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라서 오랫만에 늦잠을 잤다.
깨어보니 11시 35분 (허걱!!!!)
근데 집에 아무도 없고 덩그마니 나 혼자 있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혼자 멍하니 생각하다가 그냥 TV를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엄마와 동생이 함께 들어왔다.
그래서 같이 점심으로 비빔밥을 해 먹었다.
텃밭에 있는 부추 베어다가 썰고, 냉장고에 있는 콩나물과 부추무침, 고추장 팍팍 넣고
커다란 냉면그릇에 가득 비벼서 셋이 다 먹었다..
그리고 동생이 하는 말
"언니, 날씨가 너무 좋아. 우리 이따가 어디 나가자."
"어딜 나가는데?"
결국 3시 넘어서 쇼핑을 가기로 했다.
엄마는 옷 사기 귀찮다고 안 가신다고 하시구선 젤 신났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엄마,아빠 꽃 남방과 엄마 카고팬츠를 사고
동생 셔츠와 내 남방, 블라우스,니트를 샀다.
머리끈 몇 개와 립글로즈 등 자잘한 물건들도 샀다.
집에 오니 아빠도 벌초하시고 와 계셨다.
의례적인 행사처럼 서로들 옷 입어보고 패션쇼 하고, 품평회를 했다.
사이즈가 잘 맞고, 색깔도 좋고, 잘 어울린다며 서로를 칭찬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렇게 자잘한 일상의 기쁨을 언제 누려봤던가?
굉장히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졌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을 함께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저 자식들에게 주는 것에만 익숙하신 부모님께 시간을 나누어 드리는 것이다.