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 지만지 희곡선집
피터 셰퍼 지음, 강태경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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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닭쿠우스와 에쿠우스를 보고 난 뒤 읽은 희곡 에쿠우스
에쿠우스를 처음 읽었을 때는 충격이었다.

마틴 다이스트의 고민, 알란이 받는 압박과 고통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이 고민과 압박과 고통이 무대에서 피할 수 없는 무게로 나에게 다가왔을 때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닭쿠우스에서 그저 연극의 캐릭터로서의 고민이 아닌 스스로를 감옥 안에 가두어버린 것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너무나 가벼운 에쿠우스를 보고 난 뒤 희곡을 다시 읽으니 도대체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읽고 있는 이 작품은 무엇일까?
작품 해설에는 왜곡된 사랑과 가치관 속에서 성적 억압을 말의 눈을 찔러 정신병원에 들어온 알란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외 억압과 압박이라는 해석을 쓰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

피터 쉐퍼가 이야기 하려고 했던 내용은 무엇일까? 그저 글을 던져놓았을 뿐 생각은 독자와 관객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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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

2018. 3. 1. ~ 4. 29.

대학로 TOM 1관

2018. 3. 11. Today's Cast


마틴 다이사트 - 안석환, 알런 스트랑 - 전박찬, 헤스터 샬로만 - 이서림,

프랭크 스트랑 - 유정기, 도라 스트랑 - 김효숙, 질 메이슨 - 한은비, 젊은 기수 - 노상원,

너제트 - 배은규, 코러스 - 김강헌, 조형일, 채종국, 이동훈, 신동찬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하는 공연도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연극 에쿠우스가 그랬다.
지금 TOM에서 하고 있는 에쿠우스는 너무나 가볍다고 느껴졌고, 알런은 섹슈얼리티의 압박 또는 심리적 압박때문에 말의 눈을 찌른 어른같은 아이가 아닌 그저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질 메이슨과 알란이 옷을 모두 벗는 장면은 폭력적이라고 느껴졌다.
질이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옷을 벗고 있어야 했을까? 모르겠다.

공연을 보는 내내, 몇 년전 발렌시아 시청 근처 공연장에서 봤던 에쿠우스가 생각났다.
딱 5명의 인원 이었지만 공기마저 멈춰있던 압박감. 무게.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었던 질의 노출과 섹스신을 통해, 비록 모든 언어를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알런이 받았던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가볍게 느껴졌던 오늘의 무대와는 달랐다.

물론 연출과 배우의 해석에 따라 같은 희곡이라고 관객이 받는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에쿠우스는 나의 타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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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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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꿈꾸는 하와이를 이제야 빌려서 읽을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이 전에 책을 빌려간 사람이 책을 꽤 오랫동안 반납을 안 해서(거의 최대 대여기간인 3주를 다 채운 뒤 반납 한 듯) 책이 꽤나 두꺼울 줄 알았다.
근데 도서관에서 집어 든 이 책은 예상보다 훨씬 얇은 책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꿈꾸는 하와이를 읽으면서 이 세상의 모든 지역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난의 과거가 있는 지역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휴양지, 어떤 사람에게는 낙원, 어떤 사람에게는 그리운 곳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하와이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보다는 책에 몇 장 없었던 사진에 더 눈이 갔었다. 몇몇 사진은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았고, 몽환적이었지만 꽤 마음에 드는 사진도 있었다.
내가 하와이에 가게 된다면,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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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닭쿠우스

2018. 3. 7. ~ 18.

대학로 나온씨어터

 

2018. 3. 9. Today's Cast
알란 - 이기돈, 다이다이박사 - 정나진, 아빠 - 김문식, 엄마 - 손고명,
하스타 - 김태훈, 부원 - 곽동현, 메리조이 - 최주연, 작가 - 이철희

 

 

 

사실. 노들에서 하는 궁리소 차담회가 3월 9일인줄 알고 일이 끝난 후 혜화에 갔었다.
근데 알고보니 차담회는 3월 30일 금요일.
혜화까지 온 김에 하릴없이 집에 가고싶지 않았던데다, 연극 닭쿠우스를 매우 보고싶었던터라 그냥 나온씨어터로 향했다.

때마침 공연을 보러 간 날에 관객과의 대화를 해서 나는 배우와의 대화를 하고 왔다.

극 초반은 에쿠우스와 닮아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에쿠우스 비틀기나 에쿠우스의 충남 홍성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에쿠우스 비틀기라기 보다는 연극 관객모독이 생각났고, 알란이 아닌 다이다이를 위한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나를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고 어느 정도 작가/연출의 의도도 있었다.

누구나 꿈이 있을 텐데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아니면 스스로 벽을 만들어 '닭장'으로 상징되는 좁은 공간에서의 삶을 사는 사람을 위한 연극인지, 꿈을 쫓는 사람을 위한 연극인지, 꿈을 잃은 사람을 위한 연극인지 확실하지 않다.
단지 공연을 보면서 현실에 갇혀버린 이유가 무엇인지, 나를 가둔 것이 무엇인지 갑갑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배우는 8명, 관객은 배우보다 많은 11명이었다.
- 관객 중 몇몇이 연극계 종사자(현재 공연하고 있는 에쿠우스의 배우라던가, 국립극단에 올라갈 극의 연출 등)이 있었지만.

질문에 주로 답변을 하던 사람은 작가이자 연출인 이철희 연출이었지만 알란의 이기돈 배우와 다이다이의 정나진 배우도 답을 했었다.

내가 했던 질문은 아니지만 일부러 연극 에쿠우스와 시기를 맞춘거냐는 한 관객의 질문에 나왔던 답은 "우연"이었지만, 꽤나 기적같은 우연이었다.

질문하고 싶었던 내용이 많았지만, 극장 문을 닫아야해서 더 긴 시간 하지 못한것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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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 홈 : 가족 희비극
앨리슨 벡델 지음, 이현 옮김 / 움직씨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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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홈을 보면서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리나의 한 부분이 생각났다.
"세상의 모든 희극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비극은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앨리슨 벡델의 자전적 이야기 펀홈도 그랬다. 각기 다른 모습의 비극의 한 단면을 보여준 책이었다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희비극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앨리슨이 커밍아웃을 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 어떤 대학 친구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야기하니 믿지않고 농담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비극이었는데 희극 같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야기하는 앨리슨도 울지 않았었다.

한 가정의 이야기이고 삶의 이야기였다. 앨리슨 벡델이 레즈비언이 아니었어도, 앨리슨 벡델의 아버지가 게이가 아니었어도 이 이야기는 비슷한 모습의 희극이고, 전혀 다른 모습의 비극이었다. 우리 모두는 비슷하면서 다르니까.
앨리슨 벡델의 아버지가 죽지 않았다면 다른 모습의 희비극이 되었겠지만.

그러나저러나 이 만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데, 한국에는 안 들어옵니까?
미투와 위드유가 횡행하는 시대에 이 뮤지컬. 꼭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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