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남자와 살인자 - 살기 위해 여장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클로에 크뤼쇼데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전쟁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성정체성의 혼동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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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와 살인자 - 살기 위해 여장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클로에 크뤼쇼데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스페인 여행을 하다 들어가게 된 만화전문서점에서 보게 된 클로에 크뤼쇼데의 책.


스페인어를 모르니 그림만 보고는 레즈비언 커플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탈영병의 여장이었다.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면 꼭 사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작년 크리스마스에 출간된 책을 올해 2월에 받아보게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난 뒤, 전쟁에 참여했다가 탈영한 폴과 폴을 숨기는 그의 아내 루이즈.


늘 숨어만 살 수 없고, 생활고가 있으니 여장을 하여 밖으로 나가게 된 폴은 그 후로 10년 동안 쉬잔이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다.


사실 폴이 쉬잔으로 사는 10년 동안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다시 남성으로 사회로 복귀한 후에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혼동하게 된 것을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여장남자로 살아간 10년 동안, 변태 섹스 모임에서 스타가 되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 남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애초에 젠더가 여성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폴이 처음 일부러 본인의 몸에 상처를 내어서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거부하고, 결국 탈영을 하는 이유는 전쟁터에서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 그것 때문에 환상에서도 전쟁터에서 머리가 날아간 동료와 쉬잔이 자신을 괴롭히고 부인에게 환상을 죽여달라고 한다.

- 성정체성에 대해서 남에게 이야기 하지 못 하는 것이야 시대상황때문에 그렇다 하더라도, 전쟁터에서 죽은 동료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못 한 폴은 탈영 이후에도, 아니 전쟁터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부인에게 죽을 때까지 트라우마에 시달렸을 것이다.

- 그냥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전쟁은 나쁘다.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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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허우샤오시엔


주연 서기


내가 기억하는 무협영화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자객 섭은낭은 각종 특수효과와 함께 사람이 날아다니거나, 불꽃이 터지는 그런 무협영화가 아니었다.


매우 정적인 동양화 같은 느낌이었다.


거의 정사각형 비율의 화면과 동양화를 그대로 화면에 옮겨둔, 대사나 인물에 대한 설명이 매우 약해서 불친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여백이 많은 영화라 사람에 따라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화면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동양화를 사진으로 찍어둔 것 처럼


- 그래도 설명이 정말 과하게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싶다.

- 영화를 보면서 갸웃거렸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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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롤


감독 토드 헤인즈


주연 케인트 블란쳇, 루니 마라



영화 캐롤의 후기를 쓰려고 앉아서 모니터만 무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써야할 지 혼란스러웠다.

- 어제부터 그러니까 2016년 2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연극 하나, 뮤지컬 하나, 영화 하나, 사진전 하나를 보고 차례로 후기를 쓰다보니 진이 빠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 캐롤를 보고 나서 느낀 다양한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단어를 하나 생각하는 것에도 큰 힘이 든다.


캐롤과 테레즈. 두 여성의 조심스러운 사랑 이야기가 심장을 자꾸 건드렸다.

-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조심스러워보였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사랑하는 감정에 대해서는 확신하지만, 서로에게 표현하지 못 하고 조심스러워하는 시선과 감정표현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였어도 헤어지고, 보고싶어도 제대로 연락하지 못 하는 캐롤과 테레즈

- 섹스 이전보다 그 이후가 더 절절하고 슬퍼보였다.

- 테레즈가 캐롤에게 전화를 하지만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있다가 전화가 끊긴 후에 보고싶다고 하는 장면과

- 테레즈가 캐롤의 사진을 인화하고 바라보는 시선과 행동이 특히나 더.


영화가 끝나갈 때, 캐롤이 남편과 양육권 소송에서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딸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안다."라는 대사를 한다.

당시 미국사회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LGBT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캐롤이 좋았다.

- 사실 캐롤은 시대상황과 기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남성과 결혼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여성을 사랑하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부터 그 사실을 부정한 적은 없는 듯 하다.


테레즈에게 같이 살자고 하는 캐롤과 (아마도) 승낙을 하러 캐롤에게 달려가는 테레즈.


내가 보고 또 기억하는 LGBT 영화 중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사랑에 초점을 두었으며, 제일 긍정적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 여성의 누드가 나오거나, 섹스신이 나온 것과 자극적이라는 것이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내가 지금까지 봤던 LGBT 영화 중 캐롤을 제외하고는 꼭 누가 죽거나 헤어지거나 끝이 매우 나쁘거나 셋 중 하나였다.


- 테레즈를 연기했던 루니 마라의 눈동자 색깔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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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원작 셰익스피어


2016. 1. 7. - 2. 28.


대학로 JH아트홀



이틀 연속 셰익스피어 원작인 공연을 보게 되었다.

[끝이 좋으면 모두 다 좋다]는 낮은 신분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지혜롭게 대처하여 남편의 사랑을 얻는다는 내용인데, 원작에서는 프랑스였던 배경을 구한말 경성으로 바꾸어서 공연을 진행하였다.

그냥 희곡 자체로만 따지자면, 아내를 버린 남편이라는 놈이 결혼한 여자 버리고 전쟁터로 튄 데다가 전쟁터에서 여러 여자 따먹으려 하고, 잠자리를 하고 혼인을 약속한 다음 토끼는 행각을 하는데 진짜 나쁜놈이다.

도대체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끝내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끝이 좋으면 뭐 하냐? 과정이 개판이고 막장이고 엉망인데.
-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속임수/배반/성욕에 대한 것을 희극적으로 다루려고 만든 극이기는 하나, "남편새끼"는 진짜 마음에 안 든다.

그래도 셰익스피어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여성이 (그 시대상황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도전정신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은 좋다.


오늘 본 연극으로 따지자면, 소극장이고 음향이 안 좋은 것은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목소리까지 녹음된 AR파일을 틀면서 공연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공연 시작하면서 노래가 나오는 데, 목소리가 이중으로 들려 순간 놀랬음

마이크라도 준비해서 방법을 쓰던가 아니면 뮤지컬로 만들지를 말든가.

그리고 분명히 시대적 배경인 구한말이기는 한 것 같은데, 일본과 합병 이후인지 이전인지 애매모호한 시대상황 정리를 좀 해주었으면 한다.
- 왕이 고종인데, 순종인데.

왕이 살아있는데, 계속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있다고 한다.
- 아직 왕이 있고 합병 전이니까 따지면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일합병반대운동이라고 해주시던가.

한국 연극/뮤지컬/대학로 바닥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아니고 배우 7명에 연출, 안무, 조명/음향 오퍼 등등등 많은 사람이 공연 하나 올리느라 힘쓰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노래가 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개인취향이라 생각하고 넘어가고, 내용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셰익스피어가 막장으로 극을 전개한 것이니 극단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음향의 AR파일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소홀함이 느껴지는 대사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다음 공연을 하게 된다면 꼭 MR파일을 준비해주고, 시대상황 정리를 해서 공연을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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