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위저드 베이커리


2016. 11. 1. ~ 오픈런


대학로 울씨어터

 

창비에서 출간한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지 않았다.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 했다.


책,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지 않았지만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지 연극/뮤지컬/영화가 언제나 책과 같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배제하고라도 연극 위저드 베이커리는 공감이 되지 않았다.

- 극이 산만하고 집중이 안 되게 느껴진 것은 열외다.


재혼 가정의 청소년, 어머니의 죽음으로 상처받고 말이 없어진 주인공의 입장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소극장임에도) 객석과 무대는 공감대가 없었다.


중간중간 나온 멀티녀의 캐릭터로 "자신이 한 행동은 부메랑처럼 다시 되돌아오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대사에는 동의했지만, 최소한 남자친구에게 폭력과 스토킹을 당하는 여성이 경찰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부두인형으로라도 자신을 보호하고자 했을 때의 그 매몰참을 참을 수 없었다.

-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그 여성을 보호하지 않았고, 부두인형조차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여성은 결국 전남친의 방화로 전신화상을 입었다.

- 이거는 사실 스토킹를 단순한 이성문제 내지는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고질적인 여혐문제지만.


게다가 주인공의 아버지가 의붓딸(주인공에게는 의붓여동생)를 강간(성폭행)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거의 마지막 장면은 이게 청소년을 위한 문학이 맞는지도 의심스럽고, 연출이 개판이라 책 내용을 이렇게 바꾼 것인지 아니 무슨 어른의 상상력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짜증이 몰려왔다.

- 심지어 대사가 "아버지의 죄는 소아성애자"인데, 이거는 좀 바꾸자. "아버지의 죄는 미성년자 성폭력"이다.


기분좋게 연극보러 갔다가, 여혐연출에게 뒷통수를 쎄게 얻어맞은 느낌. 연극 위저드 베이커리는 정말 공감이 안 되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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