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책 + CD) - 섬진강 아이들이 쓰고 백창우가 만든 노래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2
마암 분교 아이들 시, 백창우 작곡, 김유대 그림 / 보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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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는 나와 다섯살 먹은 우리 딸이 이 음반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엄마 꽃노래 틀어줘"하다가 결국은스스로 cd플레이어 작동법을 익혔으니.

사실 아이들이 쓴 가사라 순수함은 있겠지 싶었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곡과 함께 들으니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오고 입에 착착 감긴다. 백창우님 음반이 여러 개 있어 비슷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또 다른 맛이 있고 곡과 가사가 쉬워서인지 아이들이 훨씬 더 잘 따라 부르며 좋아한다.

'똥누러 뒷간에 가면 똥은 뿌지직 잘도 나온다...자랑스런 내 똥꼬'라는 다른 동요집에서는 여간해서는 듣기 어려운 직설적(?)인 가사도 종종 나오는 데 이런 솔직함이 아이들의 마음을 끄는 비결인 것 같다. 

요즘 더듬더듬 책을 읽는 일곱살 큰 애도 재미있어하며 노래책을 보며 열심히 따라 부른다. 노래 중간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귀를 대고 듣기도 하는데 요즘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데 관심이 많아서인지  제일 좋아하는 곡은 역시 '다희랑 창우랑 좋아한대요' 라는 가사가 나오는 '담벼락'이다.

비쩍 마른 큰 아이 이름으로 바꿔 '진욱이는 말랐어'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하고 동요를 같이 듣게 되면서 아이들과의 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좋은 곡을 많이 만들어 주는 백창우 아저씨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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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오월 이삭문고 1
윤정모 지음, 유승배 그림 / 산하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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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대충 읽어 내렸을 때 글 속의 누나에게 그리 애정이 가지 않았다. 소까지 몰고 나갈 정도로 당찼던 누나가 너무 쉽게 자신의 길을 포기하고 다방에까지 갔다는 것이 별로 공감이 되질 않았고, 과다 헌혈로 죽는다니 너무 작위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야말로 소설같은 이야기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게 넘기기에는 가슴이 아픈 그 오월의 이야기이고, 작가가 그리 쉽게 쓴 이야기는 아닐 거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찬찬히 글을 읽었다.

   소설같은 일.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든 생각은 소설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총을 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런 일들이 그저 과격한 한 지역 사람들의 일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결국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고. 어떤 소설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지어낸 적이 있었는지. 그야말로 현실같은 소설이고 소설같은 현실이었다. 작가는 그 오월에 대해 늘 기억을 새롭게 하고자 이 글을 썼다고 했다. 무엇을 독자의 가슴속에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작가는 이 글을 통해 한 소년의 누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생을 사랑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했던 누나, 자신의 옆에서 피흘리며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자 했던 누나에 대해서. 그 누나는 소설 속에나 나오는 누나가 아니라 그 오월에 스러져간 많은 사람들 중에 꼭 있었을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 기열이의 담임선생님을 통해 그런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폭력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다방에서 일하다 몹쓸 병에 걸렸나보다 하는 오해를 받으며 공동묘지 한 귀퉁이에 묻힌 누나를 통해 평범하게 살다 폭도라는 누명을 쓰고 무참히 숨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귀한 죽음을 맘 놓고 슬퍼하지도 못한 가족들처럼 기열이와 부모님도 누나의 죽음을 부끄러워만 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했던 동생을 통해 누나의 죽음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헌신적인 희생이었음이 밝혀지는 것을 통해 작가는 그 많은 죽음들이 용기있는 사람들의 것이었고, 아직도 자신의 소중한 이름으로 다시 불려지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기열이가 꿈속에서 선생님이 된 누나를 만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는 그 글을 쓰며 그 오월에 일어난 일에 대해, 그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오해하고,무관심하고, 더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그들의 귀한 희생의 의미가 되살아나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는 청소년들이 편견없이 오월 항쟁에 대하여 알고,앞으로는 그러한 폭력이 발붙일 수 없는 사회로 이 땅을 이끌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

   이제 곧 오월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맞는 오월은 좀 다를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 오월에 기열이의 나이와 비슷한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내가 그때 광주에 살았다면 하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기순.그 이름을 시작으로 그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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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재판 웅진 세계그림책 65
다케다즈 미노루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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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포토 리뷰를 써야 하는데... 맘 먹고 써볼까 하니 남편이 디카를 회사에 가지고 가 버렸네...

표지에서는 느낌이 강하게  오지는 않지만 원색으로 표현된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우선 눈을 사로 잡는다. 흙 먼지만 날릴 것 같은 아프리카 초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 있다니...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글을 쓴 이와 그린 이가 모두 수의사와 사육사로 동물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란 점이다. 그래서이겠지...글과 그림에서 동물들에 대한 이들의 애정이 가득 배어있는듯 하다.

어느날 사자에게 엄마를 잃은 아기 누가 재판을 청한다. 불려온 사자는 '엄마누가 자기를 잡아먹어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는다. 이어 여러 증인들이 불려나오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자연의 섭리에 새삼 고개를 숙이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눈물마저 핑~가슴이 먹먹해 지기까지 했다.

아이들은 종종 묻는다. 왜 사자는 다른 동물을 잡아 먹는지,그리고  사자는 나쁜 동물인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사자는 역시 동물의 왕이구나 하는 느낌마저 갖게된다. 

풀 한포기에서 시작하여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까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 하는데 자꾸 그 조화가 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책은 정말  '강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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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마누엘라 올텐 글 그림, 조국현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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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 둘이 여자애들 흉을 보고있다. 이런 녀석들을 '마초'라 해야할까...

여자애들은 인형만 매만지고 하루종일 인형옷을  '입혔다 벗겼다 입혔다 벗겼다... ' 한다며 자기들 엉덩이를 까보인다. 우리 아이들도 신이 나서 따라하고

겁이 많다는 둥, 곰인형을 안고 잔다는 둥, 오줌을 싼다는 둥 ...실컨 흉을 보다  귀신 이야기가 나오자 슬그머니 여자아이 (누난지 여동생인지) 침대로 가 곰인형을 안고 겁이나 떨고 있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여자로서 통쾌하다.

글씨가 크고 대화체로 간결하게 되어있어 요즘 더듬더듬 혼자 책 읽기를 시도하는 아이에게 부담없이 읽어보라고 고른 책인데 내용이 재미있어서인지 보고 보고 또 본다.

우리 아인 이런 녀석들 같이 되지않았으면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녀석들 마음 속에 진작에 여자에 대한 관심이 가득 차 있어 그러는 거겠지 생각하니 진짜 사나이인척 하는 놈들이 귀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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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몇 권, 전쟁을 담은 책을 보다보니 오래전 보았던 이 영화가 생각났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로 인해 수용소에서의 기억이 아름답게 남아있겠지... 죽기 직전 끌려가면서도 아들을 위해 웃으며 장난스러운 동작을 하던 그 아버지가 생각났다.

  나는 매일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하고...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세상을 어떨까... 

  부모란 자리는 참 어렵다. 하지만 도리어 아이들에게 받는 무조건적인 엄마에 대한 사랑이 나를 더 붙잡아 주고 있다. 

 아이들로 인해 내 인생이 아름다워졌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어하는데...

 어쟀든 가족은... 나에게는 짐이 아닌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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