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적 읽다 만 모모를 다시 읽었다. 초등학교 시절이었던것 같다. 집에 있던 이 책을 읽으려 시도했었지만 그림도 거의 없고 재미가 없어 그만 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이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회색 신사가 모모에게 인형의 물건을 이것저것 꺼내 보이는 장면이다. " 뱀가죽으로 만든 핸드백, 미니 립스틱, 분첩, 작은 사진기, 깃털 모자..." 그 부분을 반복해서 읽으며 그 물건 하나하나를 떠올렸고 마치 내가 그 물건들을 가진다면 하고 상상했던 것 같다. 내가 모모였다면 단번에 회색 신사의 유혹에 넘어갔겠다.  그 때나 지금이나 평범하고...모모같은 아이는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모모를 읽는 동안은 모모처럼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본다. 느리게 걸으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가장 생각나는 부분은 모모가 니노와 이야기를 나누기위해 긴 줄에 서있는 장면이다. 뒤에서 잠시도 참지 못해 고함을 치는 사람들...내 안에도 그런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아낀 시간들을 어디에 쏟고 있는지. 히죽거리며 tv앞에서 쏟고 있는지 아니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느라 쏟고 있는지.

요즘 지하철을 기다리며 눈여겨보면   많은 무표정한 사람들을 보게된다. 만약 그 옆에 모모가 있다면 저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내 옆에 모모가 있다면 난 어떤 이야기를 하고싶어할까. 모모같은 친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할거다. 그리고 모모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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