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레텔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14
앤서니 브라운 그림, 그림 형제 원작, 장미란 옮김 / 비룡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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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미적거리는 아이 둘을 다그치며 준비시켜 유치원으로 보냈다. 유치원이 가까워 오누이가 같이 걸어가는데 "어서 가" 하며 문을 닫는 순간 들려온 둘째의 말 "오빠, 엄마 너무 무섭지?" 그 말을 들으며 문득 헨젤과 그레텔이 생각났다.  우리집 두 오누이는 어떤 마음으로 유치원을 향했을까...

어릴적 매일 혼만 내는 엄마가 분명히 계모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가 나에게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는걸 보면 계모가 틀림없다' 는 내용의 글을 적어 서랍속에 넣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그 글을 읽은 엄마가 내 앞에서 고모에게 깔깔 웃으며  글 내용을 얘기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표현못할 그때의 감정뒤로 그래도 웃는걸 보니 계모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옛날 이야기에는 유난히 계모가 많이 나온다. '차라리 우리 엄마가 아니었으면..' '차라리 내 아이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 깊숙한 곳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건 아닐까... 현대적으로 각색된 이 책도 줄거리는 원형그대로이다. 부모가 아이들을 버린다는 설정때문에 그동안 아이들에게 읽어주지않았었는데 앞에 일을 겪고 읽어주니 그래도 아이들은 '낯설게' 그리고 재미있게 듣는 듯했다. 

7살된 큰아이에게 엄마한테 혼나면 무슨 생각이 나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무섭고, 집을 나가고 싶다'고 한다.  자발적은 아니었지만 집을 나갔다 돌아오니 새엄마가 죽어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낄까? 기왕이면 착한 새엄마가 다시 생기는 결말은 어떨까. 착한 엄마로 변신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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