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비어 월드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맥주들
마크 드렛지 지음, 유지연 옮김 / 어젠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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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도서관에서 왜 집어 들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도서관은 휴무였고, 내가 빌리고 싶던 책은 도서관에 없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만드는데 물, 보리, 홉만 들어간다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필요조건은 물, 보리, 홉이었겠지만, 그 세 가지가 충분조건이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었으니까.

물의 종류, 보리와 홉이 자라는 토양에 따라 기질이 달라지고, 달라진 기질에 다양한 사람의 기술과 노력이 들어가야지 맥주가 되었다.
- 맥주의 종류도 어마무시하다.

ABV는 알콜도수, IBU/BU는 맥주의 쓴맛을 나타낸다는 이전부터 알던 내용을 좀 더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세계의 맥주 중 저자가 뽑은 기억해야하는 맥주 중 한국의 지리산 문 베어 IPA가 있다는 사실에는 놀랐다. 나는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이 맥주 하나때문에 한국에 여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다니 '여러 의미'로 대단하다.

그냥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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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큐큐퀴어단편선 1
이종산 외 지음 / 큐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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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 이 책이 출간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구나.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책표지를 인터넷으로 보았을 때, 겉면에 있는 게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했었다. 책을 실물로 보고서야, 그제야 알았다. 아, 점자구나.
이 점자가 어떤 의미인지 나는 모른다. 점자를 손으로도 눈으로도 읽을 수 없으니까. 그래도 그 오돌토돌한 느낌이 좋았다.

평소 단편을 잘 읽지 않는 나이다. 나는 단편소설집도 장편소설처럼 읽는다. 한달음에, 끊지 않고. 단편의 호흡과 나의 호흡은 어색했다. 어색한 것을 알면서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저릿한 심장의 느낌을 더 오래가지고 있다 보면 그 자극을 참을 수 없어 책을 다 읽지 못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져 버렸다. 단어와 문장이 머릿속에서 엉겨 붙어 꺼내지지 않았다. 억지로 꺼내면 생채기가 생겨버릴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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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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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 계속 읽고 싶은 글이 있고 읽고 싶지 않은 글이 있다. 어색하다가도 빠르게 익숙해지고 읽게되는 문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문장이 있다.
나에게 김연수의 글은 읽기 쉬운 문장은 아니었다.

나의 혈연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를 보는 것, 음악을 듣는 것, 무언가 사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혈연끼리 좋아하는 것은 같지만 막상 그 취향을 면밀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글과 문장을 읽고, 전혀 다른 영화를 보며, 멀찍이 떨어져 있는 음악을 듣는다.

중장편 소설을 좋아하는 나와 단편소설과 시집을 읽는 친오빠.
재즈와 아이리쉬 음악을 듣는 나와 포크송을 듣고 만드는 친오빠의 거리감은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어색함 만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같은 글을 읽더라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 이 책은 나에게 어색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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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음악 - 대중음악평론가 나도원의 음악산문집
나도원 지음 / 북노마드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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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가 집에 남겨두고 떠난 책 중에 결국, 음악이라는 책이 섞여있었다.
고등학생 때 이후로 음악과 관련된 책과 잡지를 거의 읽지 않았다. 20살 이후로 간간히 음반을 사기는 했지만, 음악을 열성적으로 듣던 중고등학교 때만큼 CD를 많이 산 것은 아니었다.
집에 남겨진 책 중 내가 산 책이 아닌 친오빠가 산 책 중에는 음악에 관련된 책의 비중이 많은 편이었다.
수많은 책 중에 꽤나 두꺼운 편에 속하는 이 책을 집어든 큰 이유는 없었다. 가끔 그런다. 이유없이 책을 집어들어 읽는다.

음악과 음악 평론, 대중문화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잘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음악을 들을 때의 난 즐거움을 위해 들을 뿐 판단하거나 평론하지 않는다.
이 음악이 어떤 장르인지는 알고 있으나 굳이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듣기에 좋은 음악이면 되기 때문이다.
- 라고 썼지만 사실 특정 장르의 음악을 매우 선호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아이리쉬 스타일의 음악(The Corrs)이나 현악기 크로스오버(Bond, Two Cellos), 락커빌리(스트릿건즈 a.k.a 락타이거즈), 재즈(나윤선, 웅산) 같은 음악말이다.

그래도 결국, 음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즐거웠다. 내가 듣는 방향이 아닌 이해하고 읽는 방향에서의 음악은 다른 느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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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영화를 보는 것이 불편해졌다. 영화에 담겨있는 내용이 여성, LGBTQ, 장애인, 동물에 대하여 왜곡된 시선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영화에서 느껴지는 왜곡된 시선과 세상에 녹여져 있는 차별때문에 너무 불편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호박과 마요네즈도 마찬가지였다. 시놉시스를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라는 단순하게 이해한 내 잘못이었나?

세이치가 왜 밴드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세이치가 돈을 벌려고 하거나 다시 밴드를 하려고 마음먹기 전까지 그는 츠지다에게 빌붙어먹는 남자였다. 돈도 벌지 않고, 집안일도 하지 않고, 곡도 쓰지 않는 사람. 영화 초반, 세이치가 왜 그렇게 상처투성이의 사람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았고, 나왔다고 해도 나에게까지 와닿지 않았다.

츠지다가 세이치를 먹여살리기 위해 일을 하고 투잡으로 술집 종업원이라는 일을 선택하는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기오. 즐거움과 재미만 쫓던 사람. 그리고 지나간 일을 기억하지 않는 사람. = 마음에 안 듬.

세이치가 츠지다에게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녀는 울었다. 세이치가 평범하고 츠지다만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했지만, 츠지다는 그런 사람이 어디있냐며 울었다. 츠지다가 울 때 너무나 슬펐다.

세이치도 츠지다도 하기오도 모두 싫었다. 이 감독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했다. 그래도 츠지다가 울 때마다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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