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폴리틱스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장대익.황상익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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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행동학과 관련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다. 다만, 이번에 읽은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만이 특정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거나 '다른 동물과 다른 특정한 이유 때문에 인간이라는 동물은 다른 동물에 보다 위대하다.'라는 관점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가 늑대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개'가 아니듯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특징이 있어 '인간'이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와 늑대가 엄연히 다르고 개는 인간친화적인 요소가 많아서 '개'라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호주에 사는 '딩고'는 '개'로 분류되지만 인간친화적이지 않으며, 인간에게 키워지다 버려지거나 들개로서 적응한 '개'의 경우 '인간친화적'이지 않다. '개'는 그저 학명상 '개'로 분류가 될 뿐이다.

침팬지 폴리틱스는 어쩌면 나의 생각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이 책의 원저자 프란스 더 발은 사람(정치인)을 희화하기 위하여 침팬지를 이용하는 것에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그가 관찰한 침팬지의 정치적 행동이 인간의 본성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의견을 가졌다. 그러기에 정치인과 침팬지를 비유하며 디자인한 그림을 좋아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 혹은 인간우월주의자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동물'을 구별하기 위한 다른 특징을 찾고 그것을 정의하기를 좋아했다. 그 특징은 시대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두 다리로 걷는다'에서 단순한 사실에서 시작하여 '도구를 사용하는 재능'이나 '사회집단을 이룬다.',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는 좀 더 명확하고 설명하기 복잡한 문장으로 표현되었다. 과학이 발전되고 동물행동학으로 나온 사실이 증명될 때마다 이런 명제는 언제나 틀렸다. 인간과 가장 비슷한 DNA를 가진 유인원 뿐만 아니라 너구리 같은 개과 동물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미나 벌 같은 곤충도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그나마 최근까지 유지된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정의는 '정치'라는 단어였는데 이 단어 역시 침팬지 폴리틱스로 인하여 무너져내렸다.

침팬지 폴리틱스는 아른험 동물원의 침팬지사에서 생활하는 침팬지 무리의 생활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것이다. 그 때 당시 살고있던 침팬지는 23마리지만 주로 등장하는 침팬지는 정치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수컷 3마리(이에룬, 라윗, 니키)와 나름 실세이며 다른 암컷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3마리의 암컷(마마, 호릴라, 파위스트)였다. 수컷 3마리 중 어떤 수컷이 집권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연합에 따라 작은 침팬지 사회는 매우 급변했고 때로는 누군가 큰 상처를 입을 때도 있었다. 인간이 자세하게 관찰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만큼 교묘하게 연합이 될 때도 있었다. 동물원을 방문하여 침팬지사를 보는 관람객은 이 무리의 두목이 누군지 궁금해했지만 프란스 드 발은 언제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배경을 설명해주었다.

니키는 서열이 가장 높습니다만 그는 완전히 이에룬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1대 1로 싸운다면 라윗이 가장 강합니다. 하지만 다른 놈을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 따져보면 두목은 마마입니다.

침팬지 폴리틱스, 저자 프란스 드 발, 바다출판사, 2018년 개정판, p273

이는 실제적인 서열과 사회관계내에서 누가 제일 존경받고 있는가는 다르며 니키와 이에룬이 정치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정치라는 학문을 좋아하지 않기에 다른 동물행동학 책에 비하여 이 책이 지루하였으며, 있는 그래로의 자연이 아닌 제한된 환경에서의 관찰이 반동물권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연구로 인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우월감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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