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 - 상 Mr. Know 세계문학 48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소한 듯, 그러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당대의 이야기들. 아름답고 여성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마토 Vocachip (테이프 별매) - 토익 빈출 보카의 바삭한 암기chip
이성룡, 최이령 지음 / 능률교육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 공부, 그것도 시험 공부인 토익 공부가 즐거울 리는 만무하다.
나 역시 그런 까닭에 이 나이 되도록 토익 공부를 미룰 수 있는 데까지 미루다가, 이대로라면 졸업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공부를 시작했다.
일단은 기본이 되는 책들부터 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단어장을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을 샀었다. 먼저 샀던 책은 너무나도 단순하게 단어들만 나열되어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안 그래도 하기 싫은 공부인데 이렇게 지루한 책을 들고 하다가는 작심 3일이 아니라 작심 하루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정말 좋다고 추천을 해서 내용을 확인해보지도 않고 샀던 것이 후회되어서, 알라딘 미리보기를 통해 꼼꼼히 확인한 후 다시 구입한 단어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일단 이 책의 장점은, 이미지가 화려한 구성이다. 취향에 따라 그것이 정신 사납다고 꺼려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이 쪽이 좋다. 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함께 연상을 하도록 외울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두번째로 이 책은 빈도순으로 단어가 암기되어 있다. 보통 다른 책들이 분야별 혹은 파트별로 단어가 나뉘어진 것과는 달리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부터 암기하도록 되어 있다. 즉, 앞 페이지에는 아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처럼 공부 의지가 희미한 사람에게는, 앞부분에는 조금 쉽지만 자신이 잘 아는 단어가 많이 나와 주는 것이 신나게 공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실제로 수능 공부를 할 때도 내가 가장 아끼던 단어장은 빈도순으로 나열된 단어장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단어암기용 MP3 등이 무료로 제공한다. 전에 샀던 단어장은 홈페이지에서 유료로 MP3을 다운받아야 했는데, 이 책은 MP3뿐 아니라 여러가지 학습 도우미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 탄탄한 지원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단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표지가 깔끔하지 않다. 분명 새 책인데 헌 책처럼 표지가 살짝 긁혀 있다.(마치 흙바닥에 쭉 한 번 민 것 같다.) 또한 책 구성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책 앞부분의 구성 및 특징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혹시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를 꼭 확인한 후 책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읽고 나면 몸과 영혼이 혼곤해지는 마약같은 책. 아름답고, 슬프고, 또 아름다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라노 게이치로와의 만남 행사 후기

 
 그가 왔다. 처음 <일식>으로 만났을 때 대학교 4학년이던 그가, 10년의 세월을 지나 이제 유부남이 되어서 돌아왔다.
 사실, 히라노의 강연회는 이것으로 두번째이다. 첫번째는 2005년, 일본문화교류재단에서 주최한 강연회였다.(그때의 강연록은 이쪽) 그때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러니 당연히 이 성실하고 성실한 작가에게도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의 변화는 이미 그의 소설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2005년 번역된 <장송>(일본에서는 2002년에 나온 것으로 안다.)으로 이른바 '전환기 3부작'을 완성한 작가는 그렇다면 그러한 역사의 '변화와 전환'을 통해 완성된 현대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뚜렷한 자각을 가지고 그 사회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전의 소설에서도 보여지듯, 이 작가는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것을 알기에, 현대를 그리는 소설에 그에 걸맞는 형식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해서 세상에 나온 것이 <센티멘털>(원제 다카세가와高瀨川),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얼굴 없는 나체들>(아직 한국에서는 번역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번역이 된 <당신이, 없었다, 당신>이다.

 그리고 다양한 형식적 실험은 이것으로 어느 정도 일단락된 모양이다. 작가는 다시 <결괴>(아직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얼마 전에 단행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한 작가의 인터뷰가 보고 싶으면 이쪽)라는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나도 아직 이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그리고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단편만큼 실험적인 형식미를 추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형식에 대한 실험정신을 포기했다기보다는 드디어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에 걸맞는 형식을 찾아냈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번 강연회는, 그러니까 이런 맥락에서 작가의 생각을 본인의 입으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히라노의 강연은 역시 '현대'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현대가 시작되었고, 9.11이 일어났으며, 사람들은 공동체적인 삶에서 벗어났으며,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했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그는 이런 세상에서 어떤 문학을 써야 하는가? 작가는 우리가 지금에서야 받아 본 <당신이, 없었다 당신>보다는 얼마 전 그가 출간한 신작 <결괴>의 이야기를 주로 하여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협력을 위해 공통의 '적'을 만들어 내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국가가 자신의 정체성의 혼란을 겪자 그 극복책으로 '적'을 설정하고 그것에 대항함으로써 국민의 단결을 이끌고 이미 존재하는 부조리들을 덮는다거나, 인터넷에 악성댓글을 달아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식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방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반대편에는, 텔레비전과 같은 기존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부정하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가 있다고 보았다. 선택할 수 있는 정보와 그로 인해 분열되는 작은 세계. 그리고 그 작은 세계가 서로 간섭하면서 다양해지는 인간세계의 모습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가는 세계가 점차 각각의 새로운 틀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를 위해 다양한 실험적 형식을 시도했음을 고백했다.

 또한 당시 그가 동아시아 문학 포럼에 참가하고 있었기에 그러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한중일 교류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도 잊지 않았다.(그거야말로 내가 바라는 바요!)

 질의문답 시간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어려운 소설'에 대한 생각이었다. 2005년에만 해도 그는 작가가 독자들의 수준을 멋대로 설정하고 일부러 쉬운 소설을 쓰는 것은 독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결괴>에서는 그런 생각이 바뀌어 글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인터페이스'의 문제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흥미를 끌 수 있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요소들을 도입했다는 말이었다. 그 외에 지난 10년간 소설을 쓰면서 생각한 점이라든지, 미(美)에 대한 생각도 말해주었다. 그는 소설가로서 10년간 독자들과 소통하며 좀 더 나은 소설을 쓸 수 있도록 성장했다고 말했으며, 자신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최고로 생각하지만 그것이 이 세상의 어떤 가치보다 예술을 우선시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대답을 했다. 역시, 진지하면서도 멋진 대답이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젊다. 그것은 그가 단순히 나이가 젊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그가 이 시대를 진지하고 냉정한 눈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그것을 문학에 끊임없이 반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처음 그가 '예술지상주의자'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는 소설을 쓴지 10년이 되는 지금도 여전히 소설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하나의 일에 전부를 걸 수 있는 남자라면 나이가 몇이든간에 젊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강연회를 마친 후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따뜻하게만 느껴지는 밤이었다.





댓글(1)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히라노 게이치로의 간단한 강연록
    from 아비시엔 2008-10-07 20:35 
    10월 2일에 있던 강연의 간단한 정리본이다.통채로 녹화한 파일이 있긴 한데, 생각보다 음질이 좋지 않아서 그걸 블로그에 올리기에는 조금 무리일 듯.혹시 개인적으로 원하는 분이 있으면 조용히 문의해 주세요(笑) 일본은 저작권에 민감하니까 이런 것도 원래 공유하면 안 되는 건데, 그러니까, 더욱 조용히 문의해 주세요(......)
 
 
천재 2008-10-0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한 문의^^ 히라노 게이치로가 만든 온화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상당부분 그의 발언들이 생각나지 않은 1人입니다-_-;; 녹화한 파일 보고싶은데 보내주실 수 있는지...? genius50@hanmail.net입니다!
 
[제1회 블로거 문학 대상] 문학에 관한 10문 10답 트랙백 이벤트

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문학,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추리소설이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일본식 기담을 특히 좋아한다.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코맥 매카시의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한국에는 김연수, 일본에는 히라노 게이치로. 내 인생을 바꾼 작가들.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김연수의 단편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의 세희. 나와 고민하는 것이 닮았다고 느껴졌다.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을 끝까지 이해하려 드는 것. 그러나 쉽게 포기한 나와 달리 그녀는 끝까지 가버리니까, 그런 모습은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윤리적'으로 보였다.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비슷하다고 생각한 인물이라면.....방금 말했던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의 세희? 물론 나는 죽도록 고민하진 않지만.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에 나오는 들라크루아. 멋진 사람이고 어른이다. 몸과 영혼이 균형잡혔다는 느낌이 딱 든다.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아니면 <그리스인 조르바>? 사실 워낙 내 취향이 독특해서 누구에게 무얼 권하기가 꺼려진다.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코엔형제에게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을 선물하고 싶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처럼 멋지게 영화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전민희의 <룬의 아이들-윈터러> 이 방면의 장점들만 모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라는 것이므로. 그 리하여 우리는 이 세계의 모든 것들과 아름답게, 이토록 아름답게 연결되므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는 것을. 오직 존재하는 것은 서로 닿는 입술의, 그 손길의, 살갗의, 그 몸의 움직임뿐이라는 것을 그도 알았더라면.(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중에서)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히라노 게이치로의 <달>. 이 책을 읽고 소설가가 대단한 존재이며 소설가가 되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 내 인생을 바꾼 책이지 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