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가는 곳 - 바닷속 우리의 동족 고래가 품은 지구의 비밀
리베카 긱스 지음, 배동근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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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래를 경외하면서 두려워하고 신비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돌고래는 고래보다 더 친근하고 귀여운 존재라고 인식하지만 정작 우리가 돌고래를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은 아쿠아리움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동물학대적인 돌고래 쇼이다. 한국에서 향유고래나 대왕고래를 볼 수 있는 공간은 없으며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흰고래인 벨루가를 볼 수 있다. 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를 가둬두는 것을 동물학대라고 생각한다. 아니 사실 그 어떤 동물이건간에 자유를 박탈하고 특정 공간 내에서만 살게 하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이다.

'고래가 가는 곳'을 많은 시간에 걸쳐서 읽었다. 다른 책을 읽어야만 할 때도 있었지만 마음이 불편하여 책에 집중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인간은 단순히 포경 그 하나만으로 고래를 괴롭힌 것이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전자파동으로 아직까지 바다에서 살고 있는 고래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인간으로 인한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인간의 행동으로 인하여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인간의 과거가 현재의 지구를 공격하고 있으며 인간의 현재가 지구의 미래를 멸망으로 이르게 할 것만 같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나 그런 비슷한 주장을 하는 입장은 비슷하다. 현재 인간 하나가 지구를 위한답시고 재활용품을 사용하고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이 당장 지구 환경을 깨끗하게 만든하고 보지 않는다는 관점은 옳다. 근데 그 노력이 인간 하나의 노력이 아닌 전인류에 해당하는 78억 7,496만 5,732명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지금당장 육식을 멈춘다면, 지구의 환경은 지금 당장 변화할 수 있다. 해양오염과 관련된 다큐 '씨스피라시'에도 나왔듯이 해양을 오염시키는 것은 일회용 빨대보다 상업적 어업활동으로 인한 산업폐기물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근데 해양동물에게 그리고 지구환경 입장에서 보면 개인이 사용하는 일회용 빨대나 상업적 어업으로 생상되는 산업폐기물이나 똑같은 쓰레기이다. '어치피 바다로 버려지는 일회용 빨대의 수가 산업/상업 폐기물보다 적으니 맘편히 써도 된다.'는 주장은 상당히 비논리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고래가 가는 곳' 후반에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빨대도 결국 플라스틱이다.

'고래가 가는 곳'에 인류는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고래가 인간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 전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동물을 소유하고 싶은 소유욕'인지 아니면 '동물이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한 행동을 하고 싶다.'는 것인지 잘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동물을 소유하고 싶은 소유욕'으로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스토킹 범죄'와 같은 맥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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