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버스 - "정상이란 건 없어!" 특수학교 버스, 미국을 횡단하다 푸르메 책꽂이 3
조너선 무니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숏버스. 특수교육대상자들이 타는 미국의 버스.

미국에서는 그런가보다. 특수교육대상자인 사람이 타는 버스가 따로 있나보다.

그런가보다. 한국은 그런것도 없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받는지,

정상이라는 개념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나 자신을 부정해야하는지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정상이라는 개념을 얼마나 강조하는지도.

 

사실... 그렇다. 정상이라는 개념은 관념일 수 밖에 없다.

한국이나 미국 뿐만이 아니라 현대사회 뿐만이 아니라 서양뿐만이 아니라 동양뿐만이 아니라

고대 로마에서부터 메소포타니아 문명에서부터,

아니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언제까지인지도 알 수 없이

정상이란 시민권을 가지고 Smart 하며, 육체적 정서적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돈이 많은 비장애 남성일 테니까.

 

거기다가 요즘은 과학과 의학도 발달해주셔서 누군가를 비정상으로 몰아가기에는 너무나 쉬워졌으니까.

조장된 사회적 우울증과, 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학습장애ADD는 최근에 생겨난 개념일 테니까.

 

물론 이런 것이 발견되었기에 무언가를 규정하기 쉽고 치료하기도 쉽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어떤 장애로 규정되었기에 낙인찍히고 배제당하고 차별당하고

그런 낙인과 배제, 차별이 용인된다면... 그건 없느니보다 못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낙인과 배제, 차별의 상징 숏버스가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삶은 어떨까?

 

책에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도 나온다. 그리고 학습장애나 과잉행동장애로 낙인찍힌 사람도 나오고.

그 어떤 장애로도 규정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암묵적인 배제를 당하는 사람도 니온다.

 

이 책을 지은 조너선 무니도 학습장애로 낙인 찍히고 상처받고 살아온 사람이고.

 

조너선 조차도... 자신과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을 처음 만날 때에는 불편해한다.

그리고 자신이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 한다.

 

근데 이게 바로 자신을 정상이라 생각하는 사람과 다른 점이다.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불편한 사람을 배제하려고만 할 뿐,

이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어디까지 용납하고 용인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 하지도 않으니까.

 

장애를 가졌다고 낙인 찍힌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남과 다르다고 인정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에게 찍힌 낙인 때문에 힘들어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차별과 배제에 상처받고

자의식이 무너져내려 결국 자살을 하거나 많이 힘들어해서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숏버스를 타면 박수를 짝짝 쳐요

치즈버스를 타면 박수를 짝짝 쳐요

네가 저능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그걸 드러내는 게 두렵지 않다면

네가 저능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그걸 드러내는 게 두렵지 않다면

- 숏버스, p20

 

정상? 그런게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도 나와 다른 사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장애인과 같이 살아가고, 레인보우팩토리 회원이고, 나는 나 자신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지 않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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