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만 강조하는 것도 적절치 않았습니다. 물론 집단에 속하면 안락하고 안전할 수 있겠지만, 집단의 제한적인 가치관에 순응해 살다보면 각자의 상상력을 펼치거나 집단의 경계 너머의 삶을 발견할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고 주어진 삶의 절반, 혹은 반의 반밖에 누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 P20
대화는 저마다의 기억과 습관을 지닌 마음과 마음이 조우하는 과정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날 때는 사실만 주고받지 않습니다. 사실을 변형하고 개조하고 사실에서 다양한 함의를 끌어내며 새로운 생각의 흐름에 따라갑니다. 카드놀이에 비유하자면, 대화는 패를 다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카드를 새로 만드는 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P45
사적인 대화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관계가 화학적으로나 낭만적으로 시작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관계에 무한히 소중한 무언가를 더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생각에 자극을 받고 변화하면 우리가 남들에게 얼마나 큰 빚을 지고 있는지, 상대가 고유한 존재로 남아 있으면서도 우리의 지적, 도덕적, 정서적 발달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사적인 관계에서 비판을 수용하는 법도 익힐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전까지는 없었던 방식으로 함께 사는 법을 찾아가고, 함께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과 함께 영감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 P69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을 주고받으면 친밀감이 생기고, 상대의 관심사가 내 관심사가 됩니다. 사랑은 궁극적으로 상대의 행복과 희망과 두려움이 내 것만큼 중요해지는 과정입니다. 신체 접촉이 친밀감의 원천이라면, 대화는 손을 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삶의 여러 측면으로 친밀감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사랑의 대화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겁니다. - P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