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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평점 :
작품 속에 아래와 같은 글 귀가 책을 덮은 지금 이 순간까지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세상을 사랑할 새로운 이유를 알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또 지식과 인생 경험 밖에
있는 것을 엿보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작품은 ‘생명을 가진 존재 중 인간만이 가진 능력인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인간이 태어나
어느 시기부터, 어떤 방식으로, 어떤 종류의 매개물을 접해야 효율적인 책 읽기가 의미있고
효율적인 것이 될 것인가에 대한 작품으로 모두가 한 번쯤은 들었음직한 내용도 있었고, 저자와
저자의 지인들(?)을 통해 얻어진 연구 성과를 근거로 우리가 잘 알지 못 했거나 새로운 학설을
기반으로 여러 이야기하고 있는데, 작품을 읽는 내내 이런 류의 작품은 기성세대는 물론 결혼해
첫 아이를 마주하게 될 초보 부모들이 읽을 때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작품을 마주할 때 초반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너무 뇌 과학적, 이론적 내용을 갖고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어 자칫 무료하거나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페이지를 차츰 넘기며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인 깨달음은 앞 쪽에서 가졌던 그런 우려를 말끔이 제거하기에 충분하였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고 그런 차원을 넘어 좋은 작품이라는 넘어 추천해 주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야기해 어떤 학문적 가치나 내용적으로 높은 평판을 받기에는 상당히 역부족이라는 생각
을 갖게하는 작품이었지만 그런대로 해당 분야에서만큼은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되고 있다.
코로나로 힘든 이런 시기에 대다수의 많은 분들이 집에서 질낮은 유료 TV에 정신 팔려 희희낙락
대지 마시고 이런 작품을 많이 읽어 지혜로운 삶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우리는 한편
다른 측면으로는 어려운 중소 출판업계를 도와주는 데 한 축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에서
이런 글을 씁니다.
끝으로 나는 해당 출판사 및 번역자와 아무 상관이 없음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 좋은 독자가 되는 지름길은 없다. 하지만 좋은 독자가 되도록 이끌어주고 유지해주는 삶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사회에는 세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지식과 생산의 삶’, 다른
하나는 그리스인 특유의 이해 속에서 나오는 ‘즐기는 삶’, 마지막은 ‘관조의 삶’이다.(P 36,7)
- 뇌에 ‘새로운 회로가 필요한 이유’는 읽기가 자연적인 젓도, 타고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P 42)
- 뇌는 새로운 ‘뉴런망’에 인지적으로나 지각적으로 연결된 기술을 얻기 위해 기존 뉴런망을
재활용하고 심지어 본래 목적을 재조정하기도 한다.(P 44)
- 능력의 발달을 전담하는 유전자는 없다.
모든 것은 문화적 발명이며 여기에 뇌 피질의 변화가 뒤따랐을 뿐이다.(P 44)
- 읽기 회로의 청사진이 없다는 것은 해당 언어의 요건과 학습환경에 따라 읽기 회로도 상당히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P 45)
- 읽기의 고유한 본질이 고독 속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비옥한 기적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저자의 지혜가 떠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주 분명히 느낀다.
(P 69, 마르셀 프루스트)
- 뇌 회로의 형성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이지만 결코 저절로 이뤄지지도 않는다(P 72)
- 읽기의 유형에 따라 다중의 복잡한 과정들이 읽는 뇌 회로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
된다.(P 75)
- 책을 열면 어떤 목소리가 말을 한다. 얼마간 낮선 혹은 반가운 세계가 나타나, 삶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에 관해 독자가 품고 있던 가정을 풍요롭게 해 준다.(P 77)
* 영어의 ‘문장’의 뜻인 sentence는 생각의 방법을 의미하는 라틴어 sententia에서
유래하였다(P 76)
- 타인의 관점과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깊이 읽기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혜택이다.
(P 79)
- 우리는 읽기를 통해 의식이 바뀌는 차원을 거치면서 좌절과 절망이 무엇인지 혹은 무언의
느낌에 도취되고 사로잡히는 것이 무엇인지 배운다.(P 82)
- ‘마키아벨리’는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대별로
저자에게 어울리는 의상을 갖춰 입곤 했다.(P 83)
- 책이야말로 많은 사람이 은연 중에 품게 되는 공포와 선입견의 해독제로 작용하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도록 돕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P 85)
- ‘공감’은 타인을 동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훨씬 더 중요하게는 타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관계한다.(P 89)
- ‘마음 이론’이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지각, 분석,
해석할 수 있는 인간의 핵심적인 능력을 가리킨다.(P 89)
- 읽는 뇌 안에서 일어나는, 타인의 마음에 대한 공감 어린 이해를 통해 우리의 오만과 편견은
해소될 수 있다.(P 93)
- 우리 내부의 배경 지식은 깊이 읽기를 안정화하는데 필수다.(P 96)
또한 지식이 진화하려면 계속 배경 지식이 추가되어야 한다.(P 97)
- 새로운 정보를 파악한 후 추론과 비판적 분석을 곁들여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지식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P 96)
- 주의 깊이 읽어야 무엇이 진실인지를 분별해내 지식에 더할 수 있다.(P 96)
- 개념 없이는 생각도 있을 수 없고, 유추 없이는 개념도 있을 수 없다. 유추는 생각의 연료이자
불이다.(P 99,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에마뉘엘 상데)
- 유비적(類比的) 사고는 우리가 보는 것과 아는 것(배경 지식)사이에 멋진 다리를 놓아 주고,
새로운 개념과 가설을 구성하게 한다. 이런 가설은 연역과 귀납같은 추론 능력을 응용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가 하면, 우리가 관찰하고 추론한 것에 대한 우리 생각을 평가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P 99)
- 과학적 사고의 방법들 중에 어떤 것이 가동되는지를 대체로 읽기의 숙달정도와 읽는 내용에
달렸다.(P100)
- 읽기, 적어도 모든 깊이 읽기에는 유비적 사고와 추론이 필요하다.(P100)
- 우리가 아는 것이 적을수록 유추를 끌어낼 가능성이나 추론과 분석 능력을 키울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우리의 일반적인 지식을 확장하고 적응할 가능성도 낮아진다.(P101)
- 비판적 사유를 세심하게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가 텍스트에서든 스크린에서든
조작적이고 피상적인 정보에 휩쓸리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하는 최선의 방법(P104)
- 가장 깊은 형식의 비판적 분석이란 과거에 열심히 추구했던 사고와 느낌을 최선으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P107)
- ‘통찰’이란 거대한 미지의 지식 저장고인 뇌를 흘깃 바라보는 것이다.
피질이 자신의 비밀을 나눠주는 것이다.(P107, 조나레너)
- 깊이 읽기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핵심적인 인간 능력에 시간을 할애하려면 주의의 질을
높여야 한다.(P116)
- 고독 속의 소통이 일어나려면 독자의 고요한 눈은 저자와의 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을 만큼은 정적을 유지해야 한다.(P122)
- 우리의 읽기 회로는 다양한 과정의 합산물로서, 주로 끊임없이 가해지는(혹은 부재하는)
환경적 요구에 의해 형성된다.(P130)
- 문자를 다른 사람들은 ‘기억의 도구’라 반겼지만
소크라테스는 ‘망각을 위한 처방’이라고 주장하였다.(P131)
- 언어의 미래는 작가들이 어렵게 얻은 생각으로 우리를 이끄는 단어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과 함께, 독자들도 그에 맞춰 최선의 사고를 읽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과 연결돼 있다.(P136)
- 다양성은 우리 종(種)의 발전은 물론, 우리가 사는 상호 연결된 지구상의 삶의 질, 나아가
우리의 생존까지 증진합니다.(P137)
- ‘무료함’이란 경험의 알을 부화하는 끔의 새.(P172, 발터 벤야민)
- 동일한 이야기를 인쇄물로 읽느냐, 스크린으로 읽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독해력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디지털 읽기를 선호하지만 자신이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인쇄물’이 더 나았다.(P180)
- ‘비유’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대단히 개념적인 연결이다.(P186)
- 영화 ‘아폴로 13’이나 ‘마션’에서 주인공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 자신의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다.(P187)
- 청소년들이 외부의 지식원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지적 발달이 방해를 받는다.(P188)
- 인간이 언어를 학습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건은 ‘공동관심’이다.(P199)
-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다중적인 표상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즉, 표상들이 개념과 언어 발달의 소재가 된다.(P201)
- 두 살 이전에 아이가 경험하는 인간적인 상호접촉, 그리고 책과 인쇄물과의 물리적인 접촉은
구어와 문어, 내면화된 지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최선의 진입로이자 미래의 읽기 회로를 구축할
벽돌이다.(P207)
- 어린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살아가는 동안 비숫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전략을 세우도록 도와준다.(P209)
- 전문가인 저자는 낮에는 아이 스스로 주도하는 놀이와 인간적인 접촉에 시간을 내어주고
밤에는 주로 이야기를 읽어주거나 종이책을 보게 하라고 권한다.(P217)
- 아이에게 책이나 이야기를 전부 읽어 줄 필요가 없고, 아이마다 각자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과 속도로만 읽어주는 것이 좋으며, 유아에게는 몇 단어만 들어가 있는 그림책도 효과가
좋다.(P224)
- 4학년 시기는 미래의 학습력을 좌우한다.(P231)
- 미국의 모든 주에 있는 교정국들이 3~4학년생의 읽기 능력 통계를 토대로 장래에 필요한
교도소 침상 수를 예측한다.(P231)
- 양손잡이 읽기(두 가지 읽기 능력을 모두 갖춘)뇌를 개발하는 것이 좋다.(P255)
이유는 이중언어 학습자는 단일언어 학습자보다 언어적 유연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 5세부터 10세까지의 아이들에게는 시간을 들이면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계속 불어 넣어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손을 글씨 쓰는 법을 가르쳐주면 토끼보다는 달팽이에
가까운 속도로 자신의 생각을 탐구하도록 이끌 수 있다.(P260)
- 아이가 스크린으로 읽기를 시작하자마자 ‘반대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읽기는 속도가 아니라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P264)
- 우리가 반성적 능력을 점점 잃어가는 것은 끊임없이 효율성을 요구하는 환경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다.(P286)
-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법을 돌아보는 능력을 점점 잃어간다면, 우리를 지배하려는 자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냉정하게 살펴보는 능력 또한 잃게 될 것이다.(P296)
- 일부 사람들의 권력은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필요로 한다.(P297)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다양한 견해들의 표출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지적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견해를 형성하도록 교육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위협이다.(P298)
- 21세기에 우리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집단적 양심을 보존하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깊이 읽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