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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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HBO에서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인 베트남 전쟁 소설 동조자.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의 사이공 함락으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자라게 되었다. 베트남전 당시 이중간첩으로 살아간 베트남-미국인 혼혈인이 주인공인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받았고 동조자의 후속작품인 헌신자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출간되었다.

1인친 화자 시점, 마치 나래이션처럼 펼처지는 소설이라서 처음에는 읽기 버겁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묘사와 대화가 따옴표로 분리되지 않았기에 어떤 인물이 말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하였다. 아마 진술서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보니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 베트남인과 미국인의 혼혈로서 두 문화의 이단으로 취급되던 주인공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배척한 베트남식 이름 대신 성직자의 신분으로 여성을 임신시킨 후 자식을 인정하지 않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을 스스로 지었지만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고 두 곳의 문화 모두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인물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까? 베트남인이지만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던 본, 인민해방을 위해 공산주의를 선택했던 만이라는 두 친구 사이에서 본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만을 지키키 위한 주인공의 선택은 두 문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든다.

베트남전의 사이공 함락 이후 난민으로 살았던 저자의 경험 때문인지 필리핀 난민촌과 영화에서 난민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소설에 비교적 많이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기억이라 잔상만이 남아있을지라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면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기마련이다.

본과 화자의 탈출 이후의 삶을 그린 헌신자도 조만간 읽어야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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