는 철인의 지혜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대중의 창의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다. 스미스의 사상은 이기심을 존중한 점에서 한비자와 유사하다면, 대중의 경제 활동을 존중한 점에서 맹자와 유사하다. 안정된 생산 활동이 안정된 심성을 낳는다.
(애덤 스미스 편 中)-208쪽

고대 공동체 내의 분업과 근대 공업 내의 분업은 무엇이 다른가? 고대 공동체에서 생산물의 대부분은 공동체 자체의 직접적 수요를 충족하는 물품인 반면, 근대 공업의 생산물은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한 상품이다. 고대 공동체에서 생산물을 분배하는 원리는 관습인 반면, 근대 공업에서 각 생산물의 가격을 매겨 적당한 보수를 받게 하는 것은 시장이다. 고대 공동체에서 작업자는 물품의 전 공정을 다루는 장인인 반면, 근대 공업의 작업자는 무수히 많은 공정으로 잘게 나누어진 부분 노동의 수행자이다. 요컨대 근대 공업 노동자 그 자체가 기계의 부속품이다.
(애덤 스미스 편 中)-210쪽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은 경제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을 합리적 행동으로 간주했고, 효율을 위해서 자유로운 경쟁을 자연법칙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발생하는 사회의 불평등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처럼 불가피한 현상이다. 이에 반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은 경제의 형평을 추구하는 것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간주했고, 형평을 위해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발생하는 경제의 비효율이나 노동자의 게으름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자유냐 평등이냐?
(애덤 스미스 편 中)-216쪽

인간의 본질은 노동에 있다. 인간은 노동을 통하여 자연과 소통하며, 노동의 열매를 사회에 제공하면서 사회적 존재가 된다. 인간은 노동을 통하여 진화해왔으며, 노동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한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이 노동의 과정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외적 강제에 의해 통제되는 한, 인간은 불행하다. 자아를 실현하는 이 노동 과정이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했을 때, 노동자가 느끼는 것은 비참함이요, 자아의 상실이다.
(애덤 스미스 편 中)-219쪽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고 상정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에는 분명 이와 상반되는 몇 가지 원리가 존재한다. 이 원리들로 인해 인간은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단지 그것을 지켜보는 즐거움 밖에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 연민과 동정이 이런 종류의 원리이다. 타인의 비참함을 목격하거나 생생하게 느끼게 될 때 우리는 이러한 감정을 느낀다."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中)-220-221쪽

"거미는 직포공이 하는 일과 비슷한 일을 하며 꿀벌의 집은 많은 건축가를 부끄럽게 한다. 그러나 가장 서투른 건축가라도 가장 훌륭한 꿀벌보다 뛰어난 점은, 그는 집을 짓기 전에 미래 자기의 머릿속에서 집을 짓는다는 것이다. 노동 과정의 끝에 가서는 그 시초에 이미 노동자의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노동자는 자연물의 형태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가 의식하고 있는 목적을 자연물에 실현하는 것이다." (마르크스, <자본론> 中)-228쪽

"1.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독립된 특정의 생산관계 속에 편입된다. 생산관계는 물질적 생산력의 특정 발전 단계와 조응한다. 이러한 생산관계의 총체가 사회의 경제구조를 형성하고, 이 경제구조 위에 법적, 정치적 상부구조가 세워지며(교육, 예술, 종교, 윤리 등) 특정 형태의 사회의식들이 이 상부구조에 조응한다. 물질생활의 생산양식은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 활동 전반의 성격을 결정한다. 인간의 의식이 자신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인간의 사회적 존재가 자신의 의식을 결정한다."
(마르크스, <정치 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中)-251-252쪽

"2. 기존의 생산관계는 생산력을 구속하는 질곡으로 변한다. 이리하여 사회혁명의 시기가 도래한다. 경제적 기초가 변하면 거대한 상부구조 전체가 재빨리 변혁된다. 어떠한 사회구성체도 생산력이 그 안에서 발전할 여지가 있는 한 결코 사멸하지 않으며, 보다 높은 새로운 생산관계는, 낡은 사회의 태내에서 새로운 물질적 조건들이 성숙하기 이전에는 출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류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만을 자기에게 제기한다.'
(마르크스, <정치 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中)-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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