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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동 회 날

 

                                              오 성 호

 

삶이란 게

가을 운동회날처럼

늘 마음 설레게 하는 것이었으면,

끝날 무렵이면 누구나

공책 한 권쯤은 챙길 수 있고

누구나 가족들 앞에

햇살처럼 뻐기고 설 수 있는 그런 날.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긴장하고 서 있다가

총소리와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고,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날.

어쩌다 재수 없이 넘어져서

꼴찌를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위로 받을 수 있는 달리기 시합처럼,

우리의 삶도 그럴 수 있다면,

진 자도 이긴 자도

떳떳하게 푸른 가을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그런 날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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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란 거짓말이다.

도덕에도 주눅들지 않고 고개 숙이지 않는 사랑.

비난의 돌이 날아와도 피는 흘리되 아파하지 않는 사랑.

그러나 결국 사랑으로 그 모든 것을 설득해내고야 마는 그런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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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속고 싶다.

허황된 무지개.

오늘보다는 내일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안고 하루하루 잠자리에 들기.

행여나 다른 날일까 조심조심 눈 떠 보기.

우리의 삶에 대해 우리는 모두 한바탕 멋드러지게 속아넘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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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랑

 

                 안 도 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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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허영자

 

이 맑은 가을 햇살 속에선

누구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나이 먹고 철이 들 수 밖에는.

 

젊은 날

떫고 비리던 내 피도

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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