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대                      

                                                  정호승

오늘도 내 마음이 무덤입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강가에서 살겠습니다.

 

들녘엔 개쑥이 돋고

하루하루가  최후의 날처럼 지나가도

 

쓰러질 수 밖에 없을 때에는

또 일어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물을 다하고 마침내 통곡을 다하고

광야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아도

 

누가 보자기를 풀어

푸른 하늘을 펼쳐놓으면

 

먼 길 떠나는 날 이 아침에

오늘도 내 마음이 무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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