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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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철학의 창시자 노자가 지었다는 책 도덕경을 읽었다. 사실 철학 특히나 동양철한은 내가 거의 읽지 않는 분야 중 하나였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무렵, 역사나 도덕을 배울 때 사회선생님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이야기하며 공자나 맹자, 제자백가, 노자 같은 동양철학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적은 있어도 제대로 배운적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공부를 하였대도 시험문제를 맞추기 위한 공부였지 실상 동양철학 책을 읽어본 기억은 거의 없었다.

노자, 뭐 노자 혼자서만 이 책을 지은 것은 아니고 노자의 제자까지 합세해서 몇십년 동안 도덕경이라는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치 성경처럼.

아무튼 이 도덕경은 약 5,000자, 81장으로 되어 있고, 상편 37장의 내용을 도경, 하편 44장의 내용을 덕경이라고 한단다. 원래 덕경이 앞에 있었고 도경이 뒤에 있었다는데 어느 순간 덕경과 도경의 위치가 바뀌어 도덕경으로 확정.

노자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실 말이 많다고 인터넷에서 찾았다. 실존인물이 맞는지부터 왈가왈부하다고.(근데 그렇게 따지면 예수나 셰익스피어도 실존인물이 기네 아니게 말이 되게 많다.) 아무튼 그 이유는 노자에 대한 기록이 중국 역사서 사기에 한 줄, 다른 역사서에 한 줄 딱 두 줄만 나와있고, 생존일시도 기원전 571년에 태어나 기원전 471년에 죽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도 확실한게 아니라서 말이다.

아무튼 현대지성에서 나온 도덕경은 내가 거의 최초로 읽은 동양철학서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자 원문과 독음이 함께 적혀있고, 본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한자를 옆에 풀이해주어서 한자를 잘 모르는 나도 본문을 이해하기 좀 편했다.(중고등학교 때 한자 공부 소홀히 한 1人)

그리고 깊이보기라는 해설같은게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과 함께 역자가 해석을 해주니 처음 읽는 도덕경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 라고 쓰지만 철학책이라서 어렵기는 했다.

曲則全 곧즉전

枉則直 窪則盈 弊則新 왕즉진 와즉영 폐즉신

少則得 多則惑 소즉득 다즉혹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不自見, 故明 부자현, 고명

不自是, 故彰 부자실, 고창

不自伐, 故有功 부자벌, 고유공

不自矜, 故長 부자긍, 고장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고지소위곡즉전자, 개허언재?

誠全而歸之. 성전이귀지

능히 굽어질 수 있어야 온전하다.

능히 구부릴 수 있어야 곧을 수 있다.

능히 패일 수 있어야 채울 수 있다.

낡고 헤져야 비로소 새로울 수 있다.

줄어들면 곧 얻게 되고 많은 것을 탐하게 되면 도리어 스스로 미혹된다.

그러한 까닭에 성인은 혼융일체하여 천하를 위하여 길을 찾는다.

명성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밝다고 한다.

스스로를 옳다고 하지 않으므로 시비를 분명하게 분별한다.

스스로 뽐내지 않으므로 공을 이룬다.

스스로 자랑하지 않으므로 장구할 수 있다.

성인은 명성에 집착하여 다투지 않는 까닭에 천하에 그와 다투는 것이 없다.

예말에 굽어져야 온전해진다는 말이 있는데,이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

사람으로 하여금 원만하게 함으로써 대도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도덕경에 나와있던 81장 중에 위의 말이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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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들판의 꿈 - 그들의 배움, 그들의 투쟁, 그들의 일상
홍은전 지음, 노들장애인야학 / 봄날의책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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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은전이 쓴 노란들판의 꿈을 보게되었다. 무려 2년 전에 출간된 책을 이제서야 도서관 책장에서 발견하고는 웃음이 났다. 갑자기 은전의 얼굴이 떠올랐고, 12월 갔던 노들의 복도도 기억났다. 내가 이음을 그만두기 전부터 쓰여져서 이음을 그만두고 스페인에 다녀온 뒤 출간된 책이었다.

1993년부터 시작된 노들야학의 기억. 내가 정립회관에 있던 노들을 처음 갔을 때가 2007년인가 2008년이었으니 그 때보다 12년전의 이야기였다. 내가 처음 노들에 갔을 때, 나는 야학이 아닌 공연예술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었고 야학 교사로 있던 한나언니나 다른 사람하고 처음 만났었다. - 2006년에 처음 봤던 발바닥 임소언니하고는 이미 알던 사이였지만.

1993년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지만 사실 거의 다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1993년부터 2005년 아닌 6년정도까지는 장판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건너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지만 2007년부터는 내가 알던 내용이었고 내가 알던 사람의 이야기가 점차 들어왔다.

노들야학에서 직접 활동을 한 적은 없지만, 정립회관 마지막 시절의 노들에 갔었고 그 이후에는 발바닥과 장추련 실습으로 이음의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나고 이야기 나누었던 사람의 이야기여서 즐겁기도 하였다. 즐거운 만큼 투쟁이나 누군가의 상처, 죽음의 기록이 나올 때면 책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기껏 아문 것 같았던 상처를 누군가 헤짚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2014년 국현 아저씨의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상처였던 것처럼. - 국현아저씨의 죽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죽음이 그랬다.

추운 겨울이다. 노들의 겨울도 춥다. 그래도 내년 봄이 되면 다시 따뜻해질거고, 장판은 매년 그랬듯이 투쟁을 시작할거다. - 춥다고 투쟁을 멈출 집단은 아니지만.

노란들판의 꿈은 꿈으로서 멈추지 않는다. 현실로서 만든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은 당신이 함께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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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시영이 나온다고 해서 봤다. 이시영이 액션을 한다고 해서.

사실 영화를 보면서 불쾌했다.

미성년 성매매, 왕따, 여성 납치, 지적장애가 있는 여성 강간. 내가 기분 나빠하는 거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장애여성공감이 이 영화를 대차게 거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면 했다. 아니면 이런 현실을 대차게 거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내가 영화를 보는 내내 불쾌했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영화를 본 이유는 이시영이 연기한 박인애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박인애라는 캐릭터는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장애인거주시설이나 특수학교로 분리시키지 않고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게 하려고 했다. 그 부분이 한국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좋았다. 장애를 이유로 배제시키지 않고 함께 하려는 삶.

박인애의 실수라면 처음 국회위원 그 XX가 동생을 건드렸을 때, 눈이 아니라 목에다가 칼을 박아어야 했다는 점이다.

이시영의 맨몸 액션은 대단하다. 영화 초반 자동차 안에서 이시영과 이형철이 싸우는 장면을 원씬원컷으로 갔는데, 이 부분은 영상이 좋았다. - 이시영의 액션과 영상이 좋았다고 이 영화를 보면서 불쾌했던 부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시영&하지원&김혜수. 세 명의 배우가 나오는 액션영화 하나 만들어주세요. 김혜수님이 보스 끝판왕 하시고 하지원님이 중간보스 하시고 이시영님이 행동대장으로 액션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 영화에는 여성이 성매매업소에서 일한다거나 강간, 납치 이런 장면이 안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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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up kitchen vegan, 비건-잇다, 20181224-25, 프로젝트 하다, 상수동 343-4 Popup kitchen vegan, 24/12/2018-25/12/2018, Project Hada, 18, Wausan-ro, Mapo-gu, Seoul, Republic of Korea. 공유공간 프로젝트 하다에서 2018년 12월 24-25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비건 팝업스토어 비건-잇다. Music License: YOU’RE FREE TO USE THIS SONG IN ANY OF YOUR YOUTUBE VIDEOS, BUT YOU MUST INCLUDE THE FOLLOWING IN YOUR VIDEO DESCRIPTION (COPY & PASTE): The Cave Resides Deep in the Forest by Artificial.Music https://soundcloud.com/artificial-music Creative Commons — Attribution 3.0 Unported — CC BY 3.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 Music promoted by Audio Library https://youtu.be/RLXr_miMxHU ** PLEASE READ THE SECTION, ABOUT USING THE MUSIC, BEL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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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세 자매

2018. 12. 23.

Cast

임은영, 최민경, 이미정, 김영수, 김재환, 배재현, 서희락, 썸머

성북마을극장

 

 

 

 

 

12월 22일에 큐캔디 단독공연 영상찍고 뒷풀이 갔다가 새벽 3~4시에 집으로 복귀.

연극 세 자매 공연 당일, 일주일동안 지친 몸을 가지고 무척 고민을 했다.

재호형, 라나언니, 경민언니, 민경언니, 미정언니, 재현동지를 만나러 연극 세 자매를 하는 성북마을극장까지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몸을 이끌고 가기는 했다. 그리고 라나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영상촬영을 하라며 삼각대와 핸드폰을 내 손에 쥐어주었지.

안톤 체홉의 세 자매 희곡을 읽지 않았다. 체홉의 극 중 제일 많이 본 것은 역시 갈매기이고 몇 개의 작품을 극으로 만난 적이 있다. 장애인 문화공간에서 한 세 자매는 러시아 극(아니면 안톤 체홉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대사를 많이 수정한 느낌이었다.

러시아의 한 마을이 아닌 창문이 없는 성으로 대체된 공간에 세 자매는 '갇혀' 있었다.

다분히 장애인거주시설같은 이 성에서 세 자매는 아버지과 집사에게 속고 있었다.

의아스러운 것은 바깥은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없는 전쟁을 만들어내고 몸에 독한 약을 계속 먹이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장애인거주시설 특유의 폐쇄성이나 장애인 당사자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생기는 과도한 보호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나 핀트가 틀어진 느낌이었다.

세 자매 모두 창문조차 없는 성 안에서 나가고 싶어하였으나, 그 끝은 실패였는지 아니면 성공이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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