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겨울, 크리스마스이브.
패터슨의 시 같은 날씨에 영화 패터슨을 보러 상암 CGV로 갔다.
- 남들은 신과 함께, 스타워즈, 위대한 쇼맨을 보는 크리스마스이브 아침에 패터슨을 보는 나와 나와 같은 극장 안에 있는 사람 몇.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리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는 일주일.
거의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깨어나 일을 하러 가고 시를 쓰고 저녁을 먹는 패터슨.
+ 약간은 철이 없어 보이고 희망적인 패터슨의 아내 로라.
+ (매일 보는, 패터슨이 가는) 바의 주인
+ 그리고 동네 사람.

패터슨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단조로운 일상을 특별한 시선과 언어로 '시'를 느끼는 나날로 만들고 있었다.
매일의 일상이지만, 하루하루 다르고 특별한 날로 만드는 시.
로라가 그의 시를 특별하다고 느낀 건 패터슨의 하루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시선과 단어 선택 때문이었을거다.

단지, 영화가 엄청나게 다이나믹한 사건을 그리는 게 아니라 정말 평범한 일상을 그리기에 엄청 지루하거나 재미없거나 졸릴 수 있음 주의보.
- 실제로 영화 보다가 내 옆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은 나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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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2017. 11. 17. ~ 2018. 3. 4.

익스트림씨어터 3관

 

 

2017. 12. 21. Today's Cast
 황강봉 - 최지영, 지성미 - 우가은, 정관재 - 최호승, 최미화 - 남소화

 

 

 재미있는 소극장 연극이 하나 추가되었다.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공연 중간 나왔던 이야기 중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있기는 했다.
- 정관재는 그래서 학력위조는 왜 한건데? 기사는 왜 난건데? 그거는 어떻게 끝난건데? 진행이 안 될거면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던가 아니면 뭐라도 마무리를 하던가?
- 황강봉이 아이돌 헬스 트레이너였다는 사실을 맨 마지막 커튼콜 때 대사로 알았다.

많은 교훈이나 정교하게 짜인 연극은 아니지만, 리얼로 헬스를 '빡세게' 하는건 5분 정도밖에 안 되지만 이정도만 선방이랄까?
최미화와 정관재가 친해지고 스피닝을 함께하는건 급작스런 전개이며, 당췌 앞뒤가 안 맞기는 하지만 - 사실 그거 말고도 정교하지 못 한 장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 아이돌이 자살을 하였기에 지성미의 부담감이 더 다가왔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알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것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아무에게도 진심을 털어놓을 수 없어 힘든건지 모르겠지만.

연말에 웃으며 보기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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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기분 좋은 희열과 어둡고 깊은 한숨이 함께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 영화 위대한 쇼맨을 보면서 그리고 보고 나와서 집으로 오는 길에도 집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고민했다.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 힘들었다.

영화 위대한 쇼맨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1. 영화가 재미있었고, 2. 음악이 좋아서였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한다면 위대한 쇼맨은 '나에게는' 좋은 영화가 아니었다.

어둡고 깊은 한숨의 이면에는 차별의 벽을 없앤다는 미명하여 오히려 차별을 하고 있는 휴 잭맨의 캐릭터 때문이었고, 그 차별의 대상이 되는 소수자를 보는 시선이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고, 소수자도 당당하게 사회로 나온다는 것을 다수의 시선으로 쓴 폭력적인 영화라고 느껴졌다.

그 이유는 P. T. 바넘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살아있는 신기한 무언가를 찾는데 그 대상이 장애인이나 흑인이었다는 것이다.
노래를 엄청 잘 했던 레티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바넘의 무대 위에 선 사람 중에는 왜소증이나 알비노, 샴 쌍둥이도 있었다. 그 때 당시의 장애인을 보는 시각은 신기한 구경거리 그 이상이 아니었음을 알려주기도 하는 장면이었다. 더 불편했던 것은 그 시각의 일부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 그리고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을 강제로 사회로 끌어내 돈을 벌거나 오히려 극 말미에는 뭔가 스스로 원해서 그 자리에 선다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이 있었다.
바넘이 극장을 잃고 난 후에 술집에서 술을 마실 때 단원들이 그를 찾아가 우리를 사회로 나올 수 있게 해주었고 이 사람들이 우리의 가족이다 이런 소리를 하는데... 그것도 불편했다.
- 도와줘요 장추련...
오히려 This is me를 부르고 난 후에 각자 사회에서 일을 하며 살았다면 비현실적이지만 덜 차별이라고 느꼈을까?

소수자를 무대에 세우는 것과 별개로 '내가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불편함은 바로 동물에 대한 것이었다.
영화 끝에 천막 서커스를 진행할 때 나오는 코끼리를 보고나서 정말 화가 났다.
영화에서 코끼리를 보는 순간 코끼리를 서커스 무대 위에 세우기 위하여 새끼 코끼리가 보는 앞에서 어미 코끼리는 물론 코끼리 무리를 몰살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코끼리가 어렸을 때부터 쇼를 위해 맞으며 자라는 영상이 떠올랐다.
- 실제로 많은 쇼에 사용되는 코끼리가 이런 식으로 잡혀 고통스러운 훈련을 받는다.

게다가 바넘이 눈이 오는 한겨울에 코끼리를 타고 극장에 가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영화 제작자와 연출가가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코끼리는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살고 열대, 아열대 기후에서 사는 동물인데 한겨울에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영상이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에 나오면 어린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한겨울에 코끼리가 나다니게 하는 것은 동물학대란 말이다.

좋은 노래가 나오는 영화에 인권 의식과 동물권 의식은 바닥 그 근처에 있음을 알고 정말 통탄했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기에는 영화가 재미있다, 좋다, 용기, 사랑 이런 이야기를 쓰며 좋은 리뷰가 한 가득인데...
난 이 영화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매우 좋은 음악이 나오는 영화인 것은 맞지만, 소수자의 인권과 동물권을 생각하지 못 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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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아파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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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이후 다시 등장한 매들린. - 이후 조나단과 사귀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지만.
그리고 새로운 등장한 남자 가스파르.

기욤 뮈소의 작품에서 늘상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주인공 2명(보통은 여성 1명, 남성 1명)을 굳이 사람에 빠지게 하는 점이랄끼? 천사의 부름에서도 파리의 아파트에서도 굳이 주인공 2명이 사랑에 빠질 상관관계를 1도 모르겠는데 왜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일까?
- 같은 사건을 해결하면서 동료애, 동지애가 생길 수 있고 그게 후에 호감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굳이 책에서 둘의 사랑으로 끝맺어야 하는가?

뭐. 결말은 그렇다하더라도.
책은 재미있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전작 '브루클린의 소녀'와 '파리의 아파트' 세 권은 그간의 기욤 뮈소가 썼던 로맨스 소설보다는 스릴러와 추리라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진다는 느낌이었다.

단지 파리의 아파트는 그 스릴러와 추리가 한층 더 강해지고 기욤 뮈소가 너무 복잡하게 사건을 만든게 아니었나싶다.

Lorz74, 시프트나이트, 레이디버드. 세 명의 젊은 거리 예술가. 시작은 같았고 결말은 불행했던 세 명이 숀의 아이를 불행으로 넣을뻔 했다.
모두 사랑을 필요로 했지만, Lorz74은 죽음으로, 시프트나이트는 살인자로, 레이디버드는 실패한 복수로 끝을 맺게 되었네. 이 와중에 페넬로페 또한 피해자였고.

매들린과 가스파르가 사건을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이 소설화되었지만, Lorz74, 시프트나이트, 레이디버드, 페넬로페의 각자의 이야기를 더 심도있게 그려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사랑. 그 단어 하나가 모두를 지배하는 모양새였지만 어느 누구도 성공할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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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51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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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 출간되었던 달빛조각사 51권을 이제야 사서 읽었다.
52권은 텍본으로 나왔다는데 아직 출간은 안 된 듯.
51권은 기존에 출간되었던 책보다 약간 두꺼웠다.

드디어 위드의 말도 안 되는 퀘스트가 끝나고 전쟁이 시작되었다.
풀죽교 입장에서 보자면 바드레이편이 치사하게 나왔지만, 바드레이 입장에서는 나름 머리를 잘 썼다고 생각 중. 원래 전쟁에 정의가 어딨나? 이판사판에 사방이 개판이 전쟁 아닌가?

전쟁이 시작되고 진행 중이지만 52권에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다.
위드의 목적은 게임세상제패가 아닌 돈인데, 바드레이는 세상제패가 목표.
어차피 더 치열하게 사는 인간이 이기는 것일테니 둘이 알아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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