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시                      

                                    남진우

 물고기는 제 몸 속의 자디잔 가시를 다소곳이 숨기고

오늘도 물 속을 우아하게 유영한다

제 살 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하고

물고기는 오늘도 물 속에서 평안하다

이윽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납게 퍼덕이며

곤곤한 불과 바람의 길을 거쳐 식탁 위에 버려질 때

가시는 비로소 물고기의 온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부신 빛 아래 선연히 자신을 드러낸다

 

* 죽어서야 비로서 가시를 뺄 수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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