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소식, 지은이와 관련된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보호사와 작업반들이 한 팀이 돼서 저지른 짓이었다. 희생자는 지은이 한 사람이 아니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 여자애들이 돌아가며 당했다. 이는 내부 밀고자의 진술이었다. 일을 벌인 작업반들 중 하나가 먼죄부를 약속받고 모조리 불었다고 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긴 했지만 병원 측의 조처는 신통할 게 없었다. 지은이는 모처에서 낙태수술을 받고 인근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일의 중심에 있던 보호사는 시말서를 썼고 작업반이 여자로 교체된 게 전부였다. 렉터 박사는 소문 차단에만 열정을 쏟았다. - P281

"지금 어느 정도나 볼 수 있는데?"
"반경 20도쯤 될까 말까 해."
기억을 더듬어봤다. 직경 20도 이하가 되면 법정 실명상태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실명까지 직경 10도가 남았다는 얘기였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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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리꼬프는 여느때와 조금도 다름없이 진지하고 당당하게 행동했으며, 벌을 받고 난 후에 감옥에 돌아와서는 한번도 그곳을 떠나 본 적이 없다는 듯이 돌아다녔다. 그러나 죄수들은 그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았다. 꿀리꼬프는 어디에서나 항상 처신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죄수들은 이제 그를 존경하지 않게 되었고, 어째서인지 친구처럼 허물없이 그를 대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탈옥이 실패로 끝난 다음 꿀리꼬프의 명성은 심하게 실추되었던 것이다. 성공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게도 많은 것을 의미했다……. - P247

그리고 이 벽 속에 얼마나 많은 젊음이 헛되이 매장되었으며, 여기서 얼마나 위대한 힘들이 덧없이 파멸해 버렸는가! 이제는 모든 것을 말해야만 한다. 실로 이 사람들은 비범한 인물들이었다. 어쩌면 이곳에 세상에서 가장 힘 있고 가장 유능한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력한 힘들이 덧없이 파멸해 갔다. 그것도 변칙적이고 불법적이며 되돌릴 수 없이 파멸해 갔다. 하지만 누구의 죄란 말인가?
정말로 누구의 죄인가?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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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이 있는 것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예전에는 중국어 배우는 사람들이 드물었어요. 그런데 이후 중국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런 희소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각광받았죠. 지금도 중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부족하다고 합니다. 중국 다음으로 뜨는 나라가 베트남이잖아요? 베트남이 뜨는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정치와 치안이 모두 안정된 드문 나라고, 교육 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인구가 9000만 명이 넘어요. 베트남어를 배워 두면 나중에 쓸모가 있을 겁니다. 그다음 순서는 말레이시아일 가능성이 있는데요, 말레이어와 인도네시아어는 서로 비슷해서 한꺼번에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말레이시아 인구와 인도네시아 인구를 더하면 2억 5000만 명이 넘어요. 얼마 전에 제가 봉사 활동으로 상담을 한 적 있는 고3 학생이 대학에 합격했는데, 이란어 전공을 택했다는 거예요. 제가 그 학생보고 참 잘했다고 했습니다. 희소성 있는 능력에 도전해 보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이란이 얼마나 잠재력을 가진 나라인지 상상도 안 해 보는데, 이 학생은 기꺼이 스스로 희소성을 만들어 가고 있잖아요? - P129

성 평등은 ‘제도’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화’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에서 정규직을 채용할 때 비슷한 조건의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하는 것은 온갖 제도와 규칙으로 대응한다 해도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예요.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문화적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지요.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해 낸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단지 제도만 바꿔서 된 게 아니라 ‘성별이나 출산 여부와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일종의 문화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병행되었습니다. 그밖에도 여러분 세대에서 바꿔야 할 문화적 관행이 한둘이 아니에요. 결혼할 때 남녀의 비용 부담 비율이 남자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 것, 명절에 부부의 동선·역할 부담이 여자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 것 등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이런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청년 계급의 연대 의식을 높여 줄 거예요.
연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연대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자정 작용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베’ 등의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저항을 위한 혐오’는 용인될 수 있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지요. 예를 들어 남성에 대한 혐오 표현은 많은 사람을 연대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아들을 둔 여성들은 종종 남편은 미워할지언정 자식은 사랑하거든요. 그런데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한남’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에게 연대 의식을 느끼긴 어렵지 않겠어요? 그뿐만 아니라 마초와 ‘초식남’ 사이에 교묘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서 성 평등 의식의 확산을 가로막기도 해요. 혐오 표현은 도덕적인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연대 의식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겁니다. - P189

대학을 향한 담대한 제안

저는 대학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과 학생 선발권을 맞바꾸는 대타협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공동 입학제에 참여하는 모든 대학에 교수 1인당 1억씩 추가 재정 지원을 한다면(물론 교수 개인이 아니라 대학에 주는 겁니다.) 서울대는 1년에 2,000억 원 이상, 연세대나 고려대는 1,500억 원, 성균관대는 1,000억 원씩을 받게 됩니다. 그 대신 학생 선발권을 국가에 맡겨 달라는 거죠. 대학은 받은 돈을 시설비나 인건비에 투여해서 학부 교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책임을 지고, 남는 돈은 전액 대학원 연구비에 쓰는 겁니다. 그러면 세계 대학 순위가 높아집니다. 세계의 주요한 대학 평가 순위는 대체로 학부 교육 수준 순위가 아니라 대학원의 연구 성과 순위거든요. 그래서 연구비 투자가 늘면 세계 대학 순위가 높아집니다. 특히 그 중 일정 비율을 ‘장기 연구’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면 20년 뒤에 노벨상이 나올 겁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어떻게 대학에 입학하느냐고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한 가지 예로 전공을 정한 뒤 1지망 A대학, 2지망 B대학, 3지망 C대학…… 등으로 지원하여 일정 비율씩 추첨 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서울로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지방대 지원자에게 인센티브를 줘야겠지요. 이런 식으로 고등학교 졸업자의 3분의 1 정도를 수용하는 전국적인 4년제 대학 공동 입학 시스템을 만드는 데 매년 4~5조 원 정도 들어갑니다. 정부 예산의 1% 수준이니까 해 볼 만하죠. 이러면 사교육비가 정말 절반으로 줄어들 겁니다.
그래도 대입 경쟁이 없어지진 않아요. 인기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없어진다 해도 인기 ‘전공’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꽤 있을 겁니다. 따라서 선발 제도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예요. 우리나라는 복합적인 전형 요소를 정성 평가하는 미국의 입학 사정관제(이른바 학생부 종합 전형)를 도입했다가 탈이 났습니다. 그런데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입시 성적과 내신 성적이라는 두 축의 정량 평가를 이용하여 매우 단순한 대입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요. 영국·프랑스는 입시 성적만 반영하고, 독일·오스트레일리아는 입시 성적과 내신 성적을 합산 반영하고, 캐나다는 내신 성적만 반영하고, 스웨덴은 내신 성적과 입시 성적 중에 택일하여 반영(학생 개인이 선택)합니다. 교육 선진국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내신 성적과 입시 성적의 반영 비율을 대학 전공별로 결정해요. 왜 다들 입시 성적과 내신 성적만 가지고 선발할까요? 입시와 내신은 기회가 균등하거든요. 교육에 있어 가장 핵십적인 공공성은 ‘기회 균등’이잖아요.
따라서 섣불리 비교과와 정성 평가 유혹에 빠지지 말고, 입시와 내신으로 돌아가는 게 필요해요. 다만 현재의 입시와 내신은 모두 개혁해야 하는데, 내신 개혁의 핵심은 교사의 수업·평가에 대한 각종 규제를 혁파해서 다양성과 창의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입시 개혁의 핵심은 문항을 논술형으로 바꿔서 창의적 교육과 어긋나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새 입시를 마련하는 데에는 교육 당국과 교사, 대학 등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공동 입학·학위제를 통해 경쟁 압력을 낮추면 변별력 압력이나 사교육 우려도 줄어들기 때문에, 입시를 논술형으로 바꾸고 내신에 창의성·다양성을 불어넣는 게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겁니다.

제가 매우 황당한 제안을 한다고 느껴질 겁니다. 저도 이런 개혁안이 한국 사회에서 낯설게 느껴질 거라는 걸 잘 알아요. 오죽하면 제가 양보 ‘혁명’이라고 이름 붙였겠어요? 여러분은 이런 사회적 타협이 불가능할 이유를 수백 가지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단기 파국과 장기 파국)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게 될수록, 적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될 겁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질문에 대답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 제안에 반대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신의 대안을 내놓으십시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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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도의 도입
국가를 얻기 위해서 겪는 시련은 부분적으로 그들이 국가를 세우고,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도입해야만 하는 새로운 제도와 통치양식에서 비롯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온적인 지지만 받는 이유는 잠재적 수혜자들이 한편으로 과거에 법을 일방적으로 전횡하던 적들을 두려워하고,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 따라서 개혁적인 군주와 미온적인 지지자들은 큰 위험에 처하기 마련입니다. - P46

체사레의 유일한 대실수 : 피해를 준 적이 있는 자들을 신뢰하지 말라
만약 공작의 실수를 비판할 수 있다면, 오직 교황 율리우스의 선출에 관한 일인데, 그는 정말로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그가 비록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교황으로 옹립할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반대하는 인물이 선출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결코 자신이 피해를 준 적이 있거나, 일단 교황이 되면 자신을 두려워할만한 추기경이 선출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자신이 두려워하거나 미워하는 자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추기경들 중에서 그가 과거에 피해를 입힌 적이 있는 인물은 산 피에로 아드 빈쿨라, 콜론나, 산 조르조 그리고 아스카니오였습니다. 그밖의 다른 추기경들도 교황이 되면 그를 두려워했을 인물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루앙의 추기경과 스페인 출신의 추기경만이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루앙의 추기경이라면 프랑스 왕국의 지지를 등에 업어 힘이 강했기 때문이며, 스페인 출신이라면 그와 같은 나라 사람이며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공작은 무엇보다도 스페인 출신 추기경을 교황으로 만들어야 했으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산 피에로 아드 빈쿨라가 아니라 루앙의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은혜를 베풂으로써 과거에 입은 피해를 잊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기 기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작은 이 선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셈이었으며, 이로 인해서 파멸을 자초했습니다. - P61

단번에, 시혜행위는 천천히
저는 이러한 차이가 잔인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는가 또는 잘못 이루어졌는가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은 (나쁜 일에도 ‘잘[bene, well]‘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거에 모두 저질러진 것을 말하며, 연후에는 지속되지 않고 자신의 신민들에게 가능한 한 유익한 조치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잔인한 조치들이 잘못(male, badly) 이루어졌다는 것은 처음에는 빈도가 낮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기보다는 증가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 방법을 따르는 군주들은, 아가토클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신과 인간 앞에서 자신의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몇몇 수단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을 따르는 군주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저지를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는 절제를 통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시혜를 베풀어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소심하거나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손에 항상 칼을 쥐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결코 신민들을 믿고 의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로 인해서 신민들이 결코 그에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행위는 모두 일거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일으킵니다. 반면에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 P69

군주가 귀족을 다루는 법
이 문제를 좀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귀족들에 관해 주로 두 가지 점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귀족들은 당신의 운명(성공/역자)에 자신들의 운명(성공/역자)을 결부시켜 처신하거나 아니면 그와 반대로 행동합니다. 전자의 부류로서 탐욕스럽지 않은 자는 우대하고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당신에게 확실한 충성을 표하지 않는 귀족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처신에 깔린 두 가지의 상이한 이유를 구별해야 합니다. 만약 그들이 소심하거나 타고난 기백이 없어서 그렇게 행동한다면, 당신은 그들을, 특히 훌륭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자들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번영의 시대에는 당신을 명예롭게 하고, 역경의 시기에도 그리 두려워할 만한 존재가 못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귀족들이 교활하게 야심을 품고 당신에게 충성을 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당신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는 징표입니다. 따라서 군주는 이런 귀족들을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하며, 마치 공공연한 적인 것처럼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들은 군주가 역경에 처하면 언제라도 군주를 파멸시키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P73

모든 군주는 인민의 지지가 필요하다
한편 인민들의 호의로 군주가 된 사람은 그들의 환심을 계속해서 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민들이란 단지 억압당하지 않는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민들의 의사에 반해서 그리고 귀족들의 호의에 의해서 군주가 되었을 때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인민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당신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박해를 예상했던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받게 되면 시혜자에게 더욱 애정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인민들은 자신의 호의로 권력을 잡은 군주보다 이러한 군주에게 곧장 더 끌릴 것입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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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의 경우 사제에게 결혼을 허용하는 것은 성 바울로 이래 부부 또는 애정생활에 대한 경건한 독신생활의 우위를 명시해온 윤리와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되었다. 물론 결혼은 성사가 될 수 있었지만, 남녀 커플의 상징적인 인정은 더 진전될 수 없었다. 사제가 순결의 의무를 위반해도 괜찮을 수는 없었다. 부부생활과 성직자 생활 사이의 분명한 위계를 유지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성직자와 평신도가 동등해질 우려가 있었다. 달리 말하면 제도 자체가 다시 문제될 수 있었다. - P163

16세기에 사랑의 시는 거의 대부분 아내가 아니고 아내가 되리라고 여겨지지도 않는 여자를 예찬했다. 아내에게 부치는 연시의 이 몇몇 경우는 꽤 새로운 현상이었는데, 이 현상은 르네상스 시대의 아주 중대한 이중의 변화를 나타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남녀의 사랑과 양립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남녀의 사랑과 결혼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리게 되었다. - P169

이 의학 ‘지식‘은 때때로 중세의 사랑 개론서에서 다시 발견되는데, 특히 앙드레 르샤플랭은 사랑의 단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의학 지식을 활용한다.
연인들을 분명하게 단죄하는 데에는 또 다른 논거가 있다. 즉, 사랑과 베누스에게 바쳐진 희생은 사람의 몸을 쇠약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남자는 전쟁 활동에서 활력을 잃는다. 사랑은 아주 논리적인 세 가지 이유로 남자의 기력을 빼놓는다. 우선 의사들이 가르쳐주듯이 성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많이 감퇴시킨다. 다음으로 사랑 때문에 덜 먹고 덜 마시게 되며 따라서 육체의 저항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끝으로 사랑은 또한 잠을 앗아가고 당연히 모든 휴식을 박탈한다. 그리고 수면 부족은 소화불량과 엄청난 체력 감소를 초래한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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