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첫 책이 나왔다.


말로 형 헌 하기 힘든 여정을 지나오면서 아내는 글을 썼다. 아니 글을 쓰라고 했다. 그렇게 5년이 지났고, 한 권이 탄생했다.


사실 책 내용의 당사자인 나로서는 상당히 껄끄럽다. 아내의 시각으로 바라본 나의 모습은 어떨까? 물론 일반인들은 텍스트 너머의 일상을 통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힘겹고 걸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누군가는 가난을 팔지 말라 하지만... 가난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난은 우리의 일상이다. 지금도 여전히...


난 글은 쓰지만, 책을 쓰지 않는다. 책은 돈이 되지 않는다. 수년을 써도 인세라고 주어진 건 고작 돈백이다. 그나마 주면 다행이지만 주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책을 돈 버는 시대는 아니다.


아내는 꼭꼭 눌러썼다.


텍스트는 아직 풀리지 않는 칼국수 덩이를 젓가락으로 풀어가면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얹히고 말 것이다.


아내는 이중적 경계선에 서 있다.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한국인이다. 지금이야 국제결혼이 흔하지만 당시만 해도 '혼혈'이란 딱지를 안고 살아가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일본이다. 종종 얹힌다.


아내가 책을 냈으니 뭐라도 해야 하지만, 오늘 살아가기 바쁜 나에게 이벤트도  할 여력이 없다. 그냥 여기저기 글을 올려 소개할 뿐이다. 못난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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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2-01-3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의 이 마음을 아내분이 정말 애틋하게 여기실 거예요.

낭만인생 2022-01-31 23:28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늘 부족하죠.

프레이야 2022-01-31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낭만인생 님 목사님이시군요. ^^
아내분의 첫 책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쉽지 않게 함께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겠어요. 책 표지도 아주 좋습니다.
무지개처럼 밝은 기운 받아 복 많이 받으세요
예약장바구니로 모십니다.

낭만인생 2022-01-31 23:29   좋아요 0 | URL
솔직히 많이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2-01-31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인생 아내분님 첫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진솔한 인생 이야기
청명한 하늘 위로 뜬 무지개 처럼
새해 행복한 기운 가득 받으시길 바랍니다
이 책 찜!👆^^

낭만인생 2022-01-31 23:30   좋아요 0 | URL
넵 감사드려요. 좋은 날이 오리라 믿고 살아야죠.

stella.K 2022-01-31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목사님이셨군요.
항상 서재 보면 기독교 관련 서적을 많이 올리셔서
늦게 목회를 준비하시는 신학생은 아닌가 했습니다.ㅎ

책은 뭐 일종의 명예 정도인 것 같긴합니다.
그래도 책을 내 본 것과 안 낸 것과는 좀 다르긴하더군요.
책 읽어보고 싶네요. 기억하겠습니다.
축하합니다.^^

낭만인생 2022-01-31 23:31   좋아요 1 | URL
서평을 해야 되서 늘 주제별로,, 신간을 찾아 봅니다. 글로 안 옮겨 놓으면 금새 지나가 버려서.. 요즘은 많이 게을러 졌습니다.

숲노래 2022-02-0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줄기를 따라가는 마음이라면
돈이 아닌 숨결을 누리면서
스스로 아름다운 길에 접어들기에
글을 쓰고 책을 낼 만하지 싶어요.
애쓰신 땀방울을
곱게 누리시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