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 아가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앤 타일러 지음, 공경희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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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다시 쓰기로 재탄생한 식초 아가씨이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원작으로 하였는데 나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싫어한다. '좋아하지 않는 편'이 아닌 '싫어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되어야 하며 남성의 말대로 살아야 한다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는 아주 이상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는 대다수의 여성이 자기주체적인 삶을 사는 선택을 하였는데,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았다.

식초 아가씨의 경우 말괄량이 길들이기와는 다른 이야기로 재탄생되었지만 역시나 '싫은' 소설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아버지가 자신의 연구를 위하여 딸과 연구 조교를 결혼시키려는 계획도 마음에 안 들며, 그 상황에서 딸에게 어떤 상황 설명을 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매우 싫다.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아니라 연구일 뿐이었다.

첫째 딸과 결혼을 하는 러시아 남성의 경우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연구 때문에 결혼을 하는건지 그 이유를 모르겠으며, 캐서린(케이트)의 경우에는 자기 줏대가 없이 느껴졌다.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라면 차라리 케이트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상황으로 글을 쓰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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